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을 말한다. 폐 자체에 발생하면 ‘원발성 폐암’,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폐로 전이돼 발생한 암은 ‘전이성 폐암’이라고 한다. 또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하는데 폐암 가운데 80~85%는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은 다시 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등으로 나뉜다.
‘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암 사망률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한국인 사망 원인 통계’에서도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36.2명으로 1위였다.
그럼에도 폐암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오히려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하면 증상이 회복된다’거나 ‘장기간 흡연한 경우 금연해도 소용없다’,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 받으면 된다’는 등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로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키고 치료시기를 놓쳐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많다.
서종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폐암은 증상이 발견됐을 때는 이미 다른 장기에도 암세포가 퍼져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는 병기를 넘어간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생기기 전에 조기에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서종희 교수의 도움말로 사망률이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잘못 알고 있는 폐암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폐암의 가장 중요한 발병요인인 흡연이다?
흡연은 폐암의 가장 중요한 발병 요인으로 작용하는 게 맞다. 간접흡연도 포함된다. 폐암의 약 85%는 흡연이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폐암의 발생 위험은 직접흡연이 13배, 장기간 간접흡연이 1.5배 증가시킨다. 흡연의 양과 기간도 폐암에 걸릴 확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성 폐암 환자의 80% 이상은 흡연 경험이 없는 경우다. 간접흡연과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주방 내 유해연기, 방사성 유해물질 노출, 노령화에 따른 암 발병 자체의 증가 등이 증가 요인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석면·비소·크롬 등의 위험요인에 노출된 직업적 요인, 공기 중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방사선 물질 등의 환경적 요인, 폐암 가족력이 있는 유전적 요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발생한다.
폐암은 자각증상이 없다?
폐암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실제로 폐암 환자 중 평균 5~15%만이 무증상일 때 폐암 진단을 받는다. 증상이 나타날 때면 이미 폐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자각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객혈·가슴 통증·호흡곤란이다. 이외에 비특이적 증상으로 체중 감소·식욕부진·허약감·권태·피로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폐암 환자 공기 좋은 곳으로 가면 효과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폐암 환자가 공기가 좋은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실증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상식’이라고 지적한다. 공기 좋은 곳에서 사는 것과 폐암 발생률은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폐암 학회는 “오히려 응급 의료시설이 있는 도시지역과 멀어져 폐렴, 호흡곤란 등의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때 진료를 받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연하면 즉시 폐암 발병률이 낮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금연하면 빠른 시간 내에 폐암 발생위험이 비흡연자와 거의 같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오해다.
실제로는 금연 뒤 15~20년은 지나야 폐암 발병 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아진다. 따라서 이러한 오해는 흡연의 위해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지에 대해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저타르 또는 ‘라이트’ 담배, 시가는 일반 담배보다 안전하다?
이들 담배 역시 폐암의 발병원인으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멘솔 담배를 조심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멘솔 담배가 더 위험하고, 더 끊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멘솔 담배가 주는 시원한 느낌은 일부 사람들에게 연기를 들이마시도록 자극한다.
파이프 담배와 시가 역시 마찬가지로 입·목·식도·폐의 암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 특히 시가 흡연은 심장병과 폐질환에 걸릴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게 만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폐암이 발생했다면 금연은 무의미하다?
금연은 폐암 치료가 더 성공적일 수 있도록 만든다. 부작용의 위험도 줄어든다. 수술을 할 경우에도 이미 금연한 이들이 흡연자들보다 더 병에 양호한 예후를 보인다. 금연은 암의 재발을 막아주기도 한다.
따라서 폐암을 진단받은 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흡연을 계속하는 것은 생존의 기회를 스스로 날리는 일 밖에 되지 않는다.
폐암환자는 육류섭취를 줄여야 한다?
일부 사람들은 잘못된 상식으로 폐암환자가 육류 섭취를 많이 하면 암이 더 빨리 자랄 수 있어 줄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다.
폐암환자는 체력이 매우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육류, 채소 등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폐암을 일정부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폐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연이다. 흡연자는 지금부터라도 담배를 끊어야 한다. 오염된 공기·미세먼지·석면·비소 등도 폐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폐암유발물질이 유입되지 않도록 외출이나 작업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40세 이후에는 매년 1회씩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자나 흡연력이 오래된 사람의 경우 폐암 조기 진단 방법으로 추천되는 저선량 CT를 찍어보는 것이 좋다. 저선량 CT는 환자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1/6로 최소화한 장치로 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