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소재 알비레오파마(Albireo Pharma, 나스닥 ALBO)는 희귀질환인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rogressive familial intrahepatic cholestasis, PFIC) 치료제인 ‘바일베이’(Bylvay 성분명 오데빅시바트, odevixibat)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2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전날 이 약은 같은 적응증으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도 승인받았다.
바일베이는 강력한 비-전신성 회장 담즙산 수송 억제제(ileal bile acid transport inhibitor, IBATi) 기전의 담즙산 조절제로서 모든 형태의 PFIC 치료제로 승인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신약은 냉장 보관할 필요가 없으며 1일 1회 캡슐로 복용하거나 캡슐을 열어 부드러운 음식에 뿌릴 수 있다. 이 회사는 환자들의 요구에 부응해 즉시 제품을 출시키로 했다.
이번 승인의 근거가 된 PEDFIC 1 및 PEDFIC 2 임상을 주도한 리처드 톰슨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분자간질환학 교수는 “PFIC 어린이 환자는 현재의 치료 옵션으로는 어렵고 실망스러울 수 있다”며 “이번 승인으로 PFIC 환자가 어떻게 관리되는지 다시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으며 더 나은 치료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1998년 PFIC 유발 유전자 하나가 연구실에서 발견된 이후 지난 20여년에 걸친 연구개발이 이루어진 끝에 ‘바일베이’가 소아환자들을 위한 최초의 치료제로 등장했다”며 “지금까지 표준치료법은 간이식을 포함한 침습적 수술로 제약이 많아 최초의 비 외과적 치료제인 바일베이 승인은 치료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PFIC는 환자는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담즙 흐름이 정체돼 발생한다. 간세포에 담즙이 축적돼 간질환과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황달, 체중 증가 저하, 성장 둔화 등이 초래될 수 있다. 많은 경우에서 PFIC는 생후 첫 10년 이내에 간경변과 간부전으로 이어지며 거의 모든 PFIC 환자는 30세 이전에 치료가 필요하다. 30세 이상 생존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동안 승인된 약물은 없었으며 국소적 외부담도전환술(partial external biliary diversion, PEBD) 또는 전면적 간이식을 포함한 수술만이 가능했다. 담즙 정체성 간질환 환자는 약 1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PFIC 환자는 1만5000명 정도(중국과 인도 제외)다.
바일베이는 PFIC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최대 규모의 글로벌 3상 시험인 PEDFIC 1 및 PEDFIC 2 임상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승인됐다.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법, 위약 대조 방식으로 진행된 PEDFIC 1 임상에서 바일베이는 소양증 및 혈중 담즙산 수치 등 1차 평가지표를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사/빈번한 장운동 발생률은 바일베이 투여군이 9.5%로 위약 환자 5%과 비교해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장기, 표지 개방, 3상 연장시험으로 이루어진 PEDFIC 2 임상에서 바일베이 투여군은 최대 48주차에 중간분석을 진행한 결과 혈중 담즙산 수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을 뿐 아니라 가려움증과 기타 간기능 관련 생체지표인자들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의약품 조사평가기관인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는 바일베이가 2026년까지 PFIC에서 연간 최대 3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일베이는 간내 담즙정체 외에도 담도폐쇄증(biliary atresia) 및 알라질증후군(Alagille syndrome 간내 담도 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담즙이 정체돼 심혈관, 근골격계, 안구, 안면, 췌장, 신경발달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증후군)으로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각각 BOLD 임상 (3상), ASSERT 임상(3상)으로 명명됐으며 톱라인 데이터는 2024년과 2024년에 나올 예정이다.
FDA는 희귀의약품 개발에 기여한 보상으로 알비레오에 희귀 소아질환 신약에 대한 우선심사 바우처(PRV)를 발행했다. 회사를 심사기간 단축에 이를 활용해도 되고 다른 제약사에 판매해도 된다.
알비레오는 소아 및 성인 희귀 간질환 치료제 전문기업으로 2008년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분사됐다. 본사는 보스턴, 자회사는 스웨덴 예테보리에 있다. 이 회사는 성인 담즙정체 간질환 신약후보인 A3907로 임상 1상을 최근 시작했다. 또 바이러스 및 담즙정체 간질환 신약후보인 A2342의 임상시험승인신청(IND)을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알비레오의 이사회 의장 겸 CEO인 론 쿠퍼(Ron Cooper)는 “바일베이는 PFIC에 대한 비수술적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며 “임상시험에 헌신한 어린이 환자, 가족, 연구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