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 사이 수도권과 강원, 충청 일대에 폭우가 내렸다. 폭우 기간엔 집안에 습기가 높아져 악취가 심해지고 퀴퀴한 냄새가 나기 쉽다. 덥고 습한 환경에서 곰팡이·세균이 잘 번식하기 때문이다. 특히 습도가 80%를 넘는 장마철엔 세균과 곰팡이가 1년 중 가장 극성이다.
장마철에도 집안 공기를 상쾌하게 유지하도록 제습은 하고 싶은데, 전기요금이 걱정돼 에어컨 등 가전기기 사용을 자제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쓸다정’(알고 보면 쓸모 있는 다양한 정보)의 하나로 집안 제습 요령을 소개한다.
먼저 가장 넓은 공간이자 많은 활동이 이뤄지는 거실의 습기 제거엔 숯만 한 게 없다. 숯은 습기와 함께 냄새를 흡수해 공기 정화의 효과도 지니고 있다. 부엌에서 거실로 넘어오는 음식 냄새와 탁한 공기도 해결이 가능하다. 숯은 침실에 활용해도 좋다. 침대 옆 테이블이나 머리맡에 두고 자면 공기정화 효과가 나고 숙면을 취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숯을 적절한 위치에 놓으면 인테리어 효과까지 볼 수 있다.
향초 역시 제습과 방향제 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 그러나 불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화재의 위험이 있는 거실이나 침실보다는 화장실, 욕실에서 사용하기에 더 적당하다.
장마철 습기는 거실과 침실, 화장실에만 침투하지 않는다. 옷장과 신발장 속으로도 들어가 옷과 침구류를 눅눅하게 하고 신발에서 냄새가 나게 한다.
◇ 요즘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고 남은 커피 찌꺼기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커피찌꺼기를 주머니에 적당량 넣어 옷장이나 신발장에 넣어두면 습기뿐 아니라 냄새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다만 찌꺼기가 젖은 상태면 높은 기온에선 곰팡이가 필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숯을 쟁반이나 접시에 담아 선반이나 옷장, 신발장, 화장실에 넣어두면 반영구적 습기제거제 역할을 한다.
◇ 신문지를 구겨서 신발 속에 넣어두거나, 신발장과 옷장 안에 펴서 깔아두면 높은 제습효과를 볼 수 있다. 건조대 밑에 신문지를 깔아두면 꿉꿉한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이불 사이사이에 한 장씩 펴서 끼워 넣으면 장마철 이불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 습기 때문에 울고 있는 벽에는 물과 에탄올을 4대1의 비율로 섞어 분무기로 뿌려주면 에탄올 성분이 습기를 빨아들여 벽의 습기를 제거할 수 있다. 막 자고 일어난 이불도 바로 개지 않고 에탄올을 뿌린 후 개면 그날 저녁에 보송보송하게 덮고 잘 수 있다. 에탄올은 가까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 음식물 때문에 벌레가 꼬이기 가장 좋은 장소인 주방에서는 굵은 소금이 추천된다. 공기 중 수분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그릇에 담아 냉장고나 주방에 두면 좋다. 벌레 퇴치에도 도움이 되니 1석 2조다.
◇ 먹는 김 등에 들어 있는 ‘실리카겔‘의 알갱이를 따로 모아 전자레인지에 30~40초 돌려 건조한 후 망이나 부직포에 넣고 묶어 점퍼나 재킷에 넣어두면 습기와 냄새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다.
◇ 틸란드시아, 그레이프아이비, 관음죽 등 제습효과가 뛰어난 식물을 비치하면 공기정화, 습기제거는 물론 인테리어 효과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 제습기와 에어컨의 전기소모량은 거의 비슷하나 오히려 에어컨의 제습기능이 더 좋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틀고 선풍기를 창문 방향을 향해 틀어놓으면 뛰어난 제습효과를 볼 수 있다.
△ 주방 배수구의 물때 및 악취 제거 : 싱크대 배수구에는 야채나 밥알 등 음식찌꺼기가 붙어 있어 칫솔로 오염물질을 정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손이 들어가지 않는 배수 파이프에도 칫솔을 집어넣어 둥글게 돌려주면 쉽게 청소가 된다. 수시로 끓인 물을 부어주면 살균은 물론 악취제거도 되고 배수구가 막히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배수구 악취가 심할 때는 소독용 알코올을 뿌리고 1~2시간 기다리면 냄새가 제거된다. 부엌 배수관이 지나가는 싱크대 안쪽은 세균 번식이 쉬운 곳이다. 곰팡이는 물걸레만으로는 제거하기 힘들다. 알코올을 수건에 묻혀 문질러 닦아낸 다음 마른 걸레로 물기를 제거해 주어야 한다.
△ 냉장고 청소 및 악취 제거 : 냉장고도 여름철엔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2주에 한 번씩은 마른 행주에 알코올을 묻혀 구석구석 청소해 주어야 한다. 냉장고 냄새가 심할 경우 숯, 식빵, 녹차찌꺼기 등을 태운 뒤 은박지에 담아두면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된다.
△ 옷장 습기 제거 : 습기 찬 옷장은 곰팡이와 벌레의 주 서식지가 된다. 주기적인 청소와 건조 상태 유지가 중요하다. 땀이 밴 옷가지는 방치하지 말고 곧바로 세탁해야 한다. 옷이나 이불 사이에는 신문지 한장씩을 끼어두고 습기가 많은 서랍장 밑바닥에도 신문지를 깔아두면 습기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다. 습기는 바닥부터 차오르기 때문에 제습제를 둘 때는 옷장 아래쪽에 둬야 한다. 옷장을 정리할 때 습기에 강한 무명이나 합성섬유는 맨 밑에, 모직은 중간, 비단류는 맨 위에 놓으면 옷에 습기가 차 손상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옷은 될 수 있으면 옷걸이에 걸어두고 가끔 선풍기 바람을 쐬어주면 좋다.
△ 욕실의 곰팡이 제거 : 여름철 욕실은 물 사용이 잦아 곰팡이와 물때가 생기기 쉽다. 특히 타일 틈새는 거뭇거뭇한 곰팡이가 쉽게 생기기 때문에 항상 솔로 문질러 청소해야 한다. 욕실 바닥은 락스, 곰팡이제거제 등을 구석구석 뿌린 뒤 30분쯤 지나 물청소를 해준다. 평소 목욕을 한 뒤에도 욕실 벽 중간부터 바닥까지 뜨거운 물을 뿌려주고 환기시키면 곰팡이를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