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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현관번호 뭐 였지”… 혹시 당신은 디지털건망증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07-21 11:01:58
  • 수정 2021-07-21 11: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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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세대들 스마트폰 의존도 높아 일상생활서 깜박 깜박 … 나이들면 치매 위험

대학생 A(23)씨는 자릴 뜰 때마다 주위를 둘러보는 버릇이 있다. 평소 물건을 분실하는 일이 많아 방지 차원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졌다. 그는 지하철에 가방을 놓고 내린다거나 식당에 휴대폰을 놓고 오는 일이 잦다신경 쓰려 해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없던 물건인 듯 잊어버린다고 털어놨다 

 

A씨에게 평소 스마트폰 사용량에 대해 묻자 최소 2시간 이상은 사용한다고 했다. 20대에게 디지털기기는 생활의 그 자체다. 디지털기기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스마트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 27%(5310)과다 의존 위험군이라 밝혔다.그 중 20대가 고위험군 3.6%, 잠재적 위험군 20%로 가장 높았다.

 

 ‘과다 의존 위험군의 스마트폰 주 이용 콘텐츠는 메신저(95.5%)였다. 다음으로 게임(91%), 뉴스검색(80.9%), 음악(75.6%)이 뒤를 이었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도 최근 성인 10명 중 6명 정도(57.4%)가 디지털 기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집중을 못 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와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공동연구팀이 국내 대학생 6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3(36.5%)이 스마트폰 중독이라 말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대학생들은 일상생활 중 미끄러짐·충돌·지하철 출입문 끼임 등의 사고를 경험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9배 높았다. 스트레스·우울·불안감을 느끼는 대학생은 일반적인 대학생보다 스마트폰 이용량이 2배 정도 많았다. 심적 증상이 심할수록 뇌 기능에 영향을 준다

 

스마트폰 사용량 줄이면 디지털건망증 줄어든다

 

대뇌 보상회로에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문제가 생겨 스마트폰 이용량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스마트폰 중독은 알코올, 마약 등의 물질 중독과 같이 원인으로 발생한다는 결과였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30세 미만의 사람들이 흔히 겪는 증상이라며 심할 때 뇌 기능 퇴화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협회는 주원인이 되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줄이면 디지털 건망증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노래를 부르면서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교차로 접거나 양손을 펼쳐 손끝을 힘 있게 부딪혀 뇌에 자극을 주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을 하루에 2시간 이상 사용하는 20~30대가 기억력이 부쩍 나빠졌다면 디지털 건망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디지털 건망증이란 무의식적으로 디지털기기에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저하되고 각종 건망증 증세를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뇌에 들어온 정보는 단기 기억으로 있다가 해마를 통해 대뇌 피질에 저장되면서 장기 기억으로 변한다. 하지만 저장되기 전 새로운 정보나 더 재미있는 정보가 들어오면 기존 정보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이때 몇 분 전에 본 내용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디지털 건망증이 발생하게 된다디지털 건망증이 오래 지속되면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변환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고 기억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디지털 건망증을 개선예방하려면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독서와 신문 읽기, 외국어 공부가 도움이 된다. 또한 쉴 때는 스마트기기를 잠시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멍하니 앉아 하루 동안의 생각을 정리하면 뇌가 휴식할 수 있다

 

기억해야 하는 정보가 있다면 집중, 반복, 흥미 3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정보를 처음 접할 때 집중해서 보고, 7~8시간이 지난 다음 한 번 더 보고, 내용을 흥미롭게 구성하면 장기 기억 전환에 도움이 된다.

 

기역력 약화 때문에 생긴 현상 뇌엔 문제없어

 

디지털 건망증은 단순히 기억력이 약화된 것이기 때문에 뇌에 큰 문제가 생긴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디지털 건망증을 오래 앓은 사람의 뇌는 정보를 단기 기억으로 처리하는 방법에만 익숙해진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가 필요할 때, 두뇌에 저장된 정보를 끄집어내려는 노력 없이 곧바로 전자 기기를 이용함으로써 뇌에서 기억을 저장하는 메커니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변환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고, 자칫 기억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건망증 예방법으로 뇌에 지적 자극을 주는 것을 추천한다. 독서와 신문 읽기, 외국어 공부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스마트기기를 잠시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멍하니 앉아 하루 동안의 생각을 정리하면 뇌가 휴식할 수 있다. 사람과 대화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좋다

 

치매 원인은 50가지로 다양 ... 대부분은 알츠하이머병 

 

치매란 정상적인 생활을 해오던 사람이 후천적으로 여러 가지 인지 기능의 지속적인 저하가 발생하며,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는 진단명이 아니라 특정 증상군을 통칭하는 것으로 치매로 의심될 때에는 정확한 원인 파악에 따른 올바른 치료가 필요하다.

