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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포시가정’ 이젠 당뇨약 아닌 심부전 치료제로 변신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07-03 13:42:32
  • 수정 2023-07-05 1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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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유형의 만성 심부전 치료 … 유익성 확실한데 비급여, ‘항암제’보다 홀대받아

투여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포시가는 심박출률과 상관없이 모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14%의 사망률을 줄여줬다. 췌장암 등 암에서는 암이 더이상 진행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허가와 급여를 해주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할 때 환자수도 더 많고 사망위험도 훨씬 높은 심부전에서 포시가에 대한 급여를 해주지 않는 것은 맞지 않다 

 

오재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3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포시가정’(Forxiga, 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dapagliflozin)의 모든 유형의 만성 심부전 적응증 국내 승인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에서 이같이 밝혔다.

 

포시가는 지난 616일 좌심실 박출률 보존(HFpEF) 및 경도감소 심부전(HFmrEF)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받으면서 모든 만성 심부전을 커버하는 약으로 등극했다. 본래의 당뇨병 치료제를 초월해 이젠 심부전 치료제로 불려도 무색하지 않을 위상을 확보하게 됐다.

 

만성 심부전은 주로 좌심실 박출률(LVEF)에 따라 박출률 감소 심부전 HFrEF(LVEF 40% 이하)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 HFmrEF(LVEF 40초과~50미만 %) 박출률 보존 심부전 HFpEF(LVEF 50% 이상)으로 분류한다.

 

포사가정은 지난 6월 만성 심부전(NYHA class II-IV)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심부전으로 인한 긴급 병원 방문 위험성 감소 적응증을 국내에서 허가받았다. 미국에서는 같은 적응증을 지난 59일 승인받았다.

 

이번 포시가의 적응증 추가는 DELIVER 연구가 바탕이 됐다. DELIVER는 좌심실 박출률(LVEF) 40% 이상인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SGLT-2억제제의 임상연구 중 규모가 가장 큰 연구로 2형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LVEF 40% 이상인 만성 심부전 (NYHA functional class IIIV, 중앙값 약 54%) 환자 6263명이 참여했다.

 

여기에는 제2형 당뇨병 병력이 있거나 심부전으로 입원 중이거나 퇴원한 환자, 연구 등록 시점에 박출률이 40% 이상으로 개선된 환자도 포함됐다.

 

DELIVER 연구 결과, 포시가는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심부전으로 인한 예정되지 않은 입원 및 병원 방문)로 평가한 복합평가변수 발생 위험을 위약군 대비 18% 감소시켰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만 따지면 14%이다.

 

포시가는 이미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DAPA-HF연구와 만성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DAPA-CKD 임상을 통해 위약 대비 2차 평가변수로서의 사망 위험 감소를 확인한 바 있다.

 

포시가는 전체 심부전 악화 및 심혈관 사망 위험에서 위약군 대비 23% 낮았다. KCCQ(Kansas City Cardiomyopathy Questionnaire, 캔자스 대학 심근병증 설문지) 기준 증상 평가 점수는 위약군보다 평균 2.4점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시가는 LVEF 49% 이하, 50~59%인 환자군 및 60% 이상인 환자군 하위군을 비롯해 나이, 성별, NYHA class, NT-proBNP level, 2형 당뇨병 여부와 신장기능(eGFR) 등에 따른 유효성 분석 결과 이런 분류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개선된 경향을 확인했다.

 

 

그러나 2019DAPA-HF 연구 결과가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서 지금까지 SGLT-2 억제제의 급여 인정 범위는 당뇨병에 국한되어 있다. 심부전 환자 중 당뇨병을 동반한 경우가 아니라면 SGLT-2 억제제의 급여를 인정받을 수 없다.

 

이날 좌장을 맡은 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심부전 환자는 대부분 응급실을 자주 찾기 때문에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 뿐 아니라 비용 부담도 크다포시가는 모든 아형의 심부전 환자에서 이득을 보여주고 있어 적극적으로 급여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부전 환자의 입원율 감소는 경제적으로나 고생하는 가족들을 고려할 때 매우 시급한 치료목표인데 포시가의 입원율 감소효과는 심부전 환자 가족에게 큰 힘을 준다고 강조했다.

 

현재 11회 복용하는 포시가의 국내 약가는 734원으로 비급여로 전액 부담해도 미국 등에 비해서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강 교수는 심부전 초기 또는 의심 환자에게 비급여 약물을 권하는 것은 의료현장에서 매우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유효성 근거가 박약한 건강기능식품에 한달에 수만원 또는 수십만원을 지출하는 게 최근의 소비행태지만 비급여 상태로 약을 처방하는 것은 의사들이 넘기엔 큰 장벽이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학계의 의견을 수렴, 포시가의 유익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건보재정 부담이나 포시가의 처방 남발을 우려해 아직은 급여를 미루고 있다는 게 아스트라제네카와 의학계의 전언이다.

 

포시가는 지난 47일 특허가 만료됐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벌써 150여개의 제네릭이 쏟아졌다. 허가받은 제약사만 벌써 89곳에 달한다.

 

포시가는 이후 새로운 적응증(모든 유형의 만성심부전)을 추가하며 '오리지널' 약제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현재 심부전에 쓸 수 있는 허가된 SGLT-2 억제제는 포시가와 약은 포시가와 SGLT-2 억제제는 포시가와 베링거인겔하임 및 릴리의 자디앙정’(Jardiance 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Empagliflozin) 단 두 개뿐이다.

 

윤종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국내 제네릭 제품이 많이 나왔지만 성분이 같더라도 심부전 예방효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만성 심부전이나 신부전 환자에서 제네릭이 아닌 오리지널 제품인 '포시가'를 택하는 것이 전문가적인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제네릭이 심정적으로 오리지널과 비슷한 효과를 생각할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그렇지 않다""제네릭 제품은 심부전 환자 예후 개선을 위해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20227월 개정된 국내 심부전 진료지침 (Korean Society of Heart Failure, KSHF)에서는 포시가를 심부전을 동반한 2형 당뇨병에 포시가를 표준치료제로 권고했다.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는 당뇨병 여부와 상관없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계 사망을 감소시키는 용도로 권고하고 있다.

 

2022년 개정 미국심장학회(AHA/ACC/HFSA) 진료지침도 포시가를 심부전을 동반한 2형 당뇨병,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 각각 권장, 추천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다만 포시가는 약리기전상 신장장애가 있는 환자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eGFR 45 mL/min/1.73미만에선 혈당조절 개선 목적으로 이 약을 투여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eGFR 25 mL/min/1.73미만의 만성 심부전 및 만성 신장병 환자에게 이 약의 투여를 시작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투석 중인 환자는 금기다.

 

심부전은 60대 이후 증가하는 노인성 질환으로, 75세를 기점으로 사망위험이 현격하게 높아진다. 심부전 유병률은 60세 이하에서는 약 1%지만, 60세 이상에는 10%에 육박한다. 심부전으로 인한 2년 사망률은 20%, 5년 사망률은 50~60%에 달한다. 딕 체니 미국 전 부통령, 팝 가수 조지 마이클(),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이 심부전으로 사망한 유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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