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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츠카·룬드벡 조현병 치료제 명약 형제 ‘아빌리파이’ vs ‘렉설티’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09-23 12:56:52
  • 수정 2022-12-31 04: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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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렉설티가 수용체 결합력에서 미묘한 우위 … 메타분석 상 유효성 및 안전성 차이 없어

해외 외신에는 한국오츠카의 조현병(옛 정신분열증) 명약인 한국오츠카제약의 아빌리파이정’, ‘아빌리파이메인테나주사’(Abilify, 성분명 아리피프라졸 Aripiprazole)의 계보를 잇는 렉설티’(Rexulti 성분명 브렉스피프라졸 brexpiprazole)에 대한 소개 기사가 넘치지만 국내서는 왠지 출시도 되지 않고 홍보도 되지 않고 있다. 두 약의 재원을 비교하고 왜 출시가 안 되는지 분석해본다. 

 

아리피프라졸은 1995년 일본 오츠카가 OPC-14597(개발코드명)으로 처음 공개했다. 오츠카가 독자 개발하다가 1999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와 공동 상용화 및 판매를 목표로 제휴했다. 200211월 미국에서, 20046월 유럽연합에서 조현병 치료제로 첫 허가를 얻었다. 이어 2004101일에는 양극성장애 관련 급성 조증 및 혼재(복합성) 삽화(10세 이상 어린이), 20071120일에 주요우울장애(단극성장애) 보조제로, 20091120일에는 자폐증을 가진 아동의 과민증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았다.

 

2006년에는 치매관련정신증(dementia-related psychosis)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에게 투여되면 사망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블랙박스 경고문을 붙여야 했다. 이와 함께 아빌리파이에는 아동, 청소년, 젊은 성인이 우울증 약을 복용할 때 같이 복용하며 자살 사고 및 행동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항상 모니터링하라는 내용이 블랙박스에 담겼다. 자살 사고 및 행동 유발 성향은 아리피프라졸이 여타 우울증약보다 더 높다고 연구돼 있다.

 

2007년에는 소아와 치매를 앓는 고령에게 오프 라벨 처방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BMS51500만달러의 배상금을 미국 정부에 내야 했다.

 

201111월에는 오츠카와 덴마크의 룬드벡(Lundbeck)이 저장고를 가진 장기지속형 제제를 비롯해 중추신경계 약물을 공동 개발 및 마케팅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2013년에는 BMS가 오츠카에게 판권을 반납하고 생산 권한만 유지키로 했다.

 

201331일 오츠카와 룬드벡이 공동개발한 월 1회 투여 장기지속형 주사제인 아빌리파이메인테나(Abilify Maintena)’가 조현병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2014126일에는 메인테나가 급성 재발성 조현병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얻었다. 2017728일에는 양극성장애 1(조증이 우세한 형태, 2형은 우울증이 우세)의 단독 유지요법제로 추가 승인을 받았다.

 

20229월에는 아리피프라졸 2개월 장기지속형주사제(Long-Acting Injection, LAI)를 성인 양극성장애 1형의 단독유지요법으로 추가 승인을 받기 위해 FDA에 신약승인신청이 접수됐다. 2023427일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약물동태 시험결과 효과가 2개월 지속되는 신제형은 기존 1개월용 LAI와 동등한 혈중약물농도를 보였다. 2개월용은 1개월용보다 복약 순응도가 높아져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아리피프라졸은 체중 증가, 프로락틴 농도 상승 등 부작용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아 당뇨병, 고지혈증, 고프로락틴혈증 등 질환을 가진 환자에 유리하다. 장기치료에 적합하고, 환자 성기능 부작용도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스페리돈, 올란자핀, 클로자핀 등과 병용 시 이들 약의 부작용(대사 수치 악화)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오츠카와 룬드벡이 공동 개발하는 렉설티는 2015710일 조현병 치료제, 주요우울장애 보조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2016923일에는 조현병의 단독 유지요법제로 추가 승인을 얻었다.

 

202216일에는 조현병의 적용 연령을 13~17세의 소아로 확대하는 보충적 신약승인신청(sNDA)을 허가받았다.

 

렉설티는 아빌리파이의 일본 및 미국 특허가 2015년에 만료될 것에 대비해 개발됐다. 약리기전 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아리피프라졸은 도파민 D2 수용체 및 세로토닌 5-HT1A 수용체의 부분작용제(부분효현제). 이들 수용체를 약하게 자극해서 오히려 이들 신경전달물질의 이송을 방해하는 복잡한 약리작용을 갖고 있다. 작용제와 길항제의 작용이 복합적으로 나타나지만 궁극적으로는 억제에 무게가 실려 있다.