 

치매의 원인은 50여 가지로 다양하지만, 전체 치매의 약 8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 과 혈관성 치매를 비롯하여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치매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측두엽, 마루엽, 해마의 위축이 가장 먼저 발생하며, 기억력 저하로 증상이 시작된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혹은 작은 뇌혈관의 막힘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치매로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집행기능 전두측두엽치매는 단어 그대로 전두엽 및 측두엽의 위축으로 발생하는 치매로, 급작스러운 성격 또는 행동 변화 등의 증상이 가장 두드러진다.

 

치매의 초기 증상은 사소한 기억력 감퇴다. 최근 기억이 저하되고 새로운 이름을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악화되고, 사고력·이해력·계산능력 등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결국 혼자서는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치매 집에서 자가진단 가능 조기 치료 중요

 

치매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을 통한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기억력 저하는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일 수 있지만, 수시로 중요한 사항을 잊는다거나 해를 거듭하면서 건망증이 심화되는 경우에는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치매는 집에서도 간편하게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박기정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익숙하게 사용하던 도구를 잘 사용하지 못하고, 성격의 변화나 이상 행동이 관찰되기도 한다뇌세포 손상이 비교적 적은 초기에는 건망증과 증상이 유사해 다수의 환자는 무심코 넘기기도 하는데, 특정 힌트를 제시하면 기억을 해내는지 여부로 건망증과 치매를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매와 달리 단순 건망증의 경우, 단서가 주어지면 다시 기억해낼 수 있다. 그러나 치매는 정보 입력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힌트가 제시되더라도 지난 일들을 회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만 기억력이 저하된 상태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할 순 없다. 기억성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약 10~15%가 매년 알츠하이머치매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디지털 건망증 가능성>

 

1.외우는 전화번호가 회사번호와 집 번호뿐이다.

2.몇 년째 사용하고 있는 집 전화번호가 갑자기 떠오르지 않은 적이 있다.  

3.자꾸 같은 얘기를 한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4.자동차 내비게이션 장치를 장착한 뒤 지도를 보지 않는다 

5.아는 한자나 영어 단어가 기억나지 않은 적이 있다

6.애창곡의 가사를 보지 않으면 노래를 못 부른다

7.주변 사람과의 대화 중 80%는 이메일로 한다.

8.전날 먹은 식사 메뉴가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9.계산서에 서명할 때 빼고 거의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는다

10.처음 만났다고 생각한 사람이 전에 만났던 사람인 적이 있다

 

 

<치매 자가진단법>

 

1. 오늘이 몇 월이고 무슨 요일인지 잘 모른다.

2. 자기가 놔둔 물건을 찾지 못한다.

3.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한다.

4. 약속을 하고서 잊어버린다.

5.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잊어버리고 그냥 온다.

6. 물건이나 사람의 이름을 대기가 힘들어 머뭇거린다.

7. 대화 중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반복해서 물어본다.

8.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9. 예전에 비해서 계산능력이 떨어졌다.

10. 예전에 비해서 성격이 변했다.

11. 이전에 잘 다루던 기구의 사용이 서툴러졌다.

12. 예전에 비해 방이나 주변 정리 정돈을 하지 못한다.

13. 상황에 맞게 스스로 옷을 선택하여 입지 못한다.

14. 혼자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여 목적자게 가기 힘들다.

15. 내복이나 옷이 더러워져도 갈아입지 않으려고 한다.

(출처: 한국판 치매 선별 질문지; KDSQ-C)

15가지 항목 중 6개 이상 해당되는 경우, 정확한 치매 진단 및 검사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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