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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면역 어렵다”… ‘위드(with) 코로나’ 로 방역 바꾸자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08-20 13:29:03
  • 수정 2021-09-03 21: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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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접종이 관건 … 국민 70% 달성해도 어려워 독감처럼 함께 살아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00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7월 초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수위인 4단계를 세 번째 연장하며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집합금지’ 등 사적 모임을 제한하는 초강력 방역 조치를 취했는데도 확진자 확산 차단에는 역부족이다.  


전파력이 2.5배 빠른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4차 대유행의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자 방역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전문가들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벼랑끝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와 국민들 피로도를 감안할 때 방역 강도를 더 높이기 어려운 만큼 방역과 일상의 조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감염경로를 추적하기 힘든 환자의 비율과 양성률이 높아지는 등 유행 확산의 우려가 큰 가운데에서도 위ㆍ중증 환자나 사망자 숫자는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상공인ㆍ자영업자를 비롯한 경제적 약자의 고통과 일상의 마비, 방역의 한계, 코로나19의 위험도 등을 고려할 때 지나친 공포에서 벗어나 과학적ㆍ합리적 대안을 모색할 필요는 있다. 영국, 이스라엘 등 백신 선도국들은 확진자를 최대한 억제하던 데서 치명률을 관리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데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정도의 방역만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확진자 집계를 하지 않는다. 영국의 경우엔 일상으로 회복된 모양새다.


영국에서 열린 남자 골프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에는 구름 같은 갤러리가 몰렸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되고 2년 만에 열려서 그런지 골프 코스에는 관람객이 가득했다. 하루 평균 관람객 숫자가 3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TV 화면을 보니 코스를 따라 도열해 있는 갤러리나 특정 홀 옆에 만든 갤러리 스탠드를 가득 메운 사람들 중 마스크를 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갤러리뿐 아니라 선수나 경기요원 중 그 누구도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았다.


싱가포르는 전국민 8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9월부터 무격리 국제여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백신 2회접종을 마친, 이른바 ‘백신여권’ 소지자는 격리가 면제돼 자유롭게 입국할 수 있게 된다. 로렌스 왕(Lawrence Wong) 싱가포르 재무장관에 따르면, 코로나19 통제가 안정적인 국가에서 입국하는 백신여권 소지자는 시설격리나 자가격리 없이 자유로운 여행이 허용된다.


왕 재무장관은 또 인구의 3분의 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달 초부터 일부 제한 완화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 장관은 “이번 완화는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에게만 선택적으로 적용되며, 외식이나 체육관에 가려면 백신을 최소 1회 접종해야 한다"면서도 “점진적인 완화에도 상황이 악화되면 거리두기 조치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고 독감 같은 엔데믹(endemicㆍ주기적 유행)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절한 예방 조치와 백신 접종을 통해 관리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 전략이다.


관건은 백신 접종이다. 위드 코로나 전략을 구사하는 영국과 싱가포르는 각각 전체 인구의 68%와 80%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백신 접종 완료율은 21%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아직 확실한 치료제가 없고 백신접종률도 낮은 판에 섣불리 방역 패러다임을 전환했다가는 대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백신 개발 초기에 물량 확보에 실패한 한국은 한두 가지 백신을 접종하는 백신 선도국과 달리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4종의 백신을 맞고 있다. 이들 백신은 종류에 따라 항체 형성률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에도 차이가 나는데, 그나마 공급이 달려 맞고 싶어도 못 맞는 실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2월 28일 화상통화로 확보했다고 발표한 모더나 백신이 공급 펑크를 내자 1~2차 백신 접종 간격이 4주에서 6주로 길어졌다. 공급 상황에 따라 어떤 종류의 백신을 맞을지도 오락가락한다.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접종 간격이 길어지다 보니 한국처럼 1차 접종률(20일 기준 48.3%%)과 접종 완료율(21.6%) 차이가 크게 벌어진 나라도 찾기 어렵다. 


하루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3000명, 5000명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온다. 4차 대유행의 정점이 언제일지 모르고 5차 대유행도 시작한다는 것이다. 조만간 추석 연휴와 단풍놀이철이 다가온다. 3차 대유행 때 겪었듯 겨울은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좋은 계절이다. 정부가 지난 7월 12일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하면서 ‘짧고 굵게 끝내겠다’고 했던 약속은 공수표가 됐다. 


