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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비, 희귀 유전질환 'APS-1'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 제시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5-31 10:22:27
  • 수정 2024-05-31 10: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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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페론-감마(IFN-γ) 수치 조절로 증상 완화

노바티스의 JAK억제제 자카비(미국상품명 Jakafi, 성분명: 룩소리티닙)가 희귀 유전질환인 자가면역 다발성 내분비 증후군 1형(APS-1)의 치료제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의 주도로 진행되었으며, APS-1 환자의 혈액과 조직에서 발견된 높은 수준의 인터페론-감마(IFN-γ)에 주목, 연구가 진행됐다.


APS-1은 여러 내분비선이 동시에 공격받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심각한 장기 손상과 기능 장애를 초래하며 치명률이 30%를 넘는다. 이 질환의 주요 증상으로는 만성 칸디다증, 부신피질기능저하증, 부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있다. APS-1의 원인은 AIRE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밝혀졌으며, 이로 인해 면역체계가 자가 조직을 공격하면서 발생한다.


APS-1는 문헌에서는 다선선 결핍증후군 1형,  카디다증 외배엽 이영양증(APECED) 등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이다.


이번 연구의 주요 목표는 APS-1의 병리 기전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는 것으로 연구진은 APS-1 환자의 혈액 샘플에서 IFN-γ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IFN-γ의 작용을 억제할 수 있는 약물로 자카피를 선택했다. 자카피는 원래 골수섬유증 및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에 사용되는 JAK 억제제로,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다.


연구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APS-1 환자 110명의 혈액과 조직 샘플을 분석하여, 대부분의 환자에서 높은 수준의 IFN-γ가 검출됐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APS-1과 동일한 AIRE 유전자 결핍을 가진 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쥐 모델에서 IFN-γ가 높은 수준으로 발현되었으며, 이는 직접적으로 여러 조직의 손상을 유발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에서는 자카피를 APS-1 환자 5명에게 투여한 임상 시험이 진행됐다.


임상 시험 결과, 자카피를 투여한 모든 환자에서 증상이 현저히 개선되었으며, IFN-γ 수치가 정상화되었다. 특히, 만성 칸디다증 증상이 완화되고, 부신피질기능저하증 및 부갑상선기능저하증과 관련된 호르몬 수치도 안정화됐다. 한 환자는 "자카피를 복용한 후 일상 생활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연구는 APS-1 치료에 자카피가 유망한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더 큰 규모의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자카피가 APS-1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에 게재되었으며, 논문 제목은 "Interferon-γ Inhibition for the Treatment of Autoimmune Polyendocrinopathy Syndrome Type 1"( DOI: 10.1056/NEJMoa2312665)이다. 연구진은 APS-1을 포함한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을 위한 추가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자카피의 새로운 용도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번 연구는 희귀 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하며, 자가면역 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이번 연구가 자가면역 질환 치료에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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