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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 ‘에나로이’, AZ ‘에브렌조’ 국내 진입 … HIF-PH 저해제 경쟁 시작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11-29 15:42:34
  • 수정 2022-11-30 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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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5가지 HIF-PH 저해제 모두 승인 … 美, 두 번째 퇴짜, 허가 제품 전무 ‘유효성 부족’ ‘안전성 미흡’ 지적

지난 17일 JW중외제약의 저산소유도인자 프롤린수산화효소(HIF-PH) 저해제 계열 신성빈혈 치료제 ‘에나로이정’(ENAROY 성분명 : 에나로두스타트 enarodustat)가 국내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7월 9일에는 같은 계열의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에브렌조정’(록사두스타트, roxadustat)이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만성신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으로 인해 신장 내 세포의 조혈호르몬(적혈구생성촉진호르몬 Erythropoietin, EPO, erythropoiesis stimulating agents, ESA) 생산기능 저하가 와서 빈혈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약물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HIF-PH 저해제는 기존 EPO 제제의 낮은 치료반응으로 인해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신성빈혈 환자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더욱이 EPO제제는 주사제인데 반해 HIF-PH 저해제는 경구제여서 투여가 편리하다.


저산소유도인자 프롤린수산화효소(Hypoxia-Inducible Factor Prolyl Hydroxylase, hypoxia-inducible factor-proline dioxygenase, HIF-PH) 저해제는 HIF를 분해하는 효소를 저해한다. HIF는 저산소 상태에서 인체가 적응할 수 있도록 산소 감지 경로가 켜지고 혈관신생, 적혈구생성, 해당작용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상향 발현하도록 유도한다.  


HIF-PH 억제제는 HIF-PH 안정화제라고도 하는데, HIF-PH를 억제하면 인체가 마치 저산소증에서 적응하려는 것을 흉내내게 돼 내인성 에리스로포이에틴( erythropoietin, EPO) 생성을 자극하게 된다. EPO의 약 90%가 신장에서 생성되는데, 만성신장병 환자는 EPO의 감소로 빈혈을 겪게 된다. 


HIF-PH 저해제로 개발되고 있는 약물은 아스트라제네카-피브로겐(Fibrogen)이 함께 개발 중인 ‘록사두스타트’(roxadustat, FG-4592),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가 개발 중인 ‘다프로두스타트’(daprodustat, GSK-1278863), 미국 아케비아테라퓨틱스(Akebia Therapeutics)가 개발 중인 ‘바다두스타트’(vadadustat, AKB-6548), 일본 재팬타바코(Japan Tobacco Inc.)가 개발한 ‘에나로두스타트’(enarodustat, JTZ-951), 바이엘의 ‘몰리두스타트’(molidustat, BAY 853934) 등 5가지다. 


이들 5가지 성분이 모두 일본에서 가장 먼저 허가를 받았다. 반면 미국에서는  HIF-PH 억제제의 효과가 과장됐고, 주요심혈관계이상반응(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MACE) 또는 간독성(liver toxicity)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아직 아무런 HIF-PH 억제제도 허가하지 않았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에브렌조정’


록사두스타트는 2019년 9월 일본에서 투석 의존성 만성신장질환 관련 빈혈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 ‘에브렌조(Evrenzo)’라는 상품명으로 출시됐다. 일본에서 피브로겐이 아스텔라스와 계약을 맺고 판매 중이다. CKD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에서 적혈구 생성인자, 헤모글로빈의 증가와 함께 철 성분의 항상성이 관찰됐다. 


록사두스타트는 당초 2020년 12월 미국에서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2021년 8월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승인신청이 반려되는 고난을 겪었다. FDA는 허가신청 반려를 통보하면서 현재로선 록사두스타트를 승인할 수 없으며 다시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경우 추가 임상연구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2021년 7월 15일 FDA 산하 심혈관계‧신장계 약물 자문위원회(CRDAC)가 이 약의 승인을 압도적인 표결결과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자문위는 록사두스타트의 투석치료 비 의존형(nondialysis-dependent, NDD) 만성 신장병(CKD) 수반 빈혈 치료 적응증에 승인에 대해 찬성 1표, 반대 13표로 표결했다. 또 투석치료 의존형(dialysis-dependent, DD) CKD 빈혈 치료 적응증에는 찬성 2표, 반대 12표를 던졌다.


FDA 심사관들은 같은 해 7월 13일 사전 공개한 브리핑 문서를 통해 록사두스타트의 혈전 생성 위험과 이에 따른 주요 심장 이상반응(MACE) 증가 등을 이유로 승인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자문위 위원과 언론에 알림으로써 승인에 부정적인 구름이 드리워졌다.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의 ‘바프세오’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소재 아케비아테라퓨틱스(Akebia Therapeutics)가 개발하고 일본 오츠카(Otsuka)가 도입한 바다두스타트(Vadadustat)는 2022년 3월, FDA로부터 HIF-PH 저해제로는 두 번째로 퇴짜를 맞았다.


FDA는 비투석치료(NDD) 환자군에서 바다두스타트가 대조약인 암젠(Amgen)의 ‘아라네스프(Aranesp, 성분 darbepoetin alfa)’와 비교해 주요심장부작용(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MACE)의 비열등성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첫 MACE 발생까지 걸리는 기간이 더 짧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FDA는 투석치료(DD) 환자군에서 혈전색전증 위험성 증가, 약물 유발성 간 손상 위험성 등 안전성 측면에서 우려를 표시했다. 임상시험 도중 황달이 생기는 사례도 발생했으나 의료적으로 관리하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바다두스타트는 2020년 8월 일본에서 ‘바프세오’(Vafseo)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됐다. 바다두스타트의 일본 및 일부 아시아 국가에 대한 판권은 미쓰비시다나베(Mitsubishi Tanabe Pharma), 유럽 판권은 오츠카가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9월에 아케비아가 발표한 3상 임상인 PRO2TECT 연구 결과 유효성은 확인했지만 심혈관 안전성 입증에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고, FDA는 이를 그대로 꼬집었다. 