최근의 확진자 증가에 대해 방역당국은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세계적인 현상” “우리나라는 여전히 다른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 등 헛구호로 포장해선 곤란하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정부가 집단면역 달성 시점으로 잡은 11월까지 백신접종률을 최대로 끌어올린 뒤 이를 기반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위드 코로나 전략을 구사하는 게 과학적이고 합리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이상의 무조건적인 사회거리두기는 의미가 없고 비과학적이며 대신 신속검사, 역학조사, 의심자 격리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위드 코로나 전략으로 일상 회복


영국,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이뤄진 나라에서는 모임금지 등 방역 지침을 완화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기존의 방역 조치가 더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중순 기준 백신 1차 접종률이 70%가량 되는 영국의 경우 위드 코로나로 델타 변이 확진자가 급격히 늘었다가 최근 다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영국은 1차 백신 접종률이 70%로 높을 뿐만 아니라 전 인구의 3분의 1이 코로나19에 걸려 자연면역을 획득했기 때문”이라며 “이 계산에 따르면 영국은 전국민의 90%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가지고 있어 델타 변이 확진자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되면서 미국·유럽 등에서는 백신 접종률 목표를 기존 70%대에서 80~90%대로 상향했다. 다만 백신의 효과로 사망자, 중환자는 크게 줄고 있다. 백신은 감염 예방 뿐만 아니라 중증 진행 방지 효과가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 예방 효과는 10~30% 떨어지지만 중증 진행 방지 효과는 크게 떨어뜨리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백신 접종률(1차)이 48% 되는 한국의 경우 영국처럼 방역을 ‘확’ 풀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재훈 교수는 “한국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인구가 2~2.5%로 영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적기 때문에 자연면역이 아닌 백신 접종에 의존해야 한다”며 “현재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백신 접종이 완료돼야 하며, 특히 50세 이상 고위험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흔히 50대는 코로나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긴다. 백신 접종률이 높고 고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강하며 방역수칙을 비교적 잘 지키고 활동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50대 코로나 감염자의 1.5%가 중환자로 진행된다. 50대 미만이라도 당뇨병이나 류마티스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역시 백신 접종을 빨리 해야 한다.


면역력 강화 위해 부스터샷은 필수


결국 일상 회복의 전제 조건은 백신.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따라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감소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9월부터 부스터샷에 대한 고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재훈 교수는 “부스터샷을 맞으면 항체 역가가 높아지고, 효과도 더 오래 지속된다”며 “전국민 백신 접종과 함께 부스터샷 접종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스터샷의 효과에 대한 분석이 최근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원이 국내외 의학논문을 분석한 결과, 부스터샷을 포함해 백신을 3회 접종하면 면역원성(항원인식 능력)이 긍정적으로 상승해 2회 접종 대비 예방 효과가 적어도 비슷하거나 더 좋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3회 접종 시 2회 접종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역가가 상승했다. 백신 투여 후 부작용을 견디는 내약성이 좋았고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한국도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산 백신을 연내 개발 하거나 추가로 백신 공급계약을 맺어 19~50세까지 부스터샷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 대다수의 견해다. 


독감보다 치명율 10배 ... 아직 고위험군은 안심 못해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19일 0시 기준 1%다. 독감 치명률 0.1%와 비교하면 10배 높다. 무증상 코로나 환자도 많지만, 코로나는 아직까지 안심할 수 없는 신종 감염병이다. 바이러스가 변이된다고 해서 중증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정재훈 교수는 “델타 바이러스가 감염력은 높지만 중증도는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가 거듭될수록 감염 시 중증도가 떨어진다는 믿음은 잘못된 사실이며 일률적인 게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델타 변이가 감염력뿐 아니라 중증 발현도도 더 높인다는 게 최근의 평가다. 실제 미국 임상 현장에서는 델타 변이에 감염된 환자들에서 호흡부전이 더 빠르게 나타나거나, 신부전증, 간 손상, 혈전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게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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