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의 위험이 29~41%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준구·허지혜 한림대 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경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논문 ‘담낭절제술이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Cholecystectomy increases the risk of type 2 diabetes in the Korean population)’을 통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논문은 미국외과학회 공식 학술지 ‘Annals of Surgery(IF=13.787)’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집단(5만5166명)과 성별·나이는 같지만 담낭절제술을 받지 않은 집단(11만332명)을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해 당뇨병 발병에 차이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비만하지 않을 경우 담낭절제술로 인해 증가하는 당뇨병 발병 위험도는 29% 증가했다. 담낭절제술을 받지 않았다면 비만할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 발생 위험도는 24% 증가했다. 즉 비만보다 담낭절제술에 의한 당뇨병 발병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담낭절제술을 받은 사람이 비만하다면 담낭절제술을 받지 않고 비만하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최대 4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낭절제술을 받은 집단에서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정도는 기존 당뇨병 발생의 주요위험인자(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고령, 대사증후군,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보다 주요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 사람에서 더욱 뚜렷했다.

강준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담낭이 체내 대사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라는 이론을 임상적으로 입증했다”며 “담낭의 부재가 포도당대사에 나쁜 영향을 끼쳐 혈당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담낭절제술을 받은 사람은 반드시 혈당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낭절제술 환자, 예방적 당뇨병 치료 중요해

흔히 ‘쓸개’로 불리는 담낭은 주머니 같은 구조로 ‘담즙(쓸개즙)’을 농축하고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담즙은 소화를 담당하는 액체로 알려졌는데, 식사를 하면 담낭이 저장해둔 담즙을 소화관으로 분비해 준다. 담즙은 지방의 소화와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돕고, 체내 콜레스테롤 대사와 혈당의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담낭 기능의 문제로 발병하는 질환으로는 담석증, 담낭염, 담낭용종, 담낭암 등이 있다. 이에 대한 치료는 대부분 담낭절제술이다.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은 당뇨병의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담낭절제술 시행 후 △단순당질 식품을 피하고 △채소 섭취를 늘리며 △고른 영양섭취를 유지해야 한다. 또 매주 15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아울러 당뇨병 발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