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케다제약의 거대세포바이러스(CMV) 감염 치료제 ‘리브텐시티정’(LIVTENCITY 성분명 마리바비르, maribavir)이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관문을 넘어섰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올해 제13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이 약제의 이식 후 CMV 효능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의 적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약은 2022년 12월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간시클로버, 발간시클로버, 포스카네트, 시도포비어(ganciclovir, valganciclovir, foscarnet, cidofovir) 중 1 개 이상에 내성이 있거나 불응성인 성인 환자에서 이식 후 CMV 감염 및 질병의 치료’로 적응증을 받아 국내에 승인됐다. 앞서 2021년 11월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CMV 감염 환자를 위한 첫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CMV는 전세계 성인의 60% 이상이 일생에 한 번은 감염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과의 일종으로, 조혈모세포이식(HSCT) 후 면역억제제를 사용한 환자의 30~70%가 CMV 바이러스 혈증을 경험한다.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에서 CMV 질환은 폐렴, 간염, 위장염, 망막염, 뇌염 등 다기관 질환을 유발하며 이중 폐렴은 사망률이 60%에 이른다.
면역저하자에게 생긴 CMV는 치명적이기에 일반적으로 선제적 치료를 해왔는데, 주로 간시클로버, 발간시클로버, 포스카네트, 시도포비어를 처방했으며 입원 치료가 필수였다. 하지만 이들 약제는 기전이 비슷해 한 약제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치료제에도 반응하지 않을 확률 역시 높다.
리브텐시티가 등장하면서 2차 치료에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리브텐시티는 기존 약제 대비 부작용이 거의 없는 데다, 이들 치료제에 내성이 생겼을 경우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이 약은 리브텐시티의 항바이러스 활성은 CMV 효소 pUL97의 단백질 키나제를 억제하는 차별화된 다중 모드 작용기전을 통해 CMV 증식과 이동을 억제한다. CMV의 DNA가 세포 밖으로 나오는 것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DNA 복제 억제와 바이러스 캡슐화를 억제한다.
CMV는 감염 후 무증상 잠복 상태로 있지만,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면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돼 심각한 질환을 유발한다.
약평위는 또 균상식육종 또는 시자리증후군(또는 세자리증후군) 치료에 효능이 있는 한국쿄와기린 제약사의 '포텔리지오주20밀리그램'(모가물리주맙)도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포텔리지오는 2022년 9월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전신요법을 받은 경험이 있는 균상식육종(mycosis fungoides) 또는 시자리증후군(Sézary syndrome, 균상식육종의 한 유형) 성인 환자의 치료‘로 승인받았고 지난 10월에 급여기준이 신설됐고, 이번에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판상 건선 치료제인 한국BMS제약의 '소틱투정6밀리그램'(Sotyktu, 성분명 듀크라바시티닙, deucravacitinib)은 평가금액 이하를 수용할 경우 급여의 적정성이 있다고 판정했다. 소틱투는 최초의 선택적 알로스테릭 티로신 인산화효소 2(tyrosine kinase 2, TYK2) 저해제다. 미국에서는 2022년 9월 8일, 한국에서는 2023년 8월 3일 허가받았다.
제약사 이의 신청에 따라 급여 적정성을 재평가한 결과, 리마프로스트 알파덱스(성분명) 함유 의약품은 폐색성혈전혈관염(버거병)에 의한 궤양, 동통, 냉감 등의 허혈성 증상의 개선 효능에는 급여 적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후천성 요부척추관협착증에 의한 자각증상 및 보행능력의 개선 효능에는 급여 적적성을 인정했다.
록소프로펜나트륨(성분명) 함유 의약품도 만성 류머티즘 관절염, 골관절염(퇴행관절염), 요통, 견관절주위염, 경견완증후군의 소염·진통 효능과 수술 후, 외상 후 및 발치후의 소염·진통 효능에만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리마프로스트 알파덱스와 록소프로펜에 대한 판정은 지난 9월 6일 열린 제9차 약평위와 같은 내용으로 이번에도 바뀌지 않았다.
약평위는 히알루론산 나트륨 점안제의 경우 지난 9월 6일 수술 후, 약제성, 외상, 콘택트렌즈 착용 등에 의한 외인성 질환에 대해서는 급여 적정성이 없다고 판정했는데 안과 의사와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자 학회 및 전문가 의견 등을 참고해 급여 기준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