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중반의 한 모 씨는 얼마전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고 새벽에 병원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다. 약을 먹고 하루가 지났는 데도 음경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 탱탱 부은 상태로 발기가 지속돼 응급처치를 받고서야 해결됐다. 지속발기증은 심각할 경우, 세포가 괴사돼 영원히 발기력을 상실할 수 있는 위험한 증상이라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 한 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 30대 회사원 이 모 씨는 이동식 성인용품 차량에서 구입한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했다. 약을 먹은 다음날부터 엉덩이 부위가 쿡쿡 쑤시더니 앉지도 못하고 눕지도 못할 정도가 됐다. 근육통이 너무 심해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거기에다 눈에도 통증과 함께 충혈되는 부작용을 보여 이튿날 서둘러 병원을 찾아갔다.
과도한 음주 및 흡연, 스트레스, 불규칙적인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발기부전 증상을 겪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제대로 된 성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게 되고 가정 내에서도 입지가 크게 좁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정력에 좋은 음식’을 찾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기도 하고, 온라인 쇼핑몰 및 성인용품점 등에서 판매하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구해 먹기도 한다.
하지만 가짜 발기부전 약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처방전 없이 판매되는 가짜 약은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 성분 자체가 검증되지 않은 게 허다하고, 효과 자체가 없거나 치명적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일부는 효과 만큼 부작용이 크다. 또 승인된 성분이라도 과량이어서 부작용이 두드러질 수 있다.
자신의 기저질환 등을 감안하지 않고 마음대로 투약했다가는 심한 경우에는 혈압이 낮아지면서 심장마비 등으로 인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불법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한 후 어지러움 증상과 구토, 두통,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발기부전은 강직도가 충분하지 않거나 지속적인 발기상태가 유지되지 않아서 만족할 만한 성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만약 3개월 이상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전문의로부터 진단을 받고 약물을 복용하는 중간에 건강 상태를 수시로 피드백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사회는 발기부전과 같은 남성 성기능 문제를 주변에 툭 터놓고 의논하는 분위기가 덜 조성돼 있다. 혼자 속으로만 끙끙 앓고 쉬쉬하다가 불법약에 손을 대는 상황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이무연 아담스비뇨기과 원장은 “사람마다 발기부전의 원인이나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고 치료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숙련된 의료진에게 충분한 상담 후 정품 발기부전 치료제 등 약물치료나 보형물삽입술 등 수술치료 등을 고려해 확실한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발기부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발기부전 치료제 당뇨환자 혈당조절 효과도
한편 발기부전 치료제 '타다라필'을 매일 일정량(5mg) 복용하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세철 명지병원 교수 연구팀(내분비내과 이민경·이재혁·손서영 교수, 비뇨의학과 이소연·정태융 교수)은 제2형(성인) 당뇨병과 발기장애 병력이 있는 35~75세 남성 환자 6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뇨병은 특징인 인슐린 분비량 부족이나 인슐린 기능 결함으로 발생하며, 이로 인한 만성 고혈당은 발기장애의 흔한 원인인 대사질환이다. 당뇨병 환자의 39%에서 발기장애가 발생하고, 발기장애 환자의 14%는 당뇨병을 동반한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과 발기장애 병력이 있는 35~75세 남성 환자 68명중 45명에게는 매일 타다라필 저용량(5mg)을 복용시키고, 나머지 대조군 23명에게는 위약(가짜약)을 이중맹검법으로 6개월간 투여한 후 혈당관리 지표인 당화혈색소(포도당이 결합된 헤모글로빈, 정상치 4~6%)를 측정했다. 당뇨병 환자는 혈액 내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져 당화혈색소 수치도 올라간다.
그 결과 두 군 간 평균 당화혈색소는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6개월 후 당화혈색소 감소율은 타다라필 복용군이 0.137%p 감소한 반면, 대조군은 0.196%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진단에 사용되는 공복혈당(FPG)도 타다라필 복용군이 6.4 mg/dL 감소해 혈당 개선효과를 보였다. 공복혈당이 100~125mg/dL이면 당뇨병 전 단계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