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신약 ‘롤론티스프리필드시린지주’(Rolontis 성분명 에플라페그라스팀 eflapegrastim)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심사 과정에서 생산시설 관련 재실사 통보를 받았다.
한미의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파마슈티컬스(Spectrum Pharmaceuticals)는 FDA로부터 생물의약품허가신청서(BLA) 관련 최종종결서신(Complete Response Letter, CRL)을 받았으며 향후 FDA와 협의해 재실사에 응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스펙트럼은 이와 관련한 추가적인 설명을 FDA에 요청할 예정이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FDA와 미팅을 갖겠다는 입장이다.
스펙트럼은 앞서 롤론티스 임상 3상을 완료하고 미국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지난 5월 롤론티스 허가를 위해 미국 내 롤론티스 완제 생산처, 완제 포장 시설, 스펙트럼 본사, 원액을 생산하는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등이 실사를 받았다.
조 터전(Joe Turgeon) 스펙트럼 사장은 “이번 결과는 매우 유감스러우나 우리는 FDA와 미팅을 갖고 해결 방안 및 일정을 확정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롤론티스 출시를 위해 허가 절차를 최대한 완벽히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발생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본다”며 “현재 스펙트럼과 함께 CRL 내용을 살펴보고 있고, 실사 전반적인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10월 FDA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여행제한을 이유로 실사를 연기하면서 승인 결정도 유보했다.
앞서 스펙트럼은 FDA가 화학, 제조, 품질관리(CMC) 관련 추가 정보를 요구하자 2019년초에 롤론티스 신약승인 신청을 철회하기도 했다. 스펙트럼은 2019년 1월 Spectrum은 7개의 마케팅 제품으로 구성된 전체 포트폴리오를 인도 아우로빈도(Aurobindo)의 자회사에 매각하면서 1억6000만달러의 선불금과 최대 1억4000만달러의 승인 및 매출 기반 마일스톤을 챙겼다. 포트폴리오 상실을 만회하기 위해 한미의 롤론티스와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포지오티닙’(Poziotinib, HM781-36B) 개발에 열중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펙트럼이 재실사 조치를 받은 것은 확실히 이 회사의 관리운영 체계에 허점이 많음을 드러낸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개발해 2012년 미국 제약기업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바이오의약품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3월 국산 33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이 약물은 항암제 투여시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호중구감소증이 나타날 때 사용한다. 포지오티닙은 2015년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신약후보로 올해 3월 FDA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받았다.
롤론티스가 FDA 승인을 얻는다면 지난해 22억9000만달러를 벌어들인 암젠의 호중구감소증 치료 블록버스터인 ‘뉴라스타프리필드시린지주’(Neulasta neuroblastoma 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 Pegfilgrastim)와 머리를 맞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 시점이 또 지연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