 

5-HT1A 수용체는 5-HT1 수용체 중 가장 많이 발현되고 있으며 수용체 활성화에 의해 세포막의 과분극을 일으킨다. 이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글루탐산 및 아세틸콜린의 방출이 억제된다. 이로써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손상될 수 있다. 반면 우울증과 불안감을 완화시킨다. 이 수용체가 후시냅스에서 활성화되면 SSRI, SNRI, TCA 등 대다수 항우울제에서 보여주듯 5-HT1A 수치가 올라가 우울증을 해소하게 된다. 아리피프라졸은 이 수용체에 대한 작용제가 아니라 부분작용제이기 때문에 항우울 효과 및 조현병 개선 효과가 동시에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리피프라졸은 세로토닌 5HT2A 수용체를 억제해 불안증, 감정변화, 환각 등을 줄이는 효과를 얻어낸다.


이 약은 비정형 도파민-세로토닌계 안정화제(Dopamine Serotonin System Stabilizer, DSS)로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의 발화(Firing)를 안정화시킨다.

 

우울증이 도파민, 세로토닌의 부족으로 야기된다면 조현병은 이들 신경전달물질의 과잉으로 초래된다.

 

요컨대 아리피프라졸은 도파민 D2, 세로토닌 5-HT1A 수용체에 대한 부분 효현 작용 및 5-HT2A 수용체에 대한 길항 작용을 매개로 조현병을 치료한다.


특히 도파민 D2 수용체에 대한 부분 효현 작용은 도파민 시스템을 안정화시켜 조현병의 양성(이상한 행동, 환각, 망상 등) 증상뿐 아니라 음성(침울함, 게을러짐 등)에도 효과를 보이며, 인지기능의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브렉스피프라졸은 아리피프라졸의 이러한 장점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약리학적으로 세로토닌 5-HT1A, 5HT2A, 5HT1A 수용체 및 교감신경제 alpha 1B 수용체에서 아리피프라졸보다 훨씬 더 강력한 작용(결합을 통한 길항작용)을 나타낸다. 또 브렉스피프라졸은 아리피프라졸보다 D2 수용체에서 내재적 활성(intrinsic activity)이 더 적다. D2 수용체에 대한 부분작용제로의 기능은 더 약하고 길항제로의 기능은 더 강하다.

 

임상적 차이점은 개선된 내약성으로도 나타난다. 브렉스피프라졸은 아리피프라졸보다 정좌불능증(akathisia), 추체외로증상(extrapyramidal symptoms)이 덜 나타난다. 유효성은 두 약물이 정신분열증 및 우울증 보조치료제 영역에서 비슷하다.

 

아빌리파이는 개발 역사가 오래돼 소아에 대한 다양한 적응증을 갖고 있다. 조현병(13세 이상, 이하 국내 기준), 양극성장애 관련 조증 및 혼재삽화(10세 이상), 자폐장애 관련 과민증(6세 이상). 뚜렛장애(6세 이상) 등이다. 반면 렉설티는 이제 겨우 미국에서 소아 조현병(13세 이상)만 적응증을 획득했다. 아빌리파이의 우울장애 적응증은 소아에서 아직 허가되지 않았다.

 

두 약의 메타분석을 통한 간접 비교결과 유효성과 안전성에서 별반 다른 차이가 나타지 않았다. 직접 비교결과는 아직 없다.

 

아빌리파이는 우울증 및 자살성향 증가, 여러 정신분열증 약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신경이완제 악성증후군(Neuroleptic Malignant Syndrome) 및 지연성 운동이상증(Tardive Dyskinesia) 위험을 안고 있다. 치매성 정신 노인 환자에서 뇌졸중을 포함한 뇌혈관계 사고 발생 및 사망률을 증가시킬 위험성도 갖고 있다. 이밖에 고혈당, 당뇨병, 정맥혈전색전증, 체중증가, 불안증 등을 경미하게 초래할 수 있다.

 

국내에서 렉설티는 수출용으로만 201827일 허가가 났다. 더 나은 약효가 있음에도 아빌리파이 후속 제품으로 국내에 등판하지 않은 것은 명인제약, 대웅제약, 보령, 삼성제약, 한국파마, 파마사이언스, 신풍제약, 하나제약, 한미약품, 환인제약, 영진약품, 한국파비스, 유니메드, 산도스 등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을 내놓았지만 아빌리파이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지 못한 탓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후발 제약사들이 맥을 못 추는데 굳이 마케팅 비용을 들여서 후속 신약을 들여올 이유가 없어서다.

 

한편으로는 브렉스피프라졸의 아리피프라졸 대비 유효성 우위가 확고하게 검증되지 않은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화학구조식이나 약물동태학적으로 브렉스피프라졸이 더 효과가 강하나 안전성 및 내약성에서 낫다고 주장하지만 임상적인 검증이나 11 비교는 아직 설익기 때문이다.

 

조현병 환자들은 왜 렉설티를 국내 시장에 내놓지 않느냐고 아우성인데 이에 대한 해명이나 언론보도는 아직 나온 게 없다. 기자도 한국오츠카제약에 전화로 물어봤으나 아직 타당성을 검토 중이란 대답만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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