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한 모씨(34)는 최근 주말마다 알 수 없는 두통에 시달렸다. 충분히 휴식을 가지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주말만 되면 두통이 찾아왔다. 일상생활이 힘들어진 한모씨는 결국 신경과 전문의를 찾았다.
진단 결과 카페인 중독으로 인해 주말 두통이 생긴 것이었다. 카페인 중독과 주말에 생기는 두통이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커피를 즐겨 마시는데, 커피는 몸에 있는 피로를 해소시켜주고 업무를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문제는 평일보다 커피를 덜 마시는 주말이 오면 온종일 머리가 지끈거리고 두통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두통을 ‘카페인 금단성 두통 또는 카페인 두통’이라고 한다. 카페인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이때 두통이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런데 평소 즐겨먹던 커피를 주말에 먹지 않았을 경우 혈관이 이완하게 되고 확장하면서 두통이 일어날 수 있다.
만약 주말마다 두통이 찾아온다면 카페인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카페인 일일 최대 권장 섭취량은 임산부는 300mg 이하, 성인은 400mg 이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잔의 카페인 함유량은 약 150mg(355ml)인데, 만약 하루에 아메리카노 3잔 이상(카페인을 450mg 이상)을 마시고 있다면 카페인 중독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럼 주말에 카페인 두통을 없애기 위해 커피를 꼭 마셔야 할까? 과다한 카페인 섭취로 인한 두통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조금씩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카페인의 효과와 부작용이 사라지는 시간은 3시간에서 길면 10시간으로 짧은 편이다. 카페인을 끊고 하루 정도 두통, 불안감, 우울감 등 금단 증상이 나타나다가 일주일 안에 모두 사라진다.
김태경 강남나누리병원 뇌신경센터 과장은 “주말에 발생하는 두통을 줄이기 위해서 커피는 1~2주에 걸쳐 서서히 섭취량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이때 디카페인 음료와 번갈아 가면서 마시거나 가벼운 선택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만약 두통이 심하다면 카페인이 함유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게 통증을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너무 자주 복용할 경우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 심할 때만 한 알씩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반대로 오히려 커피를 마셔야 하는 두통도 있다. 바로 잠을 자다가 갑자기 깨는 수면 두통이다. 이러한 두통을 겪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에서 깬 뒤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심한 두통을 느낀다. 이때 카페인을 섭취하면 각성 효과는 없으면서 두통이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잠에서 깰 정도로 심한 두통이 있을 땐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신경과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