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 번째 원숭이두창 환자를 담당한 의료진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 해외 유입이 아닌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2차 전파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 네 번째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환자는 세 번째 확진자가 검사를 위해 입원했던 격리병상의 의료진으로, 지난 14일 피부병변 검체를 채취하다 주사침에 찔렸다.
방역 당국은 해당 의료진을 고위험접촉자로 분류하고 능동 감시하는 한편 3세대 원숭이두창 백신 ‘진네오스’를 접종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주사침이 찔린 부위에 피부병변이 발생했고, PCR(유전자증폭) 검사 결과 원숭이두창 확진 환자로 판정됐다.
환자는 현재 격리입원 중으로, 격리해제까지 치료받을 예정이다. 방대본은 "환자는 현재 두통 등 경미한 전신 증상이 있으나 전반적인 상태는 양호한 편"이라고 밝혔다.
앞서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는 3세대 두창백신 '진네오스' 5000명분을 국내에 도입해 필수 의료진 접종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희망자만 접종을 마쳤다. 이번 의료진도 주사침에 찔리기 전엔 원숭이두창 백신을 예방접종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대본 관계자는 "필수 의료진이더라도 접종을 강제할 수는 없다"며 "희망자에 대한 접종을 완료했고, 지금까지 총 98명이 접종받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이 실제로 전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9월 발생한 첫 번째, 두 번째 확진자는 모두 유럽에서, 11월 초에 발생한 세 번째 확진자는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입국한 내국인이다.
방대본은 "의료진이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를 진료할 때 안전한 보호구를 착용하고, 사전 예방접종에 적극적으로 협력해달라"며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방문하거나 여행한 국민은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귀국 후 21일 이내 증상이 발생하면 질병관리청 1339 콜센터에서 상담받으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