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을 중단한 청소년 9명 중 1명이 5년 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학업중단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 시도 경험률은 학교에 다니는 또래 청소년의 세 배에 달했다.
2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박현주 강원대 간호학과 교수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13∼2017년 학업중단 청소년 패널조사에 참여한, 1년 이내에 학업중단 경험이 있는 청소년 776명의 5년 이내 극단적 선택 경험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학업중단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학교중단 이후 5년간 극단적 선택 시도 경험률은 11.2%에 달했다.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의 자살 시도 경험률(4.1%, 2012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의 거의 세 배였다.
박 교수는 논문에서 "학업중단 경험 청소년은 극단적 선택 시도의 고위험군"이며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은 직업훈련기관ㆍ대안 교육기관ㆍ상담센터ㆍ검정고시 학원 등의 방문 가능성이 크므로, 이런 기관에 극단적 선택 시도 예방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업중단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 시도 건수는 학업중단 첫해인 2013년에 가장 많았다(62명). 2014년 14명, 2015년 14명, 2016년 10명, 2017년 4명 등 해마다 감소했다.
박 교수는 논문에서 "학업중단 이후 첫 1년간 가장 많은 학생이 극단적 선택 시도를 했다"며 "학업중단 이후 첫 1년 이내가 이들의 극단적 선택 시도 예방을 위한 '황금 시간'(golden time)"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1년 이내에 학업중단을 경험한 청소년은 자아존중감이 낮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부모로부터 신체적ㆍ정신적 학대를 경험할수록 학업중단 이후 5년간 극단적 선택 시도의 위험이 커졌다. 학업을 중단한 남성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 시도 위험이 여성 청소년보다 두 배가량 더 컸다.
박 교수는 논문에서 "우리나라는 학력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어서, 학업중단 청소년은 '사회적 낙오자'란 평가를 받기도 하며, 직업을 찾는 데도 한계가 있어 학업중단 이후 사회적 부적응 상태에 빠지기 쉽다"며 "사회적 부적응 상태와 함께, 자살의 위험요인인 우울, 가족 내부의 문제, 학대받은 경험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청소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한국학교보건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