새로운 남성 피임제 젤이 기존 실험적인 호르몬 기반 남성 피임 방법보다 더 빠르게 정자 생산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내분비학회(Endocrine Society/ENDO) 연례회의에서 2일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두 가지 호르몬을 결합한 남성 피임제 젤로, 세게스테론 아세테이트라는 프로게스틴 성분 함유 네스토론(Nestorone)과 테스토스테론 포함한다. 현재 진행 중인 다기관 2b상 임상 시험의 결과에 따르면, 이 젤은 기존 다른 실험적인 호르몬 기반 남성 피임법보다 정자 생산 억제 효과가 더 빠르게 나타났다.
국립 보건원의 피임 개발 프로그램 책임자인 다이애나 블리트(Diana Blithe) 박사는 “안전하고, 고효율이며 신뢰할 수 있는 남성 피임 방법의 개발은 아직 충족되지 않은 요구입니다.”라며, “일부 호르몬제가 남성 피임에 효과적일 수 있지만, 정자 생산 억제가 느리게 시작되는 것은 한계점입니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미국 베데스다에 있는 국립 보건원의 유니세프 케네디 슈라이버 국립 아동 건강 및 인간 개발 연구소(NIH Eunice Kennedy Shriver National Institute of Child Health and Human Development)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진행됐다. 총 222명의 남성이 최소 3주간 매일 피임 젤을 사용했으며, 이 젤에는 8mg의 세게스테론 아세테이트와 74mg의 테스토스테론이 포함돼 있다.
연구 초기에는 정자 수 측정을 통해 정자 생산 억제 여부를 확인했으며, 피임에 효과적이라고 간주되는 정자 수치는 1밀리리터의 정액당 100만 개 이하였다. 연구진은 참가자 중 86%가 15주 차에 이 정자 수치를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이 남성들 중에서는 평균 8주 이내에 정자 생산이 억제됐다.
블리트 박사는 “더 빠른 정자 억제 시간은 잠재 사용자들에게 이 약물의 매력과 수용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라며, “테스토스테론 단독 치료는 평균 15주가 소요되지만, 세게스테론 아세테이트를 추가하면 억제 시간이 빨라지고 필요한 테스토스테론 용량도 줄어듭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국제 2b상 시험은 세게스테론-테스토스테론 젤의 정자 억제 단계를 완료했으며, 현재 피임 효과, 안전성, 수용성 및 치료 중단 후 가역성을 계속해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