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은 음식물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겨울철 이라고 식중독에서 안전할 수는 없다. 노로 바이러스 때문이다. 노로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매우 강한 편에 속하고 낮은 온도에서도 오랫동안 감염력을 유지한다. 특히 면역력이 낮은 고령층은 증세가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위장병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7,85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1,667명을 기록했던 것 보다 약 5배 많은 수준이다. 발생 시기별로 보면 11월부터 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지난해 10월 129명이었던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 수는 그 다음 달인 11월에 546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꾸준히 증가한 환자 수는 12월 1,971명을 기록한 다음 올해 1월 2,550명으로 가장 많았다.
노로바이러스는 11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3월까지 기승을 부리는 유행성 감염성 바이러스이다. 다른 식중독균과 달리 영하의 온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고 60도의 온도로 가열해도 감염성이 유지될 수 있다. 사람 간 직간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가 가능하며 보통 12-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발현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독감 비슷한 증상과 함께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면역력이 강한 성인이라면 특별한 치료 없이 휴식을 통해 회복되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은 지속되는 설사로 인해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장염은 대부분 일시적이고 저절로 회복되어 경과가 좋으나, 합병의 위험이 높은 노인, 임산부, 심한 복통,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증상의 경우 입원 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단체 급식에서 배식자의 손이나 조리기구가 노로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시 감염될 수 있다.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서 집단 감염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침 같은 분비물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으므로 음식을 여러 사람과 공유해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굴, 조개, 생선 같은 수산물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기도 하는데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라면 수산물을 꼭 익혀 먹는 게 바람직하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자가 접촉한 물건을 통해서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외출 후에는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회복 후 최소 3일 동안은 조리기구를 다루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감염자가 발생했다면 화장실, 부엌 등을 비롯한 생활 공간에 노로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충분한 살균 세척이 필요하다.
홍진헌 세란병원 소화기센터 과장은 "노로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우리 몸은 독소를 배출하는 방어기제로 구토, 설사 등을 하게 된다"며 "면역력이 강한 사람이라면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빠른 회복이 가능하지만, 면역력이 노인의 경우에는 탈수 증상이 심해지고 오래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고 구토와 설사를 비롯한 탈수 증상이 계속된다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며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지사제 처방과 수액 치료 등을 진행 함으로써 증상 완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