일본 쿄와기린의 ‘더브록’


이에 따라 미국에서 최초의  HIF-PH 저해제로 승인받을 기회가 GSK의 다프로두스타트에게 왔다. FDA 승인을 위한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인 Ascend-D(투석 의존성)와 Ascend-ND(투석 비의존성)의 1차 완료일이 각각 2021년 11월과 2022년 3월로 지체된 게 오히려 호기가 됐다. 


다프로두스타트는 만성 신장병(CKD)으로 투석치료를 받고 있거나 받지 않은 성인 빈혈 환자 치료제로 2022년 4월 19일, FDA에 신약승인신청서(NDA)가 제출됐다. 2023년 2월 1일까지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의거해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FDA 산하 CRDAC는 2022년 10월 26일, 투석 동반(DD) CKD 환자의 빈혈 치료에서 다프로두스타트의 유익성이 위험성을 상회한다는 데 찬성 13표, 반대 3표로 지지했다. 그러나 반면 투석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비투석, NDD) 성인 빈혈 동반 CKD 치료와 관련해서는 다프로두스타트의 유익성이 위험성을 웃도냐는 질문에 찬성 5표, 반대 11표로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


찬성 측은 EPO제제보다 안전하고,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견해지만 안전성 모니터링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대 측은 효과를 확신할 수 없으며 심장 관련 안전성 면에서 우려할 부분이 많다는 얘기였다.  


전반적으로 다프로두스타트는 투석 및 비투석 환자 모두에서 표준치료인 에리스로포이에틴 자극제(ESA)에 비해 주요심혈관사건(MACE)의 증가 없이 목표 헤모글로빈 수치를 개선하거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GSK는 올 4월에 강조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다프로두스타트는 미국에서 투석 동반 CKD 환자에 한해 부분적으로 허가받을 공산이 높은 편이다. 록사두스타트와 바다두스타트는 미국 시장에서 허가를 받지 못하면 시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개발사들은 FDA와 접촉하면서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든, 절충적 방안을 모색해서 허가를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허가가 지체되는 이유로는  암젠의 ‘에포젠’(Epogen 성분명 Epoetin alfa)과 얀센의 ‘프로크리트’(Procrit 성분명 epoetin alfa) 등 ESA 제제가 관행적으로 오래 사용돼왔고, 이런 아성을 산업적인 차원에서 보호하려는 FDA의 의중이 깔렸다는 분석도 있다. 물론 HIF-PH 저해제의 효능이 ESA 제제보다 혁신적이지 않아 기대에 못 미치는 게 더 큰 이유다.


다프로두스타트는 2020년 6월 일본에서 ‘더브록(Duvroq)’이라는 상품명으로 투석 여부와 무관하게 만성 신장질환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GSK와 파트너십을 맺은 쿄와기린이 판매 중이다. 

HIF-PH 저해제 계열의 JW중외제약 ‘에나로이’(에나로두스타트, 오른쪽), 바이엘의 ‘머스레도’(몰리두스타트)

 

JW중외제약의 ‘에나로이’ 

 

JW중외제약이 2016년 일본 재팬타바코(Japan Tobacco Inc.)로부터 도입한 에나로두스타트는 혈액 투석을 받는 만성신장질환 성인 환자에게 발생되는 빈혈을 치료하는 신약이다. 2020년 9월 25일 일본에서 ‘에나로이’(Enaroy)라는 브랜드로 허가받았다. 아직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허가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HIF-PH 저해제로, 적혈구생성촉진 호르몬인 에리트로포이에틴(erythropoietin, EPO)의 생산을 활성화하고 철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헵시딘 (Hepcidin)을 감소시켜 헤모글로빈 수치를 개선하는 신성빈혈 치료제다. 1㎎, 2㎎, 4㎎ 세 가지 용량의 정제다.


JW중외제약은 에나로두스타트의 국내 판권을 도입해 국내 28개 병원에서 3상 가교임상을 통해 JTZ-951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기존 치료제인 ‘다베포에틴 알파’에 대한 비열등성도 확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에브렌조정이 아직 보험약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JW중외제약도 보험급여를 받기 원하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FDA 승인을 받은 HIF-PH 저해제가 없는데다가 유효성이 확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개념 약물이긴 하지만 시장 안착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바이엘의 ‘머스레도’


바이엘의 몰리두스타트(BAY-853934)는 바이엘쉐링파마가 발굴해 바이엘헬스케어가 개발 중이다. 2021년 1월 일본에서 ‘머스레도’(Musredo)란 브랜드로  5mg, 12.5mg, 25mg, 50mg, 75mg 등 5가지 용량의 제품이 허가받았다. 현재 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나온 3상 초기 결과 몰리두스타트의 헤모글로빈 수치는 11.28g/dl로 대조약인 ESA 제제인 다베포에틴(ESA, 11.70g/dl)보다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만성신장병의 대표적 합병증인 신성빈혈은 에리트로포이에틴이 결핍되어 적혈구의 분화·증식이 잘 이뤄지지 않아 생기는 빈혈이다. 적혈구 감소에 따른 산소 공급 부족은 장기의 에너지 생산 저하를 유발해 일상생활 활동성을 떨어트려, 삶의 질 저하 및 사망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적으로 7억명 이상이 CKD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중 약 14%가 빈혈을 앓고 있다고 제약사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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