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는 진드기 매개 뇌염(Tick-borne encephalitis, TBE)을 퇴치할 예방백신 ‘티코백’(TicoVac)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티코백’은 1세 이상의 소아 및 성인에서 진드기 매개 뇌염을 예방하기 위한 능동면역을 확립하는 용도의 백신으로 미국에서 승인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BE가 유럽과 아시아의 풍토병처럼 굳어지자 미국에서 이들 위험지역을 방문할 때 맞을 수 있도록 처음 허용한 것이다.
지금까지 진드기 매개 뇌염 감염이 발생한 국가들은 유럽 및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35개국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부 및 동부 유럽에서 북한보다 위도가 높은 시베리아 지역에서 유행하며 감염 사례는 최근 30년간 4배로 늘었다.
이에 따라 현재 유럽 질병관리센터(ECDC)는 진드기 매기 뇌염이 창궐하는 지역에 거주하거나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약은 이미 45년 전인 1976년에 유럽지역에서 ‘티코백’ 또는 ‘FSME-이뮨’(FSME-Immun) 등의 제품명으로 발매됐다. 한국은 북한보다 위도가 낮아 아직 이 백신의 필요성이 낮아 승인되지 않았다.
티코백은 진드기 매개 뇌염 바이러스와 유사한 마스터 씨드 바이러스(master seed virus)를 사용한 바이러스 불활화 백신으로 지금까지 약 1억7000만도스 이상이 접종된 것으로 추산된다.
‘티코백’은 1~15세 연령대와 16~65세 연령대 등 2개 연령대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받았다. 그 결과 3회 접종을 마친 후 나타난 혈청반응 양성률이 1~15세 연령대에서 99.5%, 16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98.7~10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서 확보된 실제 임상현장(real-world) 데이터는 3회 접종 시 96~98.7%의 예방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입증됐다.
이 백신은 지난 2월 23일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됨에 따라 처방약생산자수수료부담법(PDUFA)에 의거, 이달 23일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으나 열흘 정도 일찍 승인이 나왔다.
TBE는 진드기매개뇌염바이러스(Tick-borne encephalitis virus, TBEV)에 감염된 진드기류에 물려 사람에게 감염되고, 뇌와 척수에서 나타나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뇌염과 뇌수막염을 일으킨다. 감염자의 3분의 1 이상이 수개월 또는 수년, 영구적으로 인지장애, 근육약화, 사지마비를 겪을 수 있다. 치사율은 0.5~2%이나 러시아에서는 한 때 최대 20%에 이르기도 했다.
티코백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고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이나 백신 관련 중증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고빈도 부작용으로는 국소적 압통 또는 통증, 두통, 발열, 안절부절함(restlessness), 피로, 근육통 등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