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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항우울제 단독요법보다 항우울제+비정형 항정신병약 선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02-14 21:15:35
  • 수정 2023-02-18 00: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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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명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과 교수, 2002~2021년의 20년간 우울증 약물치료 변화 집대성

박원명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우영섭 교수, 장승호원광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20년간의 우울증 약물치료 트렌드를 종합한 결과를 논문으로 냈다. 


연구팀은 2002년 초판 이후, 2006년, 2012년, 2017년, 2021 등 총 4차례 개정된 한국형 우울장애 약물치료 지침서(The Korean Medication Algorithm Project for Depressive Disorder, KMAP-DD)를 고찰해 논문으로 정리했다. 이 지침서는 대한우울조울병학회와 대한정신약물학회가 공동 주관해 만들어졌다. 


논문은 정신병적 양상, 비전형적 양상, 혼재성 양상, 멜랑콜리아 양상, 계절성 및 불안증 동반 등 다양한 임상상황과 중증도에 따른 주요우울삽화의 치료와 지속성 우울장애, 파괴적 기분조절부전장애 등 기타 우울장애에 대한 약물치료 알고리듬 및 지침의 변화를 분석했다. 또 노인과 소아 청소년에 대한 약물치료의 변화 역시 포함했다.


박원명 교수는 연구 결과 “전반적으로 항우울제(atypical antipsychotics, AD) 단독치료가 우선 권고되는 가운데,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되었거나 중증과 같이 빠른 증상 호전이 필요한 경우에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atypical antipsychotics, AAP)의 병합 사용 권고가 증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 특히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적극적 사용이 외국의 근거중심 임상진료지침과 다른 부분이었고, 새로운 기전의 항우울제에 대한 권고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SCI급 국제학술지인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IF=4.964)’ 2023년 2월호에 게재됐다. 다음은 논문의 요약.

 

정신병적 특징이 없는 주요 우울 삽화


KMAP-DD 2002에서는 항우울제(AD) 단독요법이 1차 전략이었다. KMAP-DD 2006에서 AD 단독요법은 경증 및 중등도의 주요우울 삽화에 대한 선택적 치료제(Treatment of choice, TOC)였으며 중증 주요우울 삽화에 대한 1차 전략이었다. 


KMAP-DD 2012 이후 AD 단독 요법은 경증 및 중등도 주요 우울 삽화에 대한 TOC였습니다. 중증 주요우울 삽화의 경우 KMAP-DD 2012에서는 AD 단독요법을 사용하였고, KMAP-DD 2017 이후에는 AD + AAP 병용요법이 1차 전략에 추가됐다. 또한 AD+AAP는 2010년대 이후 여러 임상 연구와 메타 분석을 통해 난치성 우울증에 대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돼 임상 현장에서 선호되고 있다. 그러나 초기 치료로 국내서 AD + AAP가 선호되는 것은 AD 단독 요법을 권장하는 외국 임상지침과 다르다.


외국에서는 AD+AAP 병용이 AD 단독요법보다 안정성, 약제내성, 비용 대비 편익성의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확고한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는 이유로 AD 단독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AD 단독요법은 초기 반응률이 40~60%로 낮고, 관해율(증상이 악화되지 않는 비율) 역시 20~30% 수준이어서 제한적이다. 또 충분한 효과를 나타내기까지 약 4~6주가 소요된다. 


AD + AAP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되어 온 치료 전략으로, 최근 메타 분석에서는 AD 단독 요법에 비해 우수한 치료 효과가 보고되었다. 그러나 AD 단독요법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초기 치료에 적용하기에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우울증 환자의 50% 이상이 2~3가지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해외 보고를 고려할 때, AAP를 포함한 병용 요법은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 않더라도 임상 상황에서 선호되는 것으로 보인다. 


