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바티스는 경구용 MET 억제제 ‘타브렉타정’(Tabrecta 성분명 카프마티닙 capmatinib)이 MET 엑손 14 결손(skipping)이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비소세포폐암은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다양한 돌연변이가 존재하며 염색체 7번 장완에 위치한 원종양유전자인 MET 에도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MET 유전자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상 반응을 MET 조절장애(dysregulation)라고 하며 크게 MET 증폭(amplification)과 MET 변이(mutations)로 나뉜다. MET 엑손 14 결손은 대표적인 MET 변이에 해당된다.
MET 엑손 14 결손이 일어나면 세포 신호와 증식,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MET 경로가 과도하게 자극되고 암세포의 증식을 유발한다. MET엑손 14 결손은 전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3%에서만 나타날 정도로 흔치 않지만 공격적인 특성 탓에 예후가 좋지 않고 특히 MET 엑손 14 결손 환자 대상의 후향적 분석 연구에서 MET 엑손 14 결손 환자 중 진단 당시 뇌전이 환자는 37%, 뼈전이 환자는 49%로 나타났다.
타브렉타는 MET 수용체 티로신 키나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세포 내 수용체의 인산화효소 영역에 결합해 MET 인산화 반응을 차단하고 MET이 주요 하위 신호전달 경로를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을 막는다. 타브렉타는 이러한 기전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2019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 신속승인 절차를 거쳐 작년 5월 MET 유전자 변이를 표적하는 항암제로 FDA 허가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이번 허가는 MET 엑손 14 결손이 확인된 97명(28명+69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주요 임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2상 임상 GEOMETRY mono-1 연구에서 타브렉타를 투여한 환자 중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에서는 68%,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에서는 41%의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이 나타났다. 특히 환자들의 이런 반응은 빠르게 관찰됐다.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68%,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의 82% 등 대부분의 환자가 타브렉타로 치료 시작 후 7주 이내에 반응을 보였다.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반응지속기간 중간값(median Duration of Response, mDOR)은 12.6개월이었고 치료받은 환자는 9.7개월이었다.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 CR)와 부분관해(Partial Response, PR), 안정병변(Stable Disease, SD)을 보인 환자 수를 모두 집계한 질병통제율(Disease Control Rate, DCR)은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에서 96%로 28명의 환자 중 27명의 질병이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에서는 69명 중 54명의 질병이 통제돼 질병통제율은 78%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뇌 전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13명의 두개 내 병변에 대한 객관적반응률(intracranial ORR)을 사후분석한 결과 완전관해를 보인 4명을 포함해 12명(92%)에서 질병통제가 확인됐다.
연구에선 이미 알려진 타브렉타의 안전성 프로파일도 확인됐다.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예측 가능한 1, 2등급이었고 용량 조절로 해결할 수 있었다.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말초부종과 메스꺼움, 구토 및 혈중 크레아티닌 증가 등이었다.
신수희 한국노바티스 항암제 사업부 대표는 “예후가 좋지 않음에도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의료적 수요가 높았던 국내 MET 엑손14 결손 비소세포폐암 치료 분야에 타브렉타를 빠르게 도입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정밀항암치료의 시대가 다가온 지금 주요 임상연구를 통해 차별화된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준 타브렉타가 해당 치료군에 속하는 환자들에게 최선의 선택지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