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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도 비대면 · 가상현실 넘어 메타버스 탄다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10-27 11:04:02
  • 수정 2021-10-27 1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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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교육·술기 프로그램·환자 소통' 등 다방면 도입 … 원격의료 규제 풀 기회로

의료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는 세계 각국의 해외 의료진을 비롯해 실습이 중요한 의대생들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환자를 마련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비대면 교육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메타버스가 도입되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모두 아울러 뛰어넘은 3차원 확장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가상현실이 마치 현실처럼 구현된다고 보면 된다. 의료계에서도 메타버스를 교육부터 임상시험까지 도입하고 있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촉발된 이동 제한으로 메타버스 시대가 급물살을 탔다"며 "모든 산업 분야가 그렇지만 특히 의료분야에서는 감염 우려 탓에 당장 대면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실습이 중요한 의학교육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교수는  “환자케이스를 많이 보고 경험해야 숙련도가 높아지는 의료계 특성상 시공간을 초월해 실제 겪는 것처럼 보여주는 메타버스는 의료계에 그 가치가 상당히 크다”며 “코로나19로 실습이 어려운 지금 메타버스는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는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차 의과학대 제 1회 ‘2021 메타버스’경진대회 


차 의과학대(총장 김동익)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제 1회 ‘2021 메타버스(Meta Verse) Bulit it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메타버스(Meta Verse) Build it 경진대회는 메타버스 플랫폼(제페토,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얼리얼엔진)을 활용해 메타버스 공간에 대학을 구축하고 소개하는 영상을 만드는 경진대회다. 총 19팀 72명의 학생이 참여해 성황리에 진행됐다.

 

1차 심사를 통과한 13팀 영상이 20일 동안 차 의과학대학교 유튜브에 게시되었다. 1차 심사 결과와 유튜브 조회수, 좋아요 수를 합산한 결과로 최종 6팀(△최우수상 약학과 ‘프로메타진’ △우수상 간호학과 ‘메타버스 타고 어디가노’ △장려상 상담심리학과 ‘가상현심’, 약학과 ‘Team.Detail’, 미술치료학과∙의생명과학과∙의료홍보미디어학과 ‘차차 방범대’, AI보건의료학부 ‘CBS’)이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한편, 차 의과학대학교는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 기업인 브이스토리(대표 최성원)와 메타버스 및 가상현실 기반 교육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코로나19로 줄어든 대학 생활을 학생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브이스토리는 미국 이엑스피월드테크놀로지(eXpworld Technology)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강의실, 휴게실, 미팅 룸, 엑스포 홀, 오피스 등 사용자의 용도와 취향에 맞는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비대면 시상식을 하고있다.(사진 차 의과대학 제공)

 

의과대학생 실시간 교육 시스템으로 활용


메타버스 기술이 가장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의료계 분야는 교육이다. 우리나라 의료인뿐 아니라 영국과 싱가포르에서도 참관해 실시간으로 수술 현장을 각 연구실로 옮겨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자세한 수술 과정을 보며 토론했다. 참가자가 필요한 장비는 머리에 쓰는 기구인 HMD(Head Mounted Display) 정도다. 


최근에는 업그레이드된 플랫폼을 이용하면 노트북만으로도 360도 돌려가며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이 구현된다. 메타버스 기술을 구현해 수술을 진행한 분당서울대병원은 360도-8K-3D카메라가 구축돼있는 스마트 수술실을 이용했다. 


전상훈 교수는 “환자 케이스를 많이 보고 경험해야 숙련도가 높아지는 의료계 특성상 시공간을 초월해 실제 겪는 것처럼 보여주는 메타버스는 의료계에 그 가치가 상당히 크다”며 “코로나19로 실습이 어려운 지금 메타버스는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먼저 AI 의료영상 분석 플랫폼 및 3D 응용 솔루션 전문기업 메디컬아이피는 자사의 AI 의료영상 3차원 분석 기술과 해부학 VR·AR 기술을 접목해 서울대 의과대학과 의학 메타버스를 구현하고 이를 의대 수업에 활용했다.


메타버스의 개념을 최초로 접목한 서울대 의과대학 선택교과는 '해부신체구조의 3D영상 소프트웨어·3D프린팅 기술 활용 연구 및 실습'이다.


간호학생과 구급대원 대상 비대면 교육에서는 재난도상훈련을 ‘뷰라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환자에게 응급상황이 일어난 것 같은 현장을 무제한으로 실습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실제로 만족도도 높다. 간호학생과 구급대원 대상 비대면 교육에서 99.7%의 높은 학습 만족도를 보였다.