정신병적 특징이 있는 주요 우울 삽화


KMAP-DD 2002에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항정신병 약물(정형 약물)의 병용이 1차 전략이었고, KMAP-DD 2006 이후에는 AD + AAP가 일관되게 TOC였다. AD+AAP가 정신증적 특징을 동반한 우울증에 미치는 우수한 효과는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KMAP-DD 2017 이후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인 에스시탈로프람(Escitalopram)과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0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두드러졌다. 아리피프라졸은 국내에서 주요우울장애 적응증을 획득했고, 에스시탈로프람은 높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몇몇 연구에서 보인 게 임상의의 약물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타 우울증 아형에 따른 치료 전략 및 약물 선호도의 변화


비정형 특징 우울증 (Atypical Features)

KMAP-DD 2006이 발표된 이후로 AD 단독요법이 1차 전략으로 일관되게 채택됐다. 비전형적 우울증의 특징은 체중증가, 수면과다, 과식증이다. 따라서 임상의들은 AD에 다른 약물을 추가할 경우 비정형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AD 단독요법을 선호한다.


계절성 우울증(Seasonal Pattern)

KMAP-DD 2006이 발표된 이후 AD 단독요법이 1차 전략이었다. 약물로는 에스시탈로프람과 부프로피온(Bupropion)이 매우 선호됐다. 다른 아형의 우울증과 달리 부프로피온은 계절성 질병 패턴에 매우 선호된다. 부프로피온의 예방 효과는 계절성 정동장애 환자 1042명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 보고된 바 있다.


내재적 우울증 (Melancholia) 

KMAP-DD 2006에서 AD 단독요법은 내재적 우울증에 대한 1차 전략이었다. 2012년 KMAP-DD 이후 ‘멜랑콜리아’로 용어가 변경되어 AD 단독요법이 1차 전략이 됐다. 약물로는 에스시탈로프람과 벤라팍신(Venlafaxine)이 선호됐다. 


과거에는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s, TCA)가 우울 증상에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abator, SSRI)보다 선호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두 약물의 효과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TCA는 국내에서 사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SNRI)인 벤라팍신이 여전히 선호도가 높다.


지속성 우울장애(기분부전장애, 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 Dysthymic Disorder)

기분부전장애의 경우 KMAP-DD 2006, 2012에서는 AD 단독요법이 TOC였다. DSM-5 기준에 따라 지속성 우울장애로 용어가 변경된 후에도 AD 단독요법은 KMAP-DD 2017 및 2021에서 여전히 TOC였다. 지속성 우울장애 환자에 대한 56건의 피험자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를 포함하는 메타분석에서 대부분의 AD는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고, 부작용이 투약 중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임상의들은 다른 약물을 병용하기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AD 단독요법을 선호한다.


복합우울증 (Mixed Features)

복합우울증의 경우 AD + AAP 병용요법 및 AD + 기분 안정제(mood stabilizers, MS)가 KMAP-DD 2017 및 2021의 1차 전략이었습니다. 루라시돈(Lurasidone) 및 지프라시돈(Ziprasidone)과 같은 AAP와의 병용요법이 최근 주류를 이루고 있다.


불안형 우울증(Anxious Features)

불안형 우울증에서 AD 단독요법과 AD + AAP 병용요법이 KMAP-DD 2017 및 2021의 1차 전략이었다. 불안우울증의 경우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그 중 아리피프라졸 또는 쿠에타핀(Quetiapine)과 같은 AAP 병용요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소아·청소년의 치료 전략 및 약물 선호도 변화


경증~중등도인 경우 


KMAP-DD 2012에서는 AD 단독요법, KMAP-DD 2017에서는 TOC가 1차 전략이었다. KMAP-DD 2021에서는 AD 단독요법이 소아의 TOC, 청소년의 1차 전략이었다. 어린이와 청소년 모두에게 에스시탈로프람은 초기 항우울제로서 TOC였다. 소아 및 청소년 우울증의 경우 에스시탈로프람이 위약에 비해 기능 및 증상 개선 효과가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청소년 그룹에서 더 큰 우위를 보였다.


이는 ‘기분 및 불안 치료를 위한 캐나다 네트워크’(Canadian Network for Mood and Anxiety Treatment, CANMAT)에서 AD인 플루옥세틴(Fluoxetine)을 최고 기준인 1단계로 권고한 것과는 다른 결과다. 에스시탈로프람의 안정성과 부작용 감소는 임상의가 이 약을 고려하는 포인트다.


