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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NMOSD)에 AZ ‘솔리리스’ 급여 적용 … 재발 위험 낮춘다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5-09 14:21:04
  • 수정 2024-05-13 22: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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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주 무재발률 94.4% … 김호진 국립암센터 교수 “효용 가치 높이려면 급여 문턱 낮춰야”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C5 보체 억제제 ‘솔리리스주’(Soliris, 성분명 에쿨리주맙 Eculizumab)가 지난 4월  1일부터 ‘항아쿠아포린-4(aquaporin-4. AQP-4) 항체 양성인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NMOSD)의 치료’ 적응증으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솔리리스는 3년 이내 재발 위험이 90%에 이르는 NMOSD에서 3년 무재발률 96.4%를 기록, 환자들이 재발 공포로부터 벗어나 안심하고 지내는 데 크게 일조할 전망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7일, 솔리리스의 NMOSD 급여 적용을 기념한 기자간담회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하고 이 약의 각별한 유효성을 소개했다.


NMOSD는 중추신경계에 염증이 발생해 근력 약화, 배뇨장애, 실명, 운동장애, 하반신마비 등 다양한 범주에서 중증 증상을 유발하는 희귀자가면역질환이다. 심각한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재발(attack)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절반 이상의 환자가 1년 이내에, 거의 대부분(90% 이상)의 환자가 3년 이내에 한 차례 이상 재발을 경험한다.


NMOSD 환자 10명 중 7명(약 73%)은 항아쿠아포린-4(항AQP-4) 항체 양성으로, AQP-4에 대한 항체가 생길 경우 보체를 활성화시켜 시신경 및 척수 쪽 괴사를 유발할 수 있다. 여성 환자의 발생률이 남성 환자 대비 최대 9배 높으며, 30대 후반 이후에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발이 반복될수록 실명이나 하반신 마비 등 영구적인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는 단 한 번의 재발로도 실명이나 하반신 마비에 이를 수 있어 재발을 막는 것이 NMOSD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다.


그러나 2019년 6월 27일, 솔리리스가 미국에서 NMOSD 적응증을 획득하기 전까지는 NMOSD를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효능을 입증한 약제가 없어 환자의 고통과 의사들의 고충이 심각했다.


부작용 부담과 유효성 부족에도 불구하고 기존 치료제들을 써야 했다. 스테로이드의 경우 골밀도저하, 얼굴부종(반달형 얼굴)의 부작용을 수반한다. 면역억제제인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mycophenolate mofetil, MMF)나 아자치오프린(azathioprine)은 과량을 써야 하기 때문에 감염질환에 취약해지거나 백혈구감소증 같은 부작용에 노출되기 쉬웠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NMOSD 임상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호진 국립암센터 신경과 교수는 “NMOSD에서 리툭시맙의 유효성은 66~75%, MMF는 50~66%, 아자치오프린은 33~50%라로 가늠할 수 있다”며 “안전성은 리툭시맙과 MMF가 비슷하기 때문에 당연히 리툭시맙이 선호되고, 아자치오프린의 경우 2차 종양 발생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리툭시맙(제품명 맙테라)이나 토실리주맙(제품명 악템라) 등은 오프라벨(적응증 초과)로서 그나마 효과적으로 재발을 억제해왔다.


지난해 국내 연구진은 리툭시맙을 NMOSD 진단 직후부터 사용할 경우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투약한 이후에 사용하는 경우보다 재발 억제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재발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리툭시맙은 상대적으로 안전성도 높아 적절한 약제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전히 리툭시맙이나 토실리주맙 역시 재발 억제제에는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새로운 옵션이 필요했다. 예컨대 리툭시맙은 B형간염이 있으면 쓸 수 없다. 또 재발억제 대상 환자가 최대  75% 수준에 그쳐 나머지 25%는 커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토실리주맙은 리툭시맙에 비해 축적된 임상 결과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솔리리스는 최근 1년 이내에 2회 이상 또는 최근 1년 이내에 1차례 포함 2년 이내에 3차례 이상 재발을 경험한 NMOS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PREVENT 임상에서 2년간 97.9%에 이르는 무재발률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2년차와 3년차에도 96.4%의 무재발률을 유지, 장기간의 재발 억제 효과를 입증하하며 보체 억제제로는 세계 최초로 NMOSD에 대한 적응증을 획득했다. 


김 교수는 “결혼 직전에 NMOSD 증상이 나타났으나 스테로이드와 아자치오프린으로 치료하다가 증상이 악화돼 파경에 이른 30대 여성 환자도 있었다”며 “일찍이 솔리리스와 같은 획기적인 치료제를 사용했더라면 조기에 증상이 개선되고 재발이 나타나지 않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이번 급여 적용은 무척 반가운 소식이지만 급여기준은 조금 더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시간 낭비와 NMOSD 재발로 인한 비가역적 중증 질환의 영구화(평생 장애)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솔리리스는 항AQP-4 항체 양성인 만 18세 이상 NMOSD 환자 중 솔리리스 투여 시점에 확장장애상태척도(Extended Disability Status Scale, EDSS) 점수가 7점 이하이면서 최근 1년 이내 최소 2회의 증상 재발 또는 최근 2년 이내 최소 3회(최근 1년 이내 1회 포함)의 재발이 발생한 환자로, 리툭시맙(로슈의 ‘맙테라주’) 또는 사트랄리주맙(로슈의 ‘엔스프링프리필드시린지주’) 급여기준에 적합해 3개월 이상 해당 약제를 투여했음에도 재발이 발생하거나 부작용으로 투여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에만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NMOSD에서 리툭시맙은 부작용의 위험이 높고 치료 효과는 제한적인 아자티오프린이나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 등을 투약한 경우에만 급여를 인정하고 있어, 솔리리스로 급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아자치오프린이나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은 물론 리툭시맙이나 사트랄리주맙 치료에서도 재발을 경험해야 하는 길고도 험난한 치료여정을 거쳐야만 한다.


단 한 번의 재발로도 치명적인 상황에 놓일 수 있는 NMOSD의 특성을 고려할 때 환자들을 재발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재발을 경험한 이후에야 급여를 인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게 김 교수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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