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근무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은 주당 40시간 근무하는 사람에 비해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이 2배 이상이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조영순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한상수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8)에 참여한 성인남녀 1만4천625명의 근로 시간과 우울, 자살 충동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주당 근무 시간에 따라 △31∼40시간(5천383명·36.8%) △41∼50시간(4천656명·31.8%) △51∼60시간(2천553명·17.5%) △ 60시간 초과(2천33명·13.8%)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주당 31∼40시간 근무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주당 41∼50시간 근무자의 우울 위험은 1.3배였다. 주당 41∼50시간 근무자는 1.5배, 주당 60시간 초과 근무자는 1.61배에 달했다.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는지 등을 설문해 분석했을 때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주당 60시간 초과 근무자가 자살을 생각할 위험은 주당 31∼40시간 근무자의 2.3배였다.우울감과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칠 만한 외부 요인을 모두 보정한 결과다.
한 교수는 "주당 법정 노동시간인 40시간 이하를 기준으로 했을 때 근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우울감이 커졌다"며 "자살 생각의 경우 60시간을 초과했을 때 두드러지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시간 노동이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신체적 질환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