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을 목전에 둔 유한양행의 국산 3세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인 ‘렉라자정’(LECLAZA, 레이저티닙, lazertinib)이 뇌전이가 일어난 폐암 환자에서 놀라운 뇌전이 억제 효과를 다시금 입증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Congress 2023)에서 렉라자의 국내 1차 치료제 허가 근거가 된 LASER301 임상의 하위분석을 통해 도출됐다. 같은 날 국제폐암연구협회(IASLC) 공식 학회지인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JTO, IF=20.121) 온라인 판에도 게재됐다.
하위 분석은 뇌전이가 일어난 비소세포폐암 환자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LASER301 임상에 등록된 393명의 진행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측정 가능하거나 측정 불가능한 중추신경계(CNS, central nervous system) 전이 환자 86명을 대상으로 렉라자 유효성 및 안전성을 분석했다. 렉라자 240mg 투여군에 45명, 대조군인 게피티니브(Gefitinib, 아스트라제네카 ‘이레사정’) 250mg 투여군에 41명이 무작위 배정됐다.
그 결과 렉라자 투여군은 두 개강 내(뇌내)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iPFS, median intracranial progression-free survival)이 28.2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8.4개월로 확인됐다. 3배를 웃도는 수준의 결과다.
측정 가능한 두개강 내 병변이 있는 환자 대상으로 두개강 내 객관적반응률(iORR, intracranial objective response rate)은 렉라자 투여군 94%, 게피티니브 투여군 73%로 렉라자 투여군에서 역시 더 높았다.
두개강 내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iDOR, median intracranial duration of response) 면에서는 렉라자 투여군은 아직 도달하지 못했고(NR, Not Reached),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6.3개월로 확인됐다. 내약성은 LASER301 임상 전체 렉라자 환자군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진단 시점에 이미 뇌를 포함한 두개강 부위로 전이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비율이 적지 않고 치료 예후 또한 좋지 않아 치료 수요가 높다. 그럼에도 그동안 마땅한 치료 옵션이 적었던 게 현실”이라며 “1, 2세대 EGFR 표적치료제는 상대적으로 뇌혈관장벽(BBB, blood-brain barrier) 투과도가 낮아 뇌전이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웠고 렉라자 이전에는 3세대 치료제가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정’(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 Osimertinib) 하나뿐이라 옵션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렉라자는 3세대 옵션으로 뇌혈관장벽 투과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차 치료에서도 우수한 뇌전이 효과를 보였는데 1차 치료에서도 괄목할 만한 결과를 보였다”며 “효과적인 3세대 옵션이 추가돼 옵션이 한정적이던 4기 뇌전이 환자에게 치료 선택지를 늘렸다는 것만으로도 환영할 일인데, 두개강 내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대조군 대비 3배 이상 높았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렉라자는 지난 6월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로 확대 허가됐다. 이어 두 달 만인 8월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6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도 통과해 국내 1차 치료 급여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0월 13일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11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를 통해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 적응증에 대해 급여 적정성까지 인정받은 바 있다. 급여기준 고시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단계만 남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