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향년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아왔던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 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혈액암 진단 후 정기적으로 간호사로부터 방문 건강체크를 받아왔다. 이날 간호사가 채혈하기 위해 찾았으나 갑작스러운 심정지가 찾아왔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대통령의 시신은 곧바로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돼 안치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앓은 다발성골수종에 대해 심선진 가천대 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다발성골수종은 혈액암의 한 종류다.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증식하면서 발생한다. 골수를 감소 시키고, 뼈에 침투해 쉽게 골절을 일으키는 게 특징이다. 다발성골수종은 골수천자, 생검으로 확진이 이뤄진다. 혈액, 뇨검사를 통해 면역글로불린의 종류와 형태를 확인한다.
뼈의 융해 정도, 종양 크기, 침범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진행하기도 한다. 다발성골수종의 기본적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이다. 이밖에도 자가조혈모세포이식, 방사선요법 등을 병행한다. 동종이계 조혈모세포이식은 적합한 공여자를 찾아야만 시행할 수 있다.
다발성골수종은 50대 이상부터 발병률이 크게 높아진다. 대부분은 70대 이상부터 발생한다. 의료계에서 완치로 보는 5년 생존율은 40% 수준으로, 다른 암과 비교해 예후가 좋은 편은 아니다.
다발골수종이란
일반적으로 혈액암은 전신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암이나 고형암과는 달리 원발 부위에 따라 이름을 붙이지 않고 기원이 되는 세포나 질병의 특성에 따라 분류하고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백혈구 중 골수구의 성질을 가진 악성세포가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고 진단한다.
다발성골수종은 흔히 여러 군데의 용해성 골병변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여졌으며, 이는 림프구의 최종 분화단계로 면역단백을 생산하는 형질세포에 발생하는 악성 혈액질환이다.
평균 진단 연령이 60대 중반으로 노인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40대 이하에서는 발병률이 5% 미만이다. 아시아인들에서는 10만명당 1~2명 정도로 흑인이나 백인들에 비하여 비교적 발생 빈도가 낮으나 국내에서는 인구 고령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최근 발생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발생 원인은 벤젠 등의 화학물질이나 전리방사선 등이 지목되나 현재까지 직접적인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유전적인 관련성에 대해서도 보고된 바가 없다.
다발성골수종의 예후는?
일부 환자들에서 10년 이상의 장기 생존을 보이고 있으나 대부분의 환자에서 다발성골수종은 완치 가능한 병은 아니다. 항암화학요법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있는 다발성골수종의 경우 6개월 정도의 평균 생존기간을 보였으나, 현재는 항암치료만으로도 2~3년의 생존기간을 보이고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한 경우는 5년 정도의 평균 생존기간을 보인다.
최근 도입된 신약들이 점점 광범위하게 도입됨에 따라 더 긴 생존기간을 보일 것으로 생각되며 머지않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치료들과 여러 가지 대증요법의 발달로 환자의 삶의 질이 현저하게 개선되고 있다. 치료 후에 상태가 좋아지면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잘 수행하면서 병원에 다니는 환자들이 많이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다발성골수종이 완치가 되지 않는 병이라고 실망하지 말고 의료진과 잘 협조하여 치료를 받는다면 장기간 병으로 인한 고통 없이 잘 생활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최근 다양한 신약들이 개발 중이므로 이들 약제의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도 치료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발성골수종 예방 관리법은
다발골수종의 흔한 증상은 뼈 통증이다. 주로 허리 통증이 나타나며 뼈 안의 칼슘이 혈액으로 방출되면서 구토, 탈수, 피로감, 빈혈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대부분이 고령층이라 증상이 나타나도 나이 탓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빈혈, 뼈 통증, 피로감 등이 지속된다면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뚜렷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방사선피폭이나 여러 유기화학물질에 노출된 경력이 많을수록 발병률이 높다고 보고돼 아주 적은 양이라도 이러한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드물게 가족 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유전적인 성향도 발병원인 중 하나로 조심스레 언급되고 있다. 다발골수종 가족력이 있다면 건강관리에 더욱 유의하고 특히 고령층은 허리통증, 피로감, 빈혈 등의 증상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정밀검사로 원인을 정확히 찾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