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자가면역 피부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더마반트사이언스(Dermavant Sciences)가 개발한 비스테로이드성 건선 치료제인 ‘브이타마’(VTAMA 성분명 타피나로프 Tapinarof, 코드명 DMVT-505) 크림 1%가 24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건선 치료용 비 스테로이드 국소도포제가 FDA의 허가를 취득한 것은 브이타마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미국에서는 25년 만에 등장한 국소도포용 신규 화합물이다. 사용 기간이나 신체 표면 부위에 따른 제한이 없고 관해 효과가 있는 경증, 중등증, 중증에 모두 쓸 수 있는 성인 건선 치료제다. 52주간 장기투여가 가능하고 인체 어느 부위에나 바를 수 있다.
타피나로프는 아릴탄화수소 수용체(aryl hydrocarbon receptor, AhR)에 작용해 피부 방어 기능을 강화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IL-2, IL-13, IL-17A, TNF-α, IFN-γ)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치료용 AhR 조절제(therapeutic aryl hydrocarbon receptor modulating agent, TAMA)로 부르기도 한다.
타피나로프는 특정 선충(nematode)의 공생 박테리아로부터 발견된 자연 유래 소분자 비스테로이드성 항염 물질이다. 지난해 중반에 52주 연장 연구를 마치고 FDA에 신약승인신청을 제출했다.
타피나로프는 더마반트가 2018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로부터 중국외 글로벌 판권을 확보한 품목이다. 잘 알려진 개발명은 GSK2894512. 건선 이외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자체 개발했다는 주장 아래 성분명은 벤비티모드(Benvitimod)로 정해졌고, 2019년 중국서 승인돼 상품명 Symbiox Benvitimod Cream(欣比克 本维莫德乳膏)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같은 약이다. 중국 판권은 Beijing Wenfeng Tianji Pharma Ltd가 보유하고 있고, 원개발자는 이 회사의 Chen Genghui로 1999년 중국 특허를 획득했다. 10년간의 연구 끝에 2009년 중국에서 임상에 들어갔다고 알려져 있다.
‘PSOARING 1’ 및 ‘PSOARING 2’ 등 2건의 3상 임상시험에서 브이타마 도포군은 치료 착수시점에서부터 12주차에 이르기까지 ‘의사종합평가’(Physician Global Assessment (PGA) 6점 지표를 적용해 평가한 결과 최소 2등급 개선되면서 피부가 완전히 깨끗해지거나(0점) 거의 깨끗해진(1점) 환자의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두 임상시험에서 이런 기준을 충족한 브이타마 도포 환자의 비율은 각각 36%, 40%로서 각각 위약(vehicle)의 6%, 6%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또 착수시점부터 127주차에 이르기까지 ‘건선 부위 면적 및 중증도 지수’(PASI)를 적용했을 때 75% 이상 개선된 비율(PASI 75)도 브이타마 치료군이 위약대조군을 통계적으로 매우 높은 유의성을 보였다.
두 시험에서 보고된 브이타마크림의 안전성 프로필은 부작용이 대부분 도포 부위에 국소적으로 나타난 데다 경도~중등도에 그쳤다. 고빈도 부작용은 모낭염, 비인두염, 접촉성 피부염 등이었다.
‘PSOARING 1’ 및 ‘PSOARING 2’을 마친 피험자들 가운데 적합한 환자들은 3상 장기 연장시험(Long Term Extension, LTE)으로 설계된 ‘PSOARING 3’ 라벨 개방 임상시험으로 이어져 40주 동안 추가로 브이타마크림을 도포했으며, 4주 동안 추적조사를 받았다. 장기 연장시험 피험자들은 최대 52주(40주+12주) 동안 브이타마크림을 계속 사용했다.
PSOARING 1 및 PSOARING 2 임상시험을 마친 피험자 가운데 3상 장기 연장시험에 등록한 환자들의 비율은 92%에 달했다. 피험자 40% 이상(763명 중 312명)이 적어도 한번 완전히 깨끗한 상태(PGA 0점)에 도달했다. 이들 중 증상이 관해효과가 소멸되기(다시 악화)까지 소요된 평균기간은 130일이었다.
장기 연장시험에 참가했던 설문조사에 참여한 피험자들의 78.5%(763명 중 599명)가 설문에 응했다. 이들 중 85.8%가 브이타마를 사용해 자신의 건선 증상을 용이하게 관리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83.6%가 브이타마의 효과에 만족감을 보였다. 81.7%는 앞서 사용했던 국소도포제들에 비해 한층 더 효과적이었다고 답했다. 브이타마 크림이 신속하게 흡수됐다는 데 강하게 동의했거나 동의한 사람은 89.5%에 달했다. 89.0%는 번들거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79.9%는 피부에 도포했을 때 좋은 느낌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마반트사이언스의 토드 자보드닉(Todd Zavodnick) 대표는 “증상의 중증도와 무관하게 사용기간의 제한없이 성인 건선 환자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브이타마 크림이 FDA의 허가를 받아 기쁘다”며 “다음달 첫째 주에 미국시장에서 시판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새로운 계열의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취득한 브이타마가 다수의 성인 판상형 건선 환자들을 위한 효과적이고 새로운 비 스테로이드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브이타마는 52주 이상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내는데다가 안면이나 피부 주름 부위, 목, 외음부, 국소 부위, 염증 부위 및 겨드랑이 등 전신에 사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브이타마 3상 임상을 총괄하고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린 뉴욕 소재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의 마크 렙홀(Mark G Lebwohl) 피부과 교수는 “건선 치료용 국소도포제 영역은 지난 20여년 동안 미미한 수준의 혁신에 그쳤고 브이타마크림의 이번 허가 취득은 경도, 중등도, 고도의 성인 판상형 건선 환자를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하루에 한번 바르고, 스테로이드를 쓰지 않으며, 임상적 유효성이 광범위하고 약을 끊어도 4개월 이상 효과가 지속된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