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높은 구두를 자주 신는 A씨(33세)는 최근 걸을 때마다 발에 통증이 느껴져 걷는 데 불편함을 느꼈다. 집에 돌아와 발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엄지발가락이 많이 휘어져 있었고 발바닥에는 굳은 살이 박여 있었다. 결국 병원을 찾은 A씨는 검사결과 ‘무지외반증’ 진단을 받았다.
무지외반증이란 엄지발가락을 뜻하는 무지가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과도하게 휘어 엄지발가락 아래 뼈가 툭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선천적 요인으로는 평발, 넓적한 발, 유연한 발 등 가족력의 영향을 받는다. 후천적인 요인은 하이힐 등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외형적인 변형이 두드러지지만 사실 통증이 가장 큰 문제다.
엄지발가락이 한쪽으로 휘면서 돌출된 부위가 신발에 닿아 통증이 발생한다. 또 엄지발가락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두 번째, 세 번째 발가락 사이에 굳은살이 박여 통증이 생기고 발가락이 저리고 아픈 신경통까지 동반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각도를 기준으로 단계를 구분할 수 있다. 만약 엄지발가락의 변형이 외관상 크게 느껴지지 않으면서 통증이 없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 엄지발가락이 휜 정도가 20도 이상으로 외관상 변화가 눈에 띄고 신발을 신고 오래 걸으면 아프고 쉽게 피로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나기태 수원나누리병원 관절센터 부원장은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테이핑이나 신발 교정, 진통소염제 복용 등으로 통증이 사라지고 붓기가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보존적인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30도 이상 엄지발가락이 휘었고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만약 방치할 경우 걸음걸이에 문제가 생겨 신체 균형이 무너지고 허리, 무릎, 골반에도 영향을 줘 척추·관절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거나 더욱 심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편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앞코가 뾰족하고 발볼이 좁은 신발은 발가락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발볼 공간이 여유 있고 2~3cm 정도의 굽이 있는 신발이 적당하다. 또 신발을 사기 위해 자신의 발 사이즈를 재야한다면 저녁 무렵이 좋다.
아침보다 저녁에 발 크기가 5~10mm 정도 커지기 때문이다. 신발을 구입할 때에는 신발을 신고 서 봐야 정확한 착용감을 알 수 있다. 무지외반증 환자라면 하이힐이나 키높이 구두를 피하는 것이 좋지만 꼭 신어야 한다면 하루 6시간, 주 3회 이하로 신는 게 좋다. 구두 굽이 많이 닳았거나 한쪽 부분만 닳았다면 굽을 갈아줘야 한다. 굽이 한쪽만 잘 닳으면 닳은 부위 쪽으로 체중이 더 많이 실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나기태 수원나누리병원 관절센터 부원장은 “실내에서는 편한 실내화로 갈아 신고 귀가 후에는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고 발 스트레칭, 마사지 등으로 발의 피로를 풀어는 것이 발건강을 위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