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의 대표 웰빙 성분인 커큐민이 T세포ㆍB세포 등 면역세포의 생성을 도와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단 한 번의 카레 섭취만으로도 장내 미생물 환경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오뚜기 후원, 한국식품과학회 주최로 6일 서울에서 개최한 ‘제7회 카레 및 향신료 국제심포지엄’에서 새롭게 전해진 내용이다.
‘카레ㆍ향신료로 맞이하는 100세 시대’란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엔 식품ㆍ의약품 전문가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최제민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커큐민을 투여한 실험용 흰쥐의 림프샘에서 B세포 등 면역세포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커큐민이 항체 생산을 도와 독감ㆍ감기 등 각종 감염병과 암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커큐민은 카레의 주원료인 강황의 노란색 색소 성분으로 항산화ㆍ항염증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카레는 단일 향신료가 아니라 강황ㆍ후추ㆍ생강ㆍ계핏가루ㆍ겨자 등 20여 가지 재료를 섞어 만든 복합 향신료다.
심포지엄에서 변상균 생명공학과 교수는 “카레를 구성하는 생강ㆍ후추가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암 치료를 돕는다는 사실을 동물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며 “특히 생강에 풍부한 쇼가올(shogaol)은 우수한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 효능, 후추의 한 성분(piperlongumine)은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효능을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판 민슝(潘敏雄) 식품과기연구소 교수는 강황의 커큐민이 염증 관련 유전자의 활성을 억제해 항암ㆍ항염증ㆍ항산화 효과를 나타낸다고 했다. 그는 “동물실험 결과 커큐민의 일종인 칼레빈-A(Calebin-A)는 대장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커큐민의 일부 체내 대사물질은 오히려 커큐민보다 대장암 예방효과가 뛰어났으며, 간 보호ㆍ항비만ㆍ대사증후군 개선도 도왔다”고 설명했다. 판 교수는 이날 생강에 풍부한 항산화 성분인 진저롤(gingerol)과 쇼가올(shogaol)이 염증과 암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심포지엄에선 폴리페놀(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카레를 즐겨 먹으면 요즘 ‘면역의 본거지’로 통하는 장(腸)에서 미생물의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싱가포르 학자의 연구결과도 주목받았다.
싱가포르 국립대학 미생물과 면역학과 리 유안 쿤(李元坤) 교수는 “장내 미생물의 구성은 면역 등 건강과 웰빙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한 번의 카레 섭취만으로도 사람의 장내에서 비피두스균 등 유익 세균의 비율이 증가했지만 유해 세균(Bacteriodes)의 비율은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카레처럼 폴리페놀이 풍부한 향신료를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 환경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오뚜기 후원으로 2008년 시작된 ‘카레 및 향신료 국제심포지엄’은 코로나19로 인해 일시 중단된 뒤 4년 만에 재개됐다. 그동안 심포지엄에선 카레와 향신료가 건강에 미치는 효능 등 다양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오뚜기 관계자는 “카레 및 향신료 국제심포지엄은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카레 등의 웰빙 효과를 널리 알리기 위한 행사”이며 “앞으로도 국민건강 증진과 건강한 식문화 조성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