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부터 해외에서 예방접종 완료 후 입국자에 대해 일부 자가격리 면제조치가 취해진 뒤 닷새간(1~5일) 4894명이 자가격리 면제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공개한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격리면제서 제출 현황에 따른 내역이다.  

면제사유는 직계가족 방문이 3943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장례식 참석 59명, 학술적 목적 1명, 사업상 27명, 공무 국외 출장 4명, 미접종 격리면제자(소아, 청소년 등 백신 접종대상자가 아닌 사람) 860명이다.

정부는 7월 1일부터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직계가족 방문이나 장례식 참석 등 인도적 목적, 사업상, 학술 공익적 목적, 공무 국외출장 목적 등으로 입국하는 경우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지난 5월 5일부터 7월 이전까지는 국내에서 백신을 두 차례 모두 맞은 사람에 한해 해외를 다녀올 경우에만 격리면제가 이뤄졌다.

격리면제를 받으려면 2차 접종까지 완료해야 한다. 그것도 같은 나라에서 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2차 접종 후 면역이 형성되는 2주가 지나야 면제 대상이 된다. 

국내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허가한 7개 백신(화이자,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AZ), 인도혈청연구소-AZ가 공동 개발한 ‘코비실드’ 백신, 시노팜, 시노백 등)에 대해 자가격리 면제를 주고 있다. 영국은 자국에서 승인한 화이자, 모더나, AZ, 얀센 백신에 대해서만 자가격리를 면제한다. 미국도 자국에서 승인한 화이자, 모더나, 얀센 백신만 자가격리를 면제한다. 

이와 관련,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델타(인도)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산 백신 접종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방침을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이바이러스 유행국가에서 입국하면 예방 접종을 받았어도 자가격리가 면제되지 않는다. 7월 11일 현재 변이유행국가는 6월에 지정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라위, 보츠와나, 모잠비크, 탄자니아, 에스와티나, 짐바브웨, 방글라데시, 적도기니, 브라질, 수리남, 파라과이, 칠레, 우루과이,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몰타 등 17개국에 4개국(파키스탄,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이 더해져 총 21개국이다.

영국에서 알파변이가 유래됐는데도 영국이 빠진 것은 예방접종률이 높고 영국변이가 인도변이 등에 비해서 위험도가 높지 않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격리면제 대상이라도 해외에서 입국 72시간 전에 발급받은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난 7월 4일까지는 입국 후에도 세 번(당일, 6~7일차, 12~13일차)의 PCR검사를 받아야 했으나 5일부터는 음성확인서만 제출하면 6~7일차에 한 번만 더 검사받으면 된다. 

PCR 검사 말고도 LAMP, TMA, SDA 등에 기초한 검사이면 적격한 음성 확인서가 발급된다. 그러나 재래식 항원·항체 검출검사(RAT, ELISA 등)는 인정되지 않는다. 검사기법과 상관없이 검체 채취를 의료기관이 아닌 스스로 실시하는 경우에도 인정되지 않는다. 

적격한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그동안은 14일간 임시생활시설에서 168만원의 자비를 들여 시설 자가격리를 해야 했으나 7월 5일부터는 7일간의 시설격리와 7일간의 자가격리(자택)로 바뀌어 부담이 덜어졌다. 

자가격리 면제자는 일반 해외 입국자가 해외입국자 전용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미성년 자녀가 동반한 경우에는 해외입국자 전용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미성년 자녀는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격리면제서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미성년자 중 6세 이하는 예방접종을 받지 않아도 자가격리 면제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재외공관에서 백신 접종 여부를 심사한다. 만약에 접종증명서를 위·변조하다가 발각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