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이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담도암 환자 대상 ‘HDB001A’(또는 CTX-009, ABL001) 글로벌 2/3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다.
이번 임상시험계획서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소재 바이오벤처 기업인 콤패스테라퓨틱스(Compass Therapeutics, 나스닥 CMPX)가 2022년 1월 1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2상 계획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국내 임상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22년 1월 20일, IND 승인을 받고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2/3상(NCT04492033)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한독은 2021년 11월, 콤패스테라퓨틱스와 HDB001A의 담도암 치료제를 공동 개발키로 협약하고 글로벌 2상을 공동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담도암 환자 2상 결과가 글로벌 임상 결과에 반영되며 추후 글로벌 신청에 활용할 계획이다.
HDB001A의 글로벌 2/3상은 한국 및 해외 35여 개 의료기관에서 150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전에 1회의 전신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전이성 또는 재발성 담도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파클리탁셀 단독 요법과 HDB001A와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에 대한 무작위 배정, 대조 방식으로 진행된다.
HDB001A의 국내 2상에서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 HDB001A와 파클리탁셀을 2차 또는 3차 치료제로 병용 투여한 환자 대상 객관적반응률(ORR)이 37.5%로 나타났다. 모두 부분반응(PR, 9명)에 해당했다. 이 중 2차 치료로 투여 받은 환자는 11명 중 7명이 부분반응을 보여 더 나은 객관적반응률( 63.6%)을 보였다. 아울러 중앙값 12개월 이상 추적 관찰 결과 무진행생존기간중앙값(mPFS)은 9.4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2.5개월로 확인됐다.
현재 미국 종합 암 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 가이드라인에서 진행성 담도암의 2차 치료로 권고하고 있는 요법인 FOLFOX 기반의 치료는 무진행생존기간(mPFS) 4.0개월, 전체생존율 6.2개월에 불과하다.
현재 담도암은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다. 5년 생존율이 20%가 채 되지 않으며 10%만이 외과적 절제가 가능한 초기 단계에 발견되고 수술 후에도 60%이상 높은 재발률을 보인다.
HDB001A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A, VEGF-A)와 Delta-like ligand 4(DLL4)에 작용해 암 조직 내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지녔다.
HDB001A(ABL001)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원개발자다. 2019년 3월에 국내 상업화 권리를 한독에, 2018년 11월 한국 제외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미국 트리거테라퓨틱스(TRIGR Therapeutics)에 기술이전했다. 그러나 2021년 5월 트리거테라퓨틱스가 콤패스에 인수되면서 HDB001A 글로벌 상업화 권리(중국 지역 제외)가 콤패스에 넘어갔다. 에이비엘바이오 개발 당시 개발명은 ‘ABL001’, 콤패스의 개발명은 ‘CTX-009’다. 중국 지역 상업화 권리를 가진 엘피사이언스(Elpiscience)의 개발명은 ‘ES104’다.
한독은 HDB001A(ABL001) 도입 후 당초 전체 암을 대상으로 에이비엘바이오가 진행하던 ABL001의 임상 1b상의 계획을 담도암에 집중해 진행하는 2상으로 바꿔 2021년 2월 새로운 임상시험 계획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이어 2월 29일에는 임상시험 의뢰자가 에이비엘바이오에서 한독으로 변경하는 신청이 접수됐다.
올해 1월 29일 개막한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심포지엄(ASCO GI 2023)에서 한독이 진행한 국내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되며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진행성 담도암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한독은 지난 3월 20일 식약처에 제출했던 HDB001A의 IND를, 지난 8월 11일 돌연 자진 취하해 논란을 야기했다. 당시 한독은 “식약처의 IND 처리기한인 8월 11일까지 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신청을 자진취하했다”며 “포기가 아닌 전략적 판단에 따른 보류”라고 설명했다. 당시에 업계는 앞서 시행한 또다른 2상에서 나타난 높은 이상반응 발현율이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한독은 1차 또는 2차의 전신 항암치료를 받은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전이성 또는 재발성 담도암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HD-B001A-파클리탁셀 병용 투여 2상을 진행한 바 있다. 임상 결과, 3급 이상의 치료로 인한 이상사례 발현율(TEAEs)은 95.8%로 나타났으며 호중구감소증, 고혈압, 빈혈, 혈소판감소증 등이 보고됐다.
김영진 한독 회장은 “HDB001A는 담도암 환자 대상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임상으로 한국인 대상 데이터를 추가 확보해 한국 환자들에게 HDB001A가 담도암 2차 치료에 있어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콤패스테라퓨틱스의 토마스 슈에츠(Thomas Schuetz) 대표는 “ABL001은 과거의 1상과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부분관해와 종양 감소를 보여줬다”며 “담도암의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