정신병적 특징 없는 중증인 경우 


KMAP-DD 2012에는 AD 단독요법이었고, KMAP-DD 2017에는 AD+AAP가 1차 전략으로 추가됐다. KMAP-DD 2021에서 AD 단독 요법과 AD + AAP는 어린이와 청소년 모두를 위한 1차 전략이었습니다. 


약물로는 에스시탈로프람(소아)과 에스시탈로프람 및 플루옥세틴(청소년)이 TOC였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중증 우울증의 약 40~90%가 하나 이상의 정신질환을 동반하며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치료 초기 단계에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임상의들이 AAP 병용요법으로 기울어졌음을 의미한다.


정신병적 특징을 동반한 중증


KMAP-DD 2012년부터 AD+AAP가 TOC로 되어 있으며, 약물 중에서는 에스시탈로프람과 아리피프라졸이 선호된다.


노인의 치료 전략 및 약물 선호도 변화


경증에서 중등도

KMAP-DD 2012 이후, AD 단독요법과 에스시탈로프람이 TOC였다.  노인들은 다양한 질병에 걸쳐 많은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흔해 약물 상호작용을 고려해 단독 약물요법이 선호된다. 


정신병적 특징 없이 중증

KMAP-DD 2012에서는 AD 단독요법이 1차 전략으로 추가됐고, KMAP-DD 2017부터는 AD+AAP가 1차 전략으로 추가됐다. 노인의 중증 우울증은 자살 위험이 매우 높다. 따라서 노인 우울증에서 AAP 사용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임상의들은 AAP를 추가함으로써 효과적이고 빠른 결과가 나오길 선호한다. 


정신병적 특징을 동반한 중증

KMAP-DD 2012 이후 AD + AAP, 에스시탈로프람, 아리피프라졸 등이 TOC였다. 아리피프라졸의 경우 노인성 치료저항성우울증( Treatment-Resistant Depression, TRD에서 AD과 병용하면 다른 AAP에 비해 치료효과가 높고 항콜린작용, 졸림, 대사증후군 등의 부작용이 적다고 보고된 바 있다. 


여성의 치료 전략 및 약물 선호도의 변화


월경전 불쾌장애(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

AD 단독요법은 KMAP-DD 2006에서 1차 전략이었고 KMAP-DD 2017의 TOC로 선정되었다.


산후 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

경증~중등도일 경우 AD 단독 요법은 KMAP-DD 2006의 1차 전략이었고 KMAP-DD 2017의 TOC였습니다. AD + AAP는 KMAP-DD 2021의 1차 전략에 추가됐다. 2006년 KMAP-DD에서는 AD 단독요법이 1차 전략이었으며, KMAP-DD 2012에서는 AD+AAP가 1차 전략으로 추가됐다.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중증 산후 우울증의 경우 KMAP-DD 2006년부터 AD + AAP가 TOC로 지정되었으며, MS + AAP는 KMAP-DD 2012에서만 1차 전략으로 추가됐다. 산후우울증이 심하면 양극성장애가 나타날 위험이 높아 최근에는 AD+AAP를 우울증 치료 시작부터 조기에 투입하는 경향이다. 


임신 중 우울증 

경증~중등도일 경우 KMAP-DD 2017에서는 AD 단독요법이 TOC였으나 KMAP-DD 2021에서는 1차 전략이었다. 정신병적 특징을 동반한 중증 우울증의 경우 AD + AAP가 KMAP-DD 2017의 TOC였으나 KMAP-DD 2021에서는 전기자극치료(Electroconvulsive therapy, ECT)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다. 임신 중에 발생하는 심한 우울증은 자살 위험이 높은 정신과적 응급 상황이다, 따라서 임상의의 보다 적극적인 치료 개입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ECT와 같이 치료 효과가 빠른 치료법이 선호되고 있다 


치료 저항성 우울증(TRD)의 정의


KMAP-DD 2021에서 TRD의 정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1%가 “서로 다른 계통의 항우울제 2종 이상을 사용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부적절하다”고 답했고, 응답자의 44%는 “두 가지 유형의 항우울제와 한 가지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을 사용한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반응을 보였다”고 답했다. 그러나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Gaynes 등이 260개 논문을 분석한 결과, TRD의 정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TRD의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최소 2회의 적정한 기간과 용량이 소요된 이전 치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우울증”이다. 합일된 정의를 내리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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