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ㆍ간장ㆍ된장 등 한국의 대표 발효식품 ‘3총사’가 모두 비만과 대장암 예방에 기여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특히 세척 후 탈수한 천일염으로 간을 한 발효식품에서 비만ㆍ대장암 억제 효과가 두드러졌다. 박건영 차의과대학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지난달 25일 전남 신안 태평염전에서 열린 ‘천일염 명품화 소비자 팸투어’ 교육에서 발효식품 ‘3총사’의 웰빙 효과를 발표했다.
박 교수팀이 생쥐를 이용해 김치의 대장암 예방 효과를 분석한 결과 특히 물로 세척한 뒤 탈수한 천일염으로 만든 김치의 항암 능력이 가장 탁월했다. 물로 세척 후 탈수한 천일염으로 만든 김치를 먹은 쥐는 대장 용종(대장암의 ‘씨앗’) 수가 고지방 사료를 먹은 생쥐의 1/3 수준이었다.
세포 사멸(암 예방)과 관련한 유전자의 발현 정도는 세척 탈수 천일염으로 담근 김치를 먹은 생쥐가 고지방 사료를 섭취한 생쥐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박 교수팀은 생쥐의 대변을 이용해 장의 세균별 구성비를 분석했다(NGS 분석). 박 교수는 “고지방 사료를 섭취한 생쥐에선 ‘뚱보균’으로 통하는 퍼미쿠테스(Fermicutes) 속의 비율이 전체의 48%에 달했다”며 “세척 후 탈수한 천일염의 담근 김치를 먹은 생쥐에서 퍼미쿠테스 비율이 29%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는 세척 후 탈수한 천일염으로 만든 김치의 비만 억제 효과가 뚜렷한 이유로 풀이된다. 세척 후 탈수한 천일염으로 만든 간장과 된장을 먹은 생쥐도 김치와 유사하게 대장암과 비만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박 교수는 “세척 후 탈수한 천일염은 3년 숙성한 천일염과 비슷한 미네랄 농도를 보였다”며 “천일염 내 쓴맛 성분으로 알려진 마그네슘 함량이 3년 숙성 천일염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척한 후 탈수한 천일염을 음식 조리에 사용하면 3년간 보관해 간수를 뺀 천일염을 썼을 때처럼 쓴맛이 나지 않아 훨씬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세척 후 탈수한 천일염으로 만든 된장을 섭취한 생쥐의 암 숫자는 일반 소금으로 제조한 된장은 물론 3년 숙성 천일염으로 만든 된장을 먹은 생쥐보다 더 적었다.
박 교수는 “암 억제 유전자인 p53의 발현이 세척 후 탈수한 천일염으로 만든 된장을 먹은 생쥐에서 눈에 띄게 높았다”고 조언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들여서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 소금이다. 국내에선 전남 신안 등 주로 서남해안 지역의 염전에서 생산이 활발하다. 채소나 어패류를 절이거나 장류를 담는 등에 많이 사용된다.
한편 이번 ‘천일염 명품화 소비자 팸투어’는 전남 도청이 매년 주최하는 행사로, 지난달 25∼26일 전남 주변 염전 등에서 진행됐다. 올해엔 대한영양사협회 서울시 산업체 분과 소속 영양사 등 30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