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워요”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어지럼증이란 자신이나 주위 사물이 멈춰있음에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 모든 증상을 통칭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어지럼증을 경험할 만큼 어지럼증은 두통과 함께 가장 흔한 신경계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어지럼증 및 어지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95만 1526명으로 100만명에 가까웠다. 어지럼증 환자는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했고 연령대별 여성은 80세 이상 13만 7520명, 60~64세 13만 5561명 순으로 환자가 많았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주변이 빙빙 도는 것 같다’, ‘스펀지 위를 걷는 것 같다’, ‘머리가 어지러운지 아픈지 모르겠다’, ‘땅으로 꺼질 것 같다’ 등 이들이 겪는 어지럼증은 모두 다르다.
박지현 세란병원 신경과 진료부원장은 “어지럼증의 원인을 모르는 채로 빈혈이라는 자가진단과 증상만을 억제하는 단순한 치료는 근본적으로 어지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질환도 다양하다. 주변이 속도감을 갖고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있으며 자세 불안과 눈떨림(안진)이 동반되는 어지럼증을 현훈증이라고 한다. 현훈증은 때로 메슥거리거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는 중추 신경계인 뇌나 말초 전정 신경계(내이)의 이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 대개 머리의 움직임에 의해 악화되고, 특정 동작으로 유발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환자가 움직일때 심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가라앉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일부 어지럼증은 반대로 누울 떄 더 심해진다. 특히 갑자기 발생한 어지럼증이 편측마비나 발음장애 등을 동반하면 뇌졸중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귀 속에 돌이 굴러다니며 유발되는 어지럼증인 양성 자세성 현훈(이석증, BPPV)과 메니에르병도 내이의 이상에 의해 유발된다.
균형실조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가볍거나 중간 정도의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도, 설 때 중심을 잡지 못한다. 일어나면서 움직이거나 걸을 때 ‘스펀지 위를 걷는 느낌, 발이 공중에 떠다니는 느낌’이 든다고 표현한다.
균형실조증은 소뇌의 병변이나 중추신경계의 퇴행성 변화를 동반하는 뇌질환, 당뇨병성 신경염, 노인성 어지럼증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이 또한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며, 노인은 낙상으로 인한 부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합병증 위험이 있다.
비특이성 어지럼증은 심한 현훈증이나 균형실조증이 아닌 좀 더 가벼운 증상을 말한다. 그러나 증상이 가볍다고 해서 경미한 질환은 아니다. 심혈관계의 이상, 심인성 원인에 의한 경우, 약물 유발성 등도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신을 잃을 것처럼 아득해지는 실신성 어지럼증도 있다. 누웠다 갑자기 일어날때 수 초 동안 발생하는 특징이 있으며 저혈당과 기립성 저혈압, 부정맥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어지럼증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선 어지럼증 발생 직후 의료진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만성 어지럼증에서는 그 징후가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며 다양한 검사로 전정계의 이상 증상을 찾아내야 한다.
치료는 약물치료, 이석정복술, 균형감각 재활치료 등이 있다. 편두통성 어지럼증(전정성 편두통)의 경우 적절한 약물 요법은 어지럼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멀미약, 안정제를 복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박지현 부원장은 “어지럽다고 느끼는 것은 균형감각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만성 또는 반복성 어지럼증 환자는 복합적인 원인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진단이 선행되고 그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