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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D ‘투키사’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제로 국내 승인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12-17 22:23:37
  • 수정 2023-12-24 17: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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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시젠이 개발, 아시아 판권은 MSD가 확보 … 허셉틴·젤로다 병용투여 시 사망위험 34% 낮춰

한국MSD의 유방암 치료 신약인 투키사정’(Tukysa 성분명 투카티닙 tucatinib) 2개 용량(50mg, 150mg)이 지난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이 약은 최소 2회 이상의 항 HER2 요법으로 치료한 이후에 재발한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2, HER2) 양성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에 로슈의 ‘허셉틴주’(Herceptin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Trastzumab) 및 화학항암요법제인 로슈의 ‘젤로다정’(Xeloda 성분명 카페시타빈 capecitabine)과의 병용요법으로 쓸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투키사는 암 세포에서 과발현하는 HER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티로신키나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다. HER2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해 종양세포의 생존, 증식, 전이를 억제하고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을 지녔다.


전체 유방암의 20~25%를 차지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유전자의 과발현으로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HER2 단백질이 지나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다른 유방암에 비해 공격적이다. 암세포가 전이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는 대부분 사망한다. 암세포가 전이될 경우 최대 50%가 뇌로 들어간다.


투키사는 2020년 4월 17일, 이번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6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3상 ‘Her2Climb’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임상시험은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410명)엔 표준치료제인 허셉틴, 젤로다에 투키사를 병용 투여하고 다른 그룹(202명)엔 허셉틴, 젤로다, 위약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2년 이상 생존율이 투키사 그룹은 45%, 대조군은 27%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환자 중 약 절반이 치료가 어려운 뇌 전이를 겪었는데, 암세포가 뇌로 전이된 환자 중 투키사 병용군은 25%가 1년 후까지 생존했으나 대조군에서는 생존자가 한 명도 없었다. FDA는 투키사 병용요법이 환자의 사망위험을 83%에서 55%로 34%p 줄였으며, 뇌 전이 여부에 관계없이 환자의 질병 진행을 크게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승인했다. 


투기사는 올해 1월 19일, 트라스트주맙과 병용하는 요법이 직장결장암 치료제로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았다. 이전에 플루오로피리미딘, 옥살리플라틴, 이리노테칸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한 후에도 종양이 진행된 성인 RAS 정상형(wild-type)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양성 절제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직장결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트라스트주맙과 병용할 수 있는 용도다. 


투키사는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 전세계 38개국 이상에서 허가를 받았다. 투키사는 미국의 워싱턴주 보텔(BOTHELL)의 생명공학기업 시젠(Seagen 옛 시애틀제네틱스, 나스닥 SGEN)가 원개발사다. 화이자는 올해 3월 13일,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안 사잰울 430억달러에 인수했다. 시젠은 ‘애드세트리스주’(Adcertis), ‘파드셉주“(Padcev), ’티브닥‘(Tivdak), 투키사 등 4개의 항암제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머크(MSD)는 화이자가 시젠을 인수하기 전까지 항제 부문에서 최대 45억달러를 투자했다. 예컨대 2020년 9월 14일, MSD) 아연 수송체인 LIV-1(SLC39A6)를 타깃으로 하는 LIV-1 ADC 제제인 라디라투주맙베도틴(ladiratuzumab vedotin)을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주 보델(Bothell) 소재 시애틀제네틱스(Seattle Genetics)와 공동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으로 6억달러를 선지급하고 10억달러를 개발에 투자하는 조건이다. 

 

MSD는 또 2020년 9월 14일에 투키사와 관련해 미국 캐나다 유럽을 제외한 전세계 판권을 시젠으로부터 획득했다. 이를 위해 MSD는 선불 계약금으로 1억2500만달러를 시젠에 지급했다. 개발 진척에 따라 최대 6500만달러까지 추가 마일스톤을 주기로 했다. 글로벌 개발 비용으로 선불로 8500만달러도 보장했다. 아울러 시젠은 MSD의 투키사 순매출액 대비 단계별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투키사가 국내 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2021년 10월 19일 국내서 허가된 또 다른 HER2 억제제 ‘너링스정’(NERLYNX, 성분명 네라티닙 neratinib)과의 처방 경쟁도 관심사다. 이 약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 수용체 양성인 성인 조기 유방암 환자로, 이전에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트라스투주맙 기반 치료 완료일로부터 1년 이내인 환자에게 연장 보조치료(Extended adjuvant)로서 단독 투여할 수 있도록 국내서 허가됐다. 


미국 바이오텍 푸마바이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너링스는 2017년 7월 17일, HER2 수용체 양성인 성인 조기 유방암 환자의 트라스투주맙 기반 치료 후 재발 위험을 낮출 목적으로 쓰는 연장 보조치료제로 처음 FDA 승인을 받았다. 너링스는 미국에서 2020년 2월 26일 HER2 수용체 양성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에서 카페시타빈과의 병용요법으로 쓸 수 있는 1차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받았다. 국내서는 이 적응증이 승인되지 않았다. 


너링스의 국내 판권은 빅씽크테라퓨틱스가 보유하고 있다. 너링스정은 2022년 12월 10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 기준이 신설되지 않아 급여 적용이 정체 상태에 있다. 


한편 MSD는 시젠과의 제휴에서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메가 블록버스터인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이를 대체할 신수익원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투키사’와 함께 ‘파드셉’이라는 듬직한 후계자를 얻은 것이다. 


올해 10월 하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시젠(Seagen)과 일본의 아스텔라스가 공동 개발한 ADC인 ‘파드셉주’(Padcev 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 enfortumab vedotin-ejfv, 약칭 EV)와 MSD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 병용요법이 요로상피암(대부분 방광암)에서 전체생존기간을 1년 이상 늘릴 수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MSD는 지난달 30일 FDA에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을 진행성 요로상피암(방광암)의 1차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신청했다. 처방약생산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FDA는 승인 심사 시한을 2024년 5월 9일로 설정했다. 그런데 FDA는 이달 15일, 추가 승인 신청을 접수받은 지 초고속으로 이 적응증을 승인했다. 승인 예정일보다 무려 5개월 가까이 빠른 조치여서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앞서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은 2상 연구인 ‘EV-103/KEYNTE-869’ 결과를 근거로 지난 4월 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스플라틴 기반 화학요법제가 부적합한 환자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2차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다. 


파드셉은 2019년 12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방광암으로 수술 전후에 PD-1 또는 PD-L1  억제제 및 백금 착제 기반 화학요법을 받고도 불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쓸 수 있는 단독요법제(2차)로 승인받은 바 있다.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은 2020년 2월 FDA 방광암 혁신치료제(EV-103 임상 근거)로 지정받았다. MSD와 시젠의 협력은 화이자가 시젠을 인수하기 전부터 진행됐기에 파드셉의 방광암 관련 권리도 MSD가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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