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2023년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3427억원과 영업이익 332억원, 순이익 208억원을 달성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1%, 영업이익은 5.0% 성장했고, 순익은 다소 감소했다. R&D에는 매출 대비 13.3%에 해당하는 455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한미약품의 상반기 누적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7039억원(전년 동기 대비 10.3% 성장), 영업이익 931억원(28.6% 성장), 순익 705억원(47.8% 성장)으로, 올해 연 매출 1조4000억원 이상 달성을 예고했다.
이번 호실적에 대해 한미약품은 “2분기 원외처방 실적(UBIST 기준)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8.9% 성장한 210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며 “로수젯, 아모잘탄 패밀리 등 경쟁력 있는 개량·복합신약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이를 통해 축적한 캐시카우를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집중 투자하는 선순환 모델을 견고하게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2018년부터 5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로수젯정’(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의 2분기 원외처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9.% 성장한 400억원을, ‘아모잘탄정’ 패밀리(고혈압 치료제 제품군)는 5.0% 성장한 338억원을 기록했다.
아모잘탄 패밀리 중 4제 복합제 신약인 ‘아모잘탁엑스큐정’은 ‘아모잘탄정’(암로디핀+로사르탄), ‘로수젯정’(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을 하나의 정체에 담아낸 세계 최초의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다. 한미는 28일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국내 13개 의료기관에서 14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8주간 투여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Cardiovascular Drugs’(AJCD, IF=3.29) 최신호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소 4주의 로사르탄 단독요법 후에도 수축기혈압이 140mmHg이상, 180mmHg미만인 환자에서 ‘아모잘탄엑스큐정5/100/20/10mg’ 투여 시 약 15.8mmHg의 수축기혈압 강하 효과 및 기저치 대비 약 59.0%의 저밀도지단백결합 콜레스테롤(LDL-C)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김효수 교수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은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의 기저질환으로, 두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환자는 심혈관계 질환에 취약하다”며 “심혈관 사건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환자의 경우 2가지 질환의 엄격한 관리하기 위해 여러 종류 및 개수의 약물을 복용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데, 아모잘탄엑스큐는 이들 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도 복용해야 하는 약제 수를 줄여주기 때문에 환자에게 복약 편의성을 개선하고,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901억원과 영업이익 219억원, 순이익 207억원을 달성하며 한미약품 호실적에 기여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4.7%,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8%, 27.0%씩 성장한 수치다.
한미약품이 미국에 출시한 신약 ‘롤베돈’(한국명 ‘롤론티스프리필드시린지주’ )는 향후 10년간(2022~2031년) 총 15억800만달러(2조원 육박)의 매출을 올려 기술료로 1000억원 남짓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롤베돈에 대한 기술료는 매출액 대비 5%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기술료율은 10%였으나 스펙트럼의 재무구조 악화로 2022년 1월 5%로 하향 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한미약품은 당시 240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를 결정했고, 반대 급부로 오너 2세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스펙트럼의 이사로 등재됐다.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파마슈티컬스(Spectrum Pharmaceuticals, 나스닥 SPPI)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서 이달 초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롤베돈은 2025년 2억6100만달러로 매출 정점을 찍고 서서히 하강할 전망이다. 기본 로열티 5%외에 추가로 2025년부터 누적 로열티 수령액이 1900만달러에 이를 때까지 연매출의 5%를 받게 되는데 2025년에 이런 조건이 충족돼 2025년 매출을 보수적으로 잡아 2억5000만달러로 잡아도 500만달러를 더 챙기게 된다. 단 추가 로열티 수령 기회는 단 한번이다. 롤론티스는 지난해 10월 출시돼 작년 4분기에 111만달러라는 첫 매출을 올렸고 올해 예상 매출액은 9700만달러다.
아울러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롤베돈 원액과 완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공급할 예정이어서 기초적인 매출이 발생한다.
스펙트럼은 2023년 4월 25일 비대면 마케팅에 강점을 가진 ‘어썰티오테라퓨틱스'(Assertio Therapeutics)에 2억4800만달러에 인수되면서 새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합병은 3분기까지 완료된다. 어썰티오는 스펙트럼 인수를 통해 롤베돈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추가 운영자금도 수혈해줄 계획이다. 어썰티오 인수는 한미에게 오히려 득이 된다는 게 한미 측의 설명이다.
한미그룹 계열사인 의약품 자동조제기 전문업체인 제이브이엠은 2분기 매출 387억원을 올려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10.9% 증가했다. 수출이 9.3% 증가한 180억원을 달성한 게 돋보인다.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3154억원, 영업이익 273억원, 순이익 23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72.8%, 순이익은 70.2% 성장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2032년쯤이면 한미약품과 제이브이엠, 온라인팜(의약품 유통 계열사), 한미정밀화학(원료의약품 생산회사)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그룹사들의 합산 매출이 5조원에 이를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