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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업체 ‘계열 첫 신약’ 위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열공‘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3-28 13:01:53
  • 수정 2023-10-07 06: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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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시장 2026년 2800억달러 예상 … 녹십자 ‘헌터라제’가 첫 성공사례, 대웅·종근당·메드팩토 등 참전

그동안 환자 수와 시장 규모가 적고, 대중의 인식이 생소해 희귀질환 신약개발을 등한시하던 국내 제약사들이 차츰 개발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개발에 성공하면 혁신신약으로서 국제무대에 진출해 짭짤한 수익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개념이 최근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은 국내 업체는 GC녹십자다. 이 회사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성분명 이두설파제-베타)201219일 조건부허가를 받았다가 지난 83상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내년 상반기에 정식허가로 전환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은 712~718억원 수준으로 이 회사 전체 처방약 매출(3777억원)20%가량을 차지했다. 헌터라제와 동일 기전을 가진 의약품은 사노피 젠자임의 엘라프라제주’(성분명 이두설파제)2013125일 국내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녹십자는 엘라프라제가 선점한 미국이나 유럽을 피해 한국, 일본, 러시아, 이집트, 브라질 등 아시아, 중동, 중남미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헌터라제 해외 매출 비중이 61%나 될 정도로 좁은 내수 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진출에 열중이다. 헌터라제는 중국에서 20209월 품목허가를 받아 현재 약가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자극받은 대웅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등 전통 제약사도 희귀의약품 개발 대열에 뛰어들었고 메드펙토와 같은 바이오벤처도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 베르시포로신(Bersiporocin, DWN12088, 특발성폐섬유증), 종근당 CKD-510(샤르코마리투스병), 한미약품 LAPS Triple agonist(비알코올성지방간염) 등은 모두 미국 희귀의약품 지정 획득에 성공했다.

 

베르시포로신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 중인 세계 최초 PRS(Prolyl-tRNA Synthetase) 저해제 계열 항섬유화제 신약이다.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의 작용을 감소시켜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해 항섬유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베르시포로신을 2019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으며, 대웅제약은 미국 및 한국에서 글로벌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CMT) 치료제 후보물질 CKD-510의 유럽 2상을 준비 중이다.

 

CMT는 손과 발의 근육이 위축되고 모양 변형,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의 상실로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운데 세계적으로 아직 품목허가를 받은 치료제가 없다. 종근당은 20203FDA로부터 CKD-510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했다.

 

한미약품 LAPS Triple agonist(국제일반명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 efocipegtrutide, HM15211)는 글루카곤 수용체, GIP 수용체 및 GLP-1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 바이오 혁신신약이다.

 

삼중 약리 효과를 토대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환자의 지방간, 간염증, 간섬유화 등 복합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FDA2020년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했으며, 현재 한미약품은 생검으로 확인된 NASH 및 간섬유화 환자를 대상으로 2상후기(2b)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FDA와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특발성 폐섬유증 등 총 6건의 적응증으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 중 가장 많은 희귀의약품 지정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바이오벤처 중에서는 메드팩토가 백토서팁'(Vactosertib)을 개발 중이다.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형질전환증식인자 'TGF-β'(티지에프-베타)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2021년 췌장암 치료를 위한 백토서팁+5FU(플루오로우라실)/LV(류코보린)/오니바이드(이리노테칸 리포솜 주사제) 병용요법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백토서팁 병용요법이 암 치료 영역에서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것은 위암 치료를 위한 파클리탁셀과의 병용요법에 이어 두 번째다.

 

다양한 적응증을 실험 중인 메드팩토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골육종 치료와 관련한 백토서팁의 국내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하기도 했다.

 

메드팩토는 20189월 식약처로부터 전이성 또는 국소 진행성 결장직장암 또는 위암/위식도 접합부 선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미국 머크(MSD)‘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항종양 활성을 평가하는 1b/2a상을 승인받아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523, 데스모이드 종양(공격성 섬유종증)을 적응증으로 한 백토서팁+이매티닙(노바티스 글리벡필름코팅정’) 병용요법에 관한 국내 2(MP-VAC-206)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지 6개월 만에 자진 철회하는 등 내실보다는 외형 과시에 치중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HLB테라퓨틱스는 신경영양성각막염(Neurotrophic Keratopathy, NK)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RGN-259’을 개발 중이다. NK는 각막의 감각이 감소해 천공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ReGenTree)를 통해 RGN-259의 두 번째 3 임상시험(SEER-2)을 진행하기 위해 FDA에 임상 프로토콜을 제출했다.

 

HLB테라퓨틱스는는 이탈리아 돔페(Dompe)의 옥서베이트(Oxervate) 대비 낮은 가격, 짧은 치료기간(4)을 목표로 RGN-259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FDA로부터 NK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올해 316일 췌장암 항체신약 ‘PBP1510’(국제일반명 울레니스타맙, Ulenistamab)FDA 패스트트랙 대상 품목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울레니스타맙은 표적물질인 PAUF 단백질 인자를 중화해 췌장암을 치료하는 신약후보로 국내서 1/2a상 임상을 진행해왔고 호주, 싱가포르 등지에서 임상을 추진 중이다. 2020FDA, 유럽의약품청(EMA), 식약처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하했다.

 

일동제약 계열 아이디언스 베나다파립((Venadaparib, IDX-1197)20226, 위암으로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저해 기전을 가진 경구용 표적치료제다.

 

이밖에 지아이이노베이션 GI-101(메르켈세포암, 2022), 엠투엔 PCLX-011(급성골수성백혈병, 2022), 유틸렉스 EU204(NK·T세포림프종, 2022) 등이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은 20262800억달러(404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희귀약은 시장은 작지만 일반질환 신약 대비 개발 성공률이 높은 게 장점이다. 미국제약협회에 따르면 희귀의약품의 임상 1상부터 승인까지 개발 성공률은 17%, 비희귀의약품의 성공률(5.9%) 대비 3배가량 높다.

 

희귀약은 임상개발 비용은 24200만달러로, 비희귀의약품의 48900만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정부 지원도 두텁다. 미국의 경우 일반 신약의 시장 독점 기한은 5년이지만 희귀의약품은 7년을 보장해 준다. 감세 혜택도 주어진다.

 

반면 국내에선 희귀의약품 시장 독점권은 4년이다. 심사신청 수수료 감면, 우선심사제도 적용 등의 혜택이 있지만 미국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혜택의 폭이 적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환자 수나 정부 지원 혜택이 더 많은 미국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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