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미국 릴리의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 ‘트루리시티일회용펜’(TRULICITY 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 dulaglutide) 주사제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승인신청을 접수했다. 트루리시티는 요즘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로 선풍적 인기를 몰고 있는 GLP-1 계열의 원조로, 이번 관련 바이오시밀러 승인 신청은 세계 최초의 트루리시티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 사례다.
중국 산둥성 옌타이 보안바이오텍(Boan Biotech, 博安生物)은 28일 NMPA이 제2형 당뇨병 성인 혈당 조절 약물인 둘라글루타이드 주사제에 대한 허가 신청(BLA)을 공식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올해 4월에 NMPA에 허가신청서을 제출했으며 이번에 공식 접수됐다.
둘라글루타이드는 일주일에 한 번 투여되는 지속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다. 지난해 트루리시티의 전 세계 매출은 약 71억3000만달러였다.
중국에서는 다수의 기업들이 GLP-1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분석기업인 클래리베이트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 ‘위고비프리필드펜’(Wegovy, 비만약), ‘오젬픽프리필드펜’(Ozempic), ‘리벨서스정’(이상 당뇨병약)에 대한 바이오시밀러에만 허가 단계 1건, 임상 3상 6개, 임상 2상 4개, 임상 1상 11개가 개발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항저우 소재 화둥메디슨(Huadong Medicine)이 개발한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펜주’(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의 바이오시밀러(1일 1회 주사)가 세계 최초로 승인된 바 있다.
또 올해 4월 3일 중국 Hangzhou Jiuyuan Gene Engineering사는 오젬픽 바이오시밀러 허가신청을 제출했으며 허가 시 세계 최초로 허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제약회사들도 당뇨 및 비만치료제 복제약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인도 바이오콘은 올해 3월 리라글루타이드 주사제의 첫 번째 제네릭을 영국에서 허가받았다. 당뇨병 및 체중 감량에 대한 GLP-1의 영국 시장은 4억2500만 달러다.
한독은 지난 23일 바이오콘으로부터 삭센다 성분 비만치료제를 국내에 독점 수입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해 당일 주가가 1만3000원대에서 1만7000원대로 급등했다.
바이오콘은 미국과 유럽 규제 당국에도 리라글루타이드에 대한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리라글루타이드는 올해 11월 특허가 종료된다. 삭센다는 GLP-1 유사체(작용제) 범주에서 체중감소라는 효과를 부각시킨 최초의 획기적인 약물이며, 특허 보호를 상실한 최초의 약물이기도 하다.
바이오콘은 또 다른 15개의 펩타이드 제형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 중 한두 가지 약물이 올해 추가로 허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더해 인도에서는 선파마(Sun Pharmaceutical), 닥터레디스(Dr. Reddy's), 씨플라(Cipla) 등 세계 최대 제네릭의약품 공급업체들이 당뇨병 및 비만치료제 복제약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스위스 산도스(Sandoz)와 이스라엘 테바(Teva Pharmaceutical) 등 다른 나라 제약사들도 올해 리라글루타이드 제네릭 버전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이 두 회사는 이미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빅토자펜주’(Victoza, 리라글루타이드) 제네릭 버전 출시와 관련해 노보노디스크와 특허 분쟁을 해결했다.
이들 국가와 제약사들이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 제네릭에 나서는 이유는 당뇨 및 비만치료제는 노보노디스크나 릴리와 같은 혁신적인 제약회사들에게 기록적인 수익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당뇨병연맹(IDF)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적으로 성인 5억3700만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2045년 7억8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당뇨병 환자는 2021년 1억4100만 명으로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많고 2045년 1억7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IQVIA는 2020년 32억달러에 불과하던 비만치료제 시장이 2023년 240억달러로 급증했고, 2028년 1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오젬픽과 위고비에 대한 세마글루타이드 특허가 2026년부터 국가별로 만료되기 시작하면 중국 및 인도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의 복제약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