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인식하는 ‘주관적 나이’가 생물학적 실제 나이보다 많다고 느낄수록 수면의 질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관적 나이에 대한 긍정적 생각과 꾸준한 운동 등 젊게 살려는 노력이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와 윤지은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행동수면의학’ (Behavioral Sleep Medicine; IF=2.964)‘에 게재했다고 4일 밝혔다.
수면은 신체 회복, 기억력, 면역 조절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체활동이다. 수면 질 저하는 평상시 졸음을 유발하고 피로를 높여 집중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인지 저하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면의 질은 복잡한 개념으로 개인적인 수면 특성과 주관적인 수면의 인식 등 상호작용을 하는 여러 구성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한국인 2349명을 대상으로 ‘당신은 몇 살로 느껴지나요?’라는 주관적 나이에 대한 질문과 함께 4주 간격으로 근무일 및 자유일의 수면 일정, 수면 패턴, 코골이 등 수면 관련 사안과 연령·성별·직업 등 개인 인적 사항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응답자의 17%인 404명이 실제 나이보다 ‘주관적 나이가 많다’고 답했다. 이들 중 50대 이상이거나 여성인 응답자에서 수면의 질 저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주관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더 높다고 응답해 부정적인 정서가 경향이 컸다.
또 주관적 나이가 실제 나이에 비해 9% 많다고 느낄수록 수면의 질 평가 척도로 활용되는 ‘피츠버그 수면 질 지수’(PSQI)가 1.7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주관적 나이는 노화에 대한 자기 인식을 통해 예측하는 것으로 실제 나이보다 어리다고 생각하는 그룹은 긍정적인 태도, 행동, 인식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 수면의 질이 높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대로 실제 나이보다 주관적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는 그룹은 부정적인 태도, 행동 등이 많아 부정적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봤다.
윤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한국인을 대상으로 주관적 나이와 수면의 질이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주관적 나이에 대한 긍정인 생각 및 운동 등 젊게 살려는 노력이 수면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