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전 시행하는 검사인 하지 X-ray와 피검사만으로 환자의 ‘근감소증(sarcopenia)’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노두현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황두현 수련의, 안성호 학생)은 인공지능인 합성곱 신경망과 기계학습의 분류 모델을 복합적으로 이용해 수술 전 하지 X-ray와 피검사 결과만으로 근감소증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 모델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라 근육량이 줄어들고 근육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낙상, 골절, 여러 수술 후 합병증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꼽힌다. 따라서 수술 전 선제적으로 근감소증 환자를 선별하고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근감소증 선별을 위해 종아리 둘레 수치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연령에 따른 지방 축적, 피부 탄력의 변화 등으로 인해 범국가적으로 권장되는 방법은 아니다.
반면 근육의 양으로 근감소증을 진단하는 경우 MRI 혹은 CT를 활용한다. 이 방법은 근육량 측정 정확도가 높은 장점이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방사능 피폭, 관찰자에 따라 상이한 측정 결과 등의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형외과 분야에서는 환자에게 부담이 되는 추가 검사 없이 기존에 시행하는 검사만으로 근감소증을 선별할 수 있는 적절한 도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수술 이력이 없는 건강한 지원자 227명의 하지 X-ray 사진을 사용해 자동 근육 분할(X-ray 사진에서 근육에 해당하는 부분을 구획화해 나타낸 것) 역할을 수행하는 딥 러닝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예측 모델은 하지 X-ray 사진으로부터 근육을 분할해 환자의 전신 근육량을 추산한다. 그리고 이를 포함한 총 7개의 변수(예측 전신 근육량, 체질량지수, 빌리루빈, 헤모글로빈, 알부민, 단백질, 나이)를 활용해 근감소증을 예측한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활용해 퇴행성 무릎 관절염 치료를 위해 슬관절 전치환술(Total Knee Arthroplasty, 이하 TKA)을 앞두고 있는 환자 403명을 테스트했다.
연구 결과 개발된 딥 러닝 모델이 하지 X-ray 사진의 자동 근육 분할 측면에서 전문의가 표시한 것과 다름없는 높은 성능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근감소증 예측 모델의 검증 단계에서 해당 모델의 예측 능력(AUC: Area Under Curve)의 수치는 0.98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근감소증을 예측하는 7개의 변수 중 PMV(예측 전신 근육량) 값은 근감소증을 판별하는 기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CT, MRI 영상 촬영이나 체성분 분석, 골다공증 검사와 같은 별도의 진단을 통해 확인하던 근감소증을 수술 전 간단한 X-ray와 피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노두현 교수는 “본 기술을 활용해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형외과 수술을 받는 환자의 근감소증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1저자로 참여한 황두현 수련의는 “이번 연구는 최근에 각광받는 딥러닝과 머신러닝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실제 임상에서 필요한 기술을 직접 개발한 좋은 예시다”라며 “근감소증 환자들에게 수술 전후의 근육량 보강 및 합병증에 대한 사전 교육을 실시해 수술 후 위험인자에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SCI 학술지 ‘임상의학학술지(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