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약기업 사노피가 비중점 의약품 17가지 성분을 중추신경계(CNS) 전문 유럽 제약기업 노이락스팜(Neuraxpharm)에게 매각한다.
노이락스팜은 사노피로부터 CNS질환(정신신경계 질환) 15개 성분, 통증 및 혈관질환 2개 성분을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노이락스팜은 중추신경계 의약품에 중점을 둔 선도적인 유럽 특수 제약회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노이락스팜이 인수하게 될 사노피 제품들은 전 세계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노이락스팜은 독일 뒤셀도르프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양대 거점을 두고 있다.
이번에 인수할 CNS 포트폴리오는 ‘노지난’(Nozinan 성분명 레보메프로마진, Levomepromazine, 또는 methotrimeprazine), ‘트랑센’(Tranxene, 성분명 클로라제페이트, Clorazepate), ‘티아프리달’(Tiapridal 성분명 티아프라이드, Tiapride), ‘도그마틸’(Dogmatil 성분명 설피라이드 Sulpiride), ‘라각틸’(Largactil 성분명 클로르프로마진 Chlorpromazine)을 포함한다.
노지난은 페노치아진 계열로 강력한 진정 효과를 발휘해 걸을 수 없는 환자의 중등도 이상 통증에 쓰인다. 클로르프로마진에 비해 항성신병 효과가 절반이고 저혈압, 지연성 운동이상증 등 부작용도 심하다. 아드레날린, 도파민, 히스타민, 무스카린성 아세틸콜린, 세로토닌 등 다양한 수용체에 작용해 일명 ‘더러운 약물’이란 오명을 갖고 있다.
트랑센은 벤조디아제핀 계열로 항불안, 항경련, 최면, 골격근이완제로 쓰인다. 티아프리달은 선택적인 도파민 D2 및 D3 차단제로 운동이상증, 알코올금단증후군, 노인의 동요 및 공격성, 정신질환의 음성적 증상(negative symptoms of psychosis) 등을 치료한다. 도그마틸도 트랑센과 유사한 기전과 효과를 가졌다. 라각틸은 조현병, 양극성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에 쓰이는 보편적인 약물이다. 이들 17개 성분 CNS 질환약은 광범위한 약효를 가졌으나 부작용도 그만큼 큰 ‘올드보이’ 약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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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및 혈관 포트폴리오의 제품은 각각 ‘토팔직’(Topalgic 성분명 트라마돌 Tramadol)과 ‘트렌탈’(Trental 성분명 펜톡시필린 또는 옥스펜티필린, Pentoxifylline, oxpentifylline)이다. 트렌탈은 말초동맥질환에 의한 근골격계 통증에 쓰인다.
노이락스팜은 이들 포트폴리오 인수로 연간 약 6억유로의 매출이 신규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17개 성분은 총 38개의 브랜드에 함유돼 있다.
노이락스팜의 요르그-토마스 디어크스(Jörg-Thomas Dierks) CEO는 “인구 고령화와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 향상에 따라 CNS 시장의 상당한 성장 잠재력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이번 인수로 유럽 내 입지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사노피는 폴 허드슨(Paul Hudson) CEO 취임 이후 동종 계열 최초 또는 동종 최고의 의약품에 집중하는 ‘승자전략’을 표방하면서 비중점 제품을 매각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오랜 파트너사인 리제네론에게 PD-1 억제제인 ‘리브타요주’(Libtayo, 성분명 세미플리맙, cemiplimab-rwlc)의 전권을 9억달러의 선불계약금과 순매출액 대비 11%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전격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