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혼자 먹는 성인은 우울감에 빠지거나 자살을 생각하는 위험이 두 배 가까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혼자 저녁을 먹는 남성은 수축기 혈압(최대 혈압), 여성은 당화혈색소(당뇨병의 진단기준 중 하나)가 동반 식사하는 남녀보다 유독 높았다.
25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박혜순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녀 1만3,522명을 가구원 수별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 결과(한국 성인에서 혼자 하는 식사와 관련된 건강 행태, 영양 상태 및 정신 건강: 제7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이용)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여성이 혼자 저녁을 먹는 비율은 23.8%로, 남성(20.4%)보다 높았다. 남성은 20∼30대와 60∼70대, 여성은 60∼70대가 혼자 저녁을 가장 많이 먹는 연령대였다. 혼자 식사하는 남녀 모두에서 동반 식사 남녀보다 총 에너지 섭취량, 단백질의 섭취 비율, 철분, 일부 비타민 B군(B1ㆍB2ㆍ나이아신)의 섭취량이 적었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혼자 식사하는 사람의 일부 영양소 섭취가 부족한 것은 이들이 간편 단일 식품을 선호하며 채소ㆍ어패류 등 균형 잡힌 식단을 챙겨 먹기 어렵기 때문으로 여겨진다”며 “함께 식사하면 식사 시간이 길어져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혼자 식사하는 남성은 동반 식사하는 남성보다 수축기 혈압과 탄수화물의 섭취 비율이 높았다. 혼자 식사하는 여성은 동반 식사 여성보다 당화혈색소가 높게 나타났다.
나 홀로 식사는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혼자 식사하는 남성은 수면 부족 위험이 1.3배, 우울한 기분에 빠질 가능성이 1.9배, 자살 생각이 2.2배 높았다. 나 홀로 식사 여성은 수면 부족 위험ㆍ우울한 기분ㆍ자살 생각 가능성이 동반 식사 여성보다 각각 1.4배ㆍ1.5배ㆍ1.6배였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에서) 혼자 식사하는 남성의 우울과 자살 생각 위험이 여성보다 크게 나타났다”며 “혼자 하는 식사가 남성의 정신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