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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
대학병원 분원 설립 러시 ... 지역 중소병원 고사 위기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07-28 11:45:36
  • 수정 2021-07-28 11: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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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아산·아주대 길병원 등 신축 경쟁 … 주만들은 지역경제 살아난다 대환영

코로나가 확산 하는 가운데 대학병원 분원 설립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학병원 분원을 유치한 지역 주민들에게 희소식이나, 중소의료기관이나 동네병원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어 의료계에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3월 길병원의 서울 위례신도시 1000병상 규모 병원 설립 우선 협상자 선정에 이어 7월초 서울아산병원은 800병상 규모 인천 청라국제타운 우선 협상자로 지정되며 사실상 첫 분원 설립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미 을지대의료원의 경우, 경기도 의정부에 900병상 병원을 올해 3월 개원하며 대전과 노원에 이어 의정부까지 영토를 넓히고 있다. 중앙대의료원은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흑석동에 이어 경기도 광명에 700병상 병원 설립을 통해 재도약 기틀을 마련했다.

 

경희대의료원은 경기도 하남에 500병상 규모 병원을 그리고 아주대의료원은 경기도 평택과 파주에 손길을 뻗치고 있으며 한양대병원은 경기도 안산에 병원 신축을 예정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올 2월 인천 연수구 연세대 송도캠퍼스 내 송도세브란스병원 신축 부지에서 공사 첫삽을 뜨는 시삽식을 가졌다. 이 병원 건립은 연세대와 인천시·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공동 추진하고 있다. 총 800병상 규모로 2026년 12월 개원할 예정이다. 


광명 중앙대병원 조감도.(사진=중앙대의료원 제공)

지난달 말에는 경기 시흥배곧지구 서울대병원 건립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800병상 규모의 서울대병원 분원이 비슷한 시기에 들어서는 게 사실상 확정됐다. 송도세브란스 병원 예정지와는 직선거리로 불과 5㎞ 정도 떨어진 곳이다.이들 병원별 개원 시기는 제각각 다르지만 수도권 지역에서 최소 8000병상이 늘어난다는 점은 확실하다.


이처럼 분원 설립이 이어지는 것은 인사적체와 수익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대학병원들의 상황이 대학병원 분원 유치를 통해 지역의 이미지와 의료질을 한꺼번에 제고하려는 지자체들의 수요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중소병원 의료전달체계 왜곡 반발 확산


대학병원들의 잇달은 분원 설립에 대해서는 의료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우려가 제기돼 왔다. 환자쏠림으로 인한 의료전달체계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송도세브란스병원 신축 부지에서 공사 첫삽을 뜨는 시삽식을 가졌다.(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대한의사협회는 “대학병원의 분원 설립은 대형마트가 골목 상권에 들어오는 셈”이라며 “골목상권이 무너지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과 지역사회가 될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대학병원의 등장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고 살아남기 위해 기존 병원들은 불필요한 의료 수요를 창출하게 되고 이는 곧 의료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대학병원이 갖는 사회적 지위나 의미를 고려했을 때, 분원 설립보다는 지역에 있는 병원들과 상생하고 협력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지역에 대형종합병원이분원이 설립 될 경우 의료인력의 대거 채용이 불가피하고 갑작스러운 의료진들의 이탈은 일선의 큰 혼란을 발생시킬 수있다. 이는 주변 중소병원의 인력난 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의 의료인력 대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역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현재 의료인력 체계에 과중한 경쟁과 분란을 낳게되는 우려가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값 상승 의료 접근성에 환영 


반면, 대학병원 분원 설립에 따른 의료질 제고 등 분명한 효과도 있고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있어 부정적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대학병원 유치는 해당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자체 지명도 향상은 물론 중증환자와 응급환자 의료접근성 그리고 병원 인근 아파트 집값 상승 등 경제적 효과도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


가령 대학병원들이 수도권 외곽지역에 세워지면 촌각을 다투는 심뇌혈관 질환 환자들의 목숨을 조금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단 점은 확실하단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분원 한 곳 당 대략 1000~2000억 정도의 요양급여 비용이 들어가고 10곳이라고 하면 총 1조원이 투입되는 셈”이라며 “분원 설립으로 인한 의료질 제고는 확실하다. 


그는 이어 “수도권에 인구가 100만이 되는 메가시티들은 대학병원 분원이 자생할만한 환경도 되고, 이런 병원들이 지역에 들어오면서 서울 빅5 병원으로의 쏠림은 되레 줄어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지자체와 지역민들 입장에서도 의료질이 제고되고 지역 이미지도 좋아지기 때문에 분원 설립은 반길 수밖에 없다”며 “의료전달체계 왜곡 등 우려되는 부분이 있지만 분원 설립이 가져올 효과나 문제점들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긍정적효과 많다며 분원설립에 찬성을 표시하고 있다


복지부는 뾰족한 대책 방안없어 의료계 분통


한편 복지부는 대학병원 분원 설립 경쟁을 주시만 할 뿐 뾰족한 방안과 대책이 없어 의료계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보건의료정책과 공무원은 "하반기 발표될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에 병상 통제 기전을 검토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하고 대학병원과 민간 의료기관 개설은 지자체장 권한인 만큼 병상 수 억제를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관련 부서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의협은 “대학병원의 이같은 분원 설립 움직임은 병상 수급관리의 허점에 기인하고 있다”며 “대학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병상에 대한 관리 감독을 받게 되지만, 분원 개설의 경우 지자체 장의 권한으로 결정되고 있어 편법적 병상 수 늘리기가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 했다. 여기에 일부 대학병원의 맹목적인 수익 추구와, 해당 지자체 장들의 지역주민 환심사기용 우호정책이 얽힌 산물이라며 강력 반발 했다.


의협. 변칙적 병상수 증가 못하도록 법령 개선 촉구


의료기관의 병상 수급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관리감독 하에 우리나라 전체 의료시장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관점에서 그 수급이 결정되어야 하며, 이러한 변칙적인 병상 수 증가가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관련 법령의 개선을 요구했다. 아울러, 해외 모범사례를 발굴해 병상 자원과 공급에 대한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의료자원정책과 공무원은 "대학병원 분원 설립에 따른 의료자원 쏠림 현상 등 의료계 여파를 인지하고 있다. 병상 수급 연구용역을 통해 오는 12월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대학병원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와 지역주민 그리고 의료계 우려 등을 모두 만족시킬 방안이 현재로선 마땅치 않다"고 전했다.


조한호 중소병원협회 회장은 "대학병원 분원 설립은 단순한 민간병원과 다르다. 환자는 물론 의료인력 쏠림으로 지역 병의원 붕괴로 이어진다"면서 "복지부의 강력한 통제기전 없는 병상 수급 계획은 전시행정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선진국들은 인구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 추세와 함께 병원 입원서비스에 엄격한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병상 자원과 공급 정책에 대한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정책 방향이 없어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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