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사보험연계법을 재추진움직임이 보이자, 의료계가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는 12일 공동 성명을 통해 공사보험 연계작업을 통해 국민 의료비와 보험료 부담을 적정화한다는 것은 허울일 뿐이라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막대한 반사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민간보험사에 면죄부를 부여하고, 병·의원의 비급여 통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사보험연계법 현황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 실시 계획과 관련해서도, 민감한 개인 의료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들 3개단체는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사보험연계법은 의료기관과 국민 모두에 피해를 주고, 궁극적으로 국민건강권을 훼손할 것"이라고 규탄하며 "보험업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국민건강보험법과 보험업법 개정안을 각각 입법예고하고, 16일까지 이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정부입법 형태로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해 나간다는 의미다. 개정안은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가 공·사 의료보험연계위원회를 공동으로 설치·운영 △관련 현황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 등을 실시 △이를 위해 양부처에 각기 실태조사 자료요구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는 "국민 의료비와 보험료 부담을 적정화하고,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을 연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입법 배경을 밝혔다. 

의협은 "국민의 의료비 및 보험료 부담 적정화와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연계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에 상호간에 연계한다고 하더라도 순기능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국민의료비 및 보험료 부담 완화라는 미명하에 비급여의 통제와 이를 통한 민간보험사의 사익 보장만을 담보하는 법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정부가 최근 들어 문재인 케어를 통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함께 의료법 및 관련 규정의 개정을 통한 비급여 통제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공사보험 연계법안은 의료비 증가의 원흉을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으로 설정하고, 병·의원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강보험 내에서의 의료비 증가 및 보장률 정체 현상도 필수의료 우선이 아닌 선심성의 잘못된 보장성 강화 정책에 기인한 것이며, 민간보험사의 손해율 상승 역시 보험사의 잘못된 상품 설계에 비롯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해 막대한 반사이익을 취하고 있는 민간 실손의료보험에서 손해율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분명 민간보험사에 있다"며 "이 법안은 오히려 그에 대한 원인을 의료기관의 비급여 항목 증가로 전가하고 민간보험사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부가 공적 사회보장체계인 건강보험과 민간영역인 실손의료보험의 연계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그야말로 잘못된 처방"이라며 "진정으로 국민의료비의 부담 완화와 건강증진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공사보험의 원활한 연계를 추진하는 것이라면, 그 이전에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 억제가 아닌 민간보험사간 지급률 편차 문제 개선과 보험료율 현실화 등 관련 제도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