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은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만 2년이 되는 날이다. 지금까지 총 70만여명이 감염됐고, 6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정부 방역 정책이 다시금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 3주간 계속됐던 확진자 감소 추세가 주춤하면서, 이번 주부터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하루 확진자 수는 6603명으로 20일만에 다시 6000명을 넘어섰다. 당국은 일일 확진자 5000명을 기점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전체 코로나19 감염의 50% 이상을 차지해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이에 따른 방역과 의료대응체계를 빠르게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집트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도 20일(현지시간) “우리나라도 이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게 기정 사실화되었다”며 “정부는 그동안 준비해 온 오미크론 대응체제로 신속히 전환하고, 총리 중심으로 범부처가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이 26.7%를 기록하는 등 매우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호남권‧경북권‧강원권 등의 30%이상의 검출률은 오미크론 변이의 빠른 지역사회 확산 추세다. 특히 군부대‧사업장‧다중이용시설 등 집단 사례가 다수 발생하여 n차 전파가 지속될 위험이 크다.
질병관리청의 분석모델에 따르면 이번 주말쯤 오미크론 변이 우세종화가 예측되고 있다. 여기에 해외입국과 지역 간 이동이 많은 설 연휴가 다가옴에 따라 오미크론의 대규모 유행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속가능한 일상회복을 위한 오미크론 확산 대응 전략' 시행 준비에 들어갔다. 오미크론 대비 단계에서는 기존 3T 전략(검사·확진(Test)-조사·추적(Trace)-격리·치료(Treat))을 유지하고, 방역‧의료 인프라를 지속 확충한다. 일일 확진자가 7000명을 넘어서는 오미크론 대응 단계에서는 통상적인 감염 통제 대신 중증예방과 자율·책임 중심의 대응전략으로 전환, 즉시 추진한다.
‘n차’ 감염 차단 선 항체검사·후 PCR로 대응 고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를 신속히 찾아내기 위한 방안도 마련 중이다.검사 과정이 보다 간소한 항원검사를 우선 활용하고, 이후에 정확도가 높은 PCR검사를 통해 양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사량 증가에 대응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다.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3배 강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방역당국이 선제적으로 확진자를 발견해야 ‘n차’ 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고령·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보호할 수 있다.
자가 격리 및 재택 치료기간은 기존 10일에서 7일로 단축된다. 의료 대응 측면에서 병상 효율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확진자는 확진 후 7일 차에 격리해제되고, 격리 해제 이후 3일간 방역수칙을 자체적으로 준수하도록 권고한다.
중대본은 "아직 확진자수가 7000명을 넘기지 않아 대응단계에는 진입하지 않았지만 5000명을 돌파해 오미크론 확진자 생활치료센터 입소 원칙을 재택치료로 전환하는 등 준비단계에 착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아직 7000명을 넘기기 전이지만 대응단계 준비의 일환으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중, 무증상·경증인 경우엔 재택치료를 받도록 전환했다는 설명이다.PCR 검사는 우선순위에 따라 감염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고령자·유증상자·밀접접촉 등 역학적 관련이 있는 사람·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동네 병 의원 등에서 코로나 진료 가능
대응 단계에 돌입하면 지역 병·의원 중심의 일상 진료체계가 가동된다. 방역당국은 호흡기 전담 클리닉과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의원 등을 1차 대응 의료기관으로 지정하는 등 코로나19 진료가 일상적으로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경증 환자는 동네 병·의원에서 외래 진료·처방을 받은 뒤 재택 치료를, 중등증 이상 환자는 감염병전담병원 등에서 입원 치료를 받게 된다.오미크론 우세종화가 고개를 들면서 동네 병·의원 중심 코로나19 진료체계 전환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높아졌다.해당 체계로 개편된 이후에는 유증상자가 호흡기전담클리닉과 지정 병·의원에서 검사를 받게 된다. 확진자 가운데 경증은 동네 병·의원에서의 외래 진료·처방 후 재택치료를 받고, 중등증 이상은 감염병 전담병원 등에서 입원 치료를 받게 된다.
무증상·경증인 오미크론 감염자는 재택치료 허용
대응 단계 준비의 일환으로 19일부터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라도 무증상·경증일 경우에는 재택치료를 받게 됐다. 그간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병원 입원이나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원칙으로 해왔지만, 앞으로는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고령층·기저질환자를 병원·시설에 배정하고 나머지 감염자는 재택치료를 받게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