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추가 접종(부스터샷)이 8일 시작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진행된 부스터샷 예약에 얀센 백신 접종자 73만3155명이 신청했다. 이번 부스터 샷엔 화이자·모더나 등 mRNA 계열 백신이 사용될 예정이다.
다만 30세 이상 대상자 중 희망자는 얀센 백신으로 추가 접종도 가능하다. 의료기관의 예비 명단을 이용한 잔여 백신 접종은 이미 지난 1일부터 진행 중으로, 7일 0시 기준 4만4403명의 얀센 접종자가 추가 접종을 완료했다.
부스터샷은 기본 접종 완료 이후 6개월이 지나면 접종받는 게 원칙이지만 방역 당국은 얀센 백신 접종자의 경우 예외적으로 2개월 뒤부터 접종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고령층 등 고위험군 부스터샷 기준 5개월 단축 검토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등 해외에선 접종 완료 6개월 후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유일하게 5개월 후 추가 접종을 한다. 국내에서도 ‘접종 완료 후 6개월’을 기본으로 했다. 문제는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이들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60∼74세는 8월에야 접종이 완료돼 내년 2월에야 추가 접종 대상이 된다.
앞서 방역당국은 요양병원 종사자와 입소자 등 일부 감염 취약 시설에 대해서만 접종 간격을 5개월로 단축했다.하지만 이들의 접종 간격을 5개월로 당긴다고 해도 본격적인 부스터샷 시점은 내년 1월에야 돌아온다. 백신 접종 초기 백신 수급 불안으로 기본 접종 자체가 늦어진 것이 부스터샷 접종 일정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다. 위드 코로나 시작과 함께 돌파감염자가 늘어날 우려가 있는 올해 연말은 부스터샷 없이 버텨야 하는 셈이다.
방역당국은 60대 이상 일반 고령층에 대해 부스터샷 간격 단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7일 김기남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최근 고령층의 접종 간격만이라도 6개월에서 더 당기자는 지적이 있어 해외 사례 등의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얼마나 더 당기는 게 타당한지 충분한 근거와 전문가 동의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8일부터는 얀센 접종자들이 부스터샷을 맞는다. 다른 백신에 비해 돌파감염 비율이 높아 접종 완료 후 2개월만 지나도 추가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한편 정부는 화이자와 경구용 치료제 7만 명분 구매 약관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최근 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가 입원·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여준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들어서자마자 연일 2000명을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코로나 사망자도 늘고 있다. 지난 3일 24명이 코로나로 사망한 데 이어 4일에도 사망자가 20명 나왔다. 주간 단위로 따지면 7월 마지막 주 22명에서 10월 마지막 주 85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고,
11월 첫 주에는 나흘간 78명을 기록, 5~7일까지 집계가 끝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가 진행되면서 유행 규모가 커지고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5일 행정명령을 내려 수도권 의료기관에서 준중증 환자 치료 병상 402개, 중등증 환자 전담 병상 692개를 추가 확보했다.
'위드 코로나’ 먼저 한 영국 등 유럽도 심각
‘위드 코로나’를 먼저 시작한 유럽에서는 코로나 환자·사망자가 급증하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지난 7월 일상 회복을 선언한 영국은 최근 하루 확진자가 4만명 안팎을 줄곧 오르내리고 있다. 하루 사망자는 지난 3일 8개월 만에 200명을 돌파했다. 독일 역시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3900여 명으로 코로나 대유행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한스 클루주 WHO 유럽 사무소 소장은 “유럽 확진자 수가 다시 기록적인 수준에 근접했고, 전염 속도도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주 유럽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180만명으로 전주보다 6% 증가했고, 주간 사망자는 2만4000명으로 2% 늘었다. 같은 기간 병원 입원율도 2배로 치솟았다. 클루주 소장은 “이번 재확산 원인은 방역 조치 완화와 일부 국가의 낮은 백신 접종률 때문”이라며 “이런 추세면 내년 2월까지 유럽에서 50만명 이상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증환자 급증 대비 인프라부터 갖춰야
국내외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5일 행정명령을 내려 병상을 추가 확보하고 “하루 확진자 7000명까지 감당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요할 경우 하루 1만명 환자가 발생할 경우에도 감당 가능한 중환자 병상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중환자 전담 의료 인력은 단시간 훈련으로 확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병실이 남아도 중환자실을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위드 코로나가 중환자 병실, 대응 의료 인력 등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됐다”면서 “국민은 ‘위드 코로나’가 코로나 종식이 아닌 거리 두기 완화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11월 1일부터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가운데 의료계가 위드 코로나 추진 시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중환자 병실, 시설, 인력 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가 시작돼 의료체계 붕괴가 일어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는 4일 진행한 전문가 좌담회에서 "위드 코로나는 중환자 관련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하고,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을 통해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면서 천천히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의협은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 중환자수 역시 불가피한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비 코로나 중환자까지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코로나19TFT에서 질병관리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계한 결과를 보면, 코로나 대유행 시 마다 중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바 있다.
특히 의협은 중환자 전담 전문인력 충원과 중환자 이송 시스템 확대를 주장했다. 의협은 "중환자 전담 의료인력은 단시간 훈련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며, 지금이라도 대책을 준비하지 않으면 병실이 남아도 중환자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중증 코로나 환자 이송수단은 서울시와 서울대학교병원이 운영하는 SMICU가 유일해 생활치료소, 재택 등에서 치료 중 급격히 악화할 환자 이송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