가상 종합병원 구축 디지털 치료제로 검증


교육뿐 아니라 실제 환자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치료제로도 사용될 전망이다. 전상훈 교수는 “메타버스를 이용한다면 향후 세계 여러 병원과 스마트 병원 연합체를 구성해 교육뿐만 아니라 환자의 진료, 맞춤형 건강 관리, 디지털 치료제 검증 등을 실현할 수 있는 ‘가상의 종합병원’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보다 효과적인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고, 개발하는 과정에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실제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약물은 아니지만, 의약품처럼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실제 현실처럼 구현된 가상현실을 이용한 콘텐츠로 우울증, 불면증, 약물 중독 등의 정신건강 치료에 사용될 수도 있고, 천식, 당뇨 등의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가상현실을 이용해서는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여러 병원에서 디지털 치료제 활용을 시도하고 있다. 가상현실을 넘어 더 현실 같은 메타버스를 이용한다면 그 효과가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술받는 환자의 불안한 마음을 더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수술을 받는 환자들은 수술의 위험도를 떠나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메타버스를 이용해 수술실을 사전에 탐방하는 기회를 가진다면 훨씬 두려움이 줄 수 있다. 


일산 차병원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


메타버스를 이용해 환자, 일반 국민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은 사실 이미 매우 가까이서 진행되고 있다. 엄청난 장비를 구비하지 않고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한 시도다. 지난달 17일 차의과대학 일산 차병원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해 가상공간에 일산차병원을 개원했다.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제페토는 현실세계와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의 대표 콘텐츠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가상현실에서 나만의 아바타로 나이·성별·인종 등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일산차병원은 7층 이벤트홀, 산과, 초음파실, 6층의 분만실, 지하 1층의 행정 사무실 등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구현하여 코로나로 인해 병원 방문이 어려운 직원 가족들과 고객 등을 대상으로 병원 내 가상 공간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이벤트 행사를 진행한다.


현재 불법인 원격의료 제도적 보완 우선돼야


다만 의료계에서 메타버스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도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은 관련이 없지만, 실제 환자에게 맞춤형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원격의료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원격의료는 의료법상 불법이다. 원격의료는 환자들은 편의성과 감염 예방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지만, 의료진의 경우 안전성에 대한 염려가 낮은 만족도로 이어짐을 알 수 있었다. 원격 진료의 안전성 확보와 치료 가이드라인 확립 같은 보완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의료계에서 메타버스 활용은 무궁무진다. 의료계는 원격의료, 디지털치료제에 메타버스를 접목해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라이프시맨틱스는 메타버스 원격진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의료정보 기술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디지털 헬스 플랫폼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원하는 진료과목을 선택하면 전문의와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현재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운영한다.원격의료는 헬스케어 및 디지털 치료제 시장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특히 시니어 건강 관련 사업으로 확장이 두드러진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시선과 뇌파를 분석해 치매를 진단하고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규제 챌린지 과제에 원격의료를 포함하면서 합법화 논의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전망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전상훈 교수는 “원격의료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잠재적인 위험은 무엇인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며 “막연한 반대만 해서는 안 되고, 정부, 시민, 의료계 모두 하나씩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메타버스 속 병원이 완전하게 구현되기 위해서는 ‘원격의료’ 관련 법령 개선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 하지만 원격의료 관련 법령인 ‘의료법 제33조1항’과 ‘제34조1항’에 원격진료에 대한 규정이 없어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가 금지된 상황이다. 


이경분 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는 “일본은 수술현장에서 신속응급검사를 위한 디지털병리 전문가 수요가 높은 만큼 90년대부터 국가적인 차원에서 디지털병리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해왔다”며 “우리나라 역시 이런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의료현장에서 더 수월하게 원격의료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 이어 제약 바이오기업도 속속 합승


의료계에 이어 제약·바이오기업도 ‘메타버스’에 속속 탑승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제약ㆍ바이오기업들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채용 박람회와 , 신입사원 교육 등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GC녹십자가 국내 제약사 최초로 메타버스를 활용해 신입사원 교육을 실시했다. 이어 오는 25~28일 충청북도 주관으로 개최하는 ‘2021 충북 바이오 메타버스 취·창업 콘서트’에 GC녹십자, 에스디바이오센서, 엔지켐생명과학,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등 10개 기업이 참여해 바이오인재 채용 나설 예정이다.


제약ㆍ바이오기업들도 메타버스 활용에 속속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이 확산된데다 장소에 제약이 없고 행사 준비에 걸리는 시간과 경제성이 높은 점이 메타버스의 확산을 불러온 것이다. 실제로 메타버스를 경험한 GC녹십자 직원들은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플랫폼이지만 만족도가 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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