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부 튀링겐주 예나(JENA)에 소재한 보체계(補體系) 표적 항염증제 개발 전문기업 인플라Rx(InflaRx N.V.)는 계열 최초 인간화 항 보체인자(C5a) 단일클론항체인 ‘고히빅’(Gohibic 성분명 빌로벨리맙 vilobelimab)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았다고 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고히빅은 침습성 기계적 인공호흡(invasive mechanical ventilation, IMV) 및 체외막산소공급(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 ECMO)을 받기 시작한 후 48시간 이내의 성인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승인은 중환자실에서 침습성 기계 인공호흡을 받고 있는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의 3상 ‘PANAMO’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PANAMO 임상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총 369명의 코로나19 중환자가 참여해 각각 1대1로 빌로벨리맙 또는 위약을 투여받았다. 두 그룹에 속한 피험자들은 항응고제, 덱사메타손, 면역조절제 등으로 구성된 표준요법제를 공통으로 투여받았다.
임상 결과 빌로벨리맙 투여군은 28일간 모든 원인에 의한 총 사망률이 위약 대비 23.9% 감소했다. 이 결과는 의학 학술지 ‘란셋 호흡기의학’(The Lancet Respiratory Medicine, IF=102.642)에 게재됐다.
인플라Rx는 고히빅의 정식승인을 위해 FDA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또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위한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 조사위원들과 성공적인 회의를 마친 상태이다. 이밖에 괴저성 농피증을 포함한 기타 적응증들을 대상으로 고히빅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괴저성 농피증(pyoderma gangrenosum) 적응증 획득을 위한 3상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인플라Rx의 니엘스 리데만(Niels C. Riedemann) 창업자 겸 대표는 “FDA가 중증 환자군에 대한 치료제로 로벨리맙을 긴급사용한 것에 자부심과 희열을 느낀다”며 “계열 최초 약물이 생명을 구할 잠재성을 인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여러 백신과 초기단계의 코로나19 대응 치료제들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수의 환자에서 바이러스성 패혈증이 수반되고 침습적 기계적 인공호흡을 필요로 하는 상태로 위중해지는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미국 질병관리센터(CDC)가 미국에서 매주 2000여명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공표하는 것을 계속해서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승인으로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새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게 됐고, 빠른 시일 내에 중요한 새 치료제가 사용될 수 있도록 부지런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인플라Rx의 또 다른 창업자이자 최고과학책임자인 렌펭 궈(Renfeng Guo)는 “이번 긴급사용승인은 우리의 코로나19 관련 연구에 대한 중대한 인증”이라며 “이 연구는 체내 면역반응의 일부로 보체인자 C5a가 조직 및 기관 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20여년에 걸친 획기적인(groundbreaking) 연구작업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라Rx는 전임상 모델에서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이미 상당정도 이루어진 바이러스성 폐 손상 및 바이러스성 패혈증 등 다른 영역들을 대상으로 빌로벨리맙의 개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다른 염증질환에서도 C5a와 C5a수용체 간 결합을 차단하는 항염증 작용이 우리의 코로나19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