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느새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눈 깜짝할 새 벌써 6월 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 되면서 올해도 역시 정신없는 한해지만, 올해 초 세운 목표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마음을 다잡을 때다.
매년 새해가 되면 가족의 건강과 화목, 자녀 교육, 결혼, 직장 등 소원을 빌고 목표를 세우게 된다. 체중 관리, 금주나 절주, 연애, 사업, 대인관계 등 개인에 따라 목표는 제각각이다. 물론 흡연자라면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금연 역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금연 계획을 세우고 금연클리닉을 찾거나 지인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흡연은 누구나 알고 있듯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된다. 모든 암 사망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심뇌혈관 질환, 만성 폐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2014년 보고에 따르면 황반변성과 같은 안과 질환, 당뇨, 결핵, 자궁 외 임신, 발기부전, 류마티스관절염, 면역 기능 저하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 국내의 경우 흡연의 전체 사망에 대한 기여위험도는 남성 34.7%, 여성 7.2%로 전해진다. 암에 대한 기여위험도는 남성 41.1%, 여성 5.1%다. 기여위험도란 전체 인구집단에서 발생한 특정 질병 중 특정 요인이 작용해 발생했다고 간주되는 비율을 가리킨다.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진행 확률 14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해 담배의 니코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기 위해 필요한 ACE2 수용체를 증가시켜 감염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중증으로 진행할 확률을 14.3배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반대로 금연을 하면 우리 신체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금연 20분 후 심박동수와 혈압이 줄어들고 12시간이 지나면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금연 2주 후에는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폐기능이 좋아진다. 1개월이 지나면 기침이 줄고 숨이 덜 차게 되며, 섬모가 정상적인 역할을 하면서 기관지에 쌓여 있던 가래가 배출된다. 폐감염의 위험 역시 감소한다.
1년이 지나면 심장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흡연자의 절반으로 줄어들고, 뇌졸중 위험은 2~5년 후 비흡연자 수준으로 감소한다. 또 5년 후에는 구강, 인후, 식도, 방광암 위험은 절반으로, 자궁암은 비흡연자 수준으로 낮아진다. 금연 10년 후에는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인두암과 췌장암의 위험이 감소한다. 15년이 지난 후에는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감소한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간혹 암 치료 중에도 흡연을 계속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수술 이후 무기폐, 폐렴 등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고,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 치료 효과가 감소하거나 부작용 발생의 위험이 증가한다”며 “반대로 암 치료를 시작하면서 금연을 하게 되면 치료 효과와 생존율은 높이고 치료 부작용, 재발이나 전이, 이차암의 발생위험은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연간 60만명 간접흡연으로 사망 … 자녀 등 가족들 피해
간접흡연은 자녀나 가족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간접흡연이 직접흡연 못지않게 해가 되는 건 양보다 질 때문이다. 흡연자가 마시는 연기는 필터를 통해 들어가지만 불 끝에서 나는 것은 바로 타오른다. 간접흡연을 하게 되는 건 생연기다. 당연한 얘기지만 독성물질 함유량을 보면 생연기가 필터를 통해 들어가는 연기보다 독하다.
간접흡연이 양은 적더라도 건강에는 더 안 좋은 이유다. 외부에서 흡연하고 실내에 들어왔을 때도 몸이나 머리카락 등에 유해성이 남기 때문에 가족에게 독성물질을 전달될 수 있다.
주류담배연기와 비주류담배연기 흡입 등 2가지로 구분한다. 주류담배연기는 담배 피우는 사람이 연기를 흡입했다가 다시 내뿜을 때 나오는 연기를 말하며, 비주류담배연기는 담배 끝에서 나오는 연기를 말한다. 보통 실내공기 중에 섞이는 담배연기 중 75∼85%가 비주류담배연기인데, 주류담배연기에 비해 암모니아와 탄산가스, 일산화탄소 농도가 더 높고 발암물질도 더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매우 해롭다. 사람들 대부분은 평생 동안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이것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흡연자의 간접흡연으로 인한 연간 사망은 약 60만 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자녀들의 경우 중이질환이나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 영아 돌연사, 뇌종양·림프종, 백혈병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가족들도 직접 흡연자와 마찬가지로 심장 뇌혈관 질환, 폐암, 조산이나 저체중아 출산 등과 관련된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사망의 47%가 여성, 28%가 아동으로 가족 건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금연이 필요하다.
직접흡연을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각종 질병발생과 사망위험성도 증가한다. 특히 어린이와 태아는 세포와 조직이 성숙되지 않아 어른에 비해 그 피해가 더욱 크다. 부모가 담배를 피어 간접흡연을 한 어린이는 감기·기관지염·폐렴 등 상기도염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 또한 천식과 중이염 발생, 성장지연, 지능저하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임산부가 담배를 피우면 그 독성물질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저산소증으로 인한 저체중아와 기형아, 자연유산, 태아의 지적 성장지연 등의 문제가 나타나므로 임신 중 흡연은 삼가야 한다.
6개월이상 금연율 3.7%…30세 금연 시 수명 10년 연장
담배 끊기를 망설이는 사람 중 일부는 체중 증가를 한 이유로 꼽는다. 실제 담배를 끊으면 평소와 같은 식습관과 생활방식을 유지하더라도 2~3㎏가량 체중이 늘어난다. 또 담배 대신 주전부리에 손이 가면서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된다.
따라서 금연과 함께 식사 조절과 운동이 필요하다. 또 금연을 할 때 금연 약물치료를 받는 경우 체중 증가 억제에 도움이 되는 만큼 금연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금연이 어려운 것은 주로 금단증상 때문이다. 니코틴은 헤로인, 코카인과 같은 마약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실제 의지로만 금연하는 경우 6개월 이상 금연 성공률이 3.7%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약물치료를 동시에 했을 때 17~25%의 금연 성공률을 보인다.
금연의 성공 여부는 결국 본인의 강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7일에서 15일 전부터 금연을 준비하고 단숨에 끊는 게 좋다. 흡연량을 점점 줄여가는 방법은 금연 성공률이 낮다. 술을 마신 후에는 흡연 욕구가 더 강해지는 만큼 술자리도 과감히 줄여야 한다.
서민석 교수는 “30세에 금연을 시도하면 흡연과 관련된 사망 위험을 거의 피할 수 있고 생명이 10년 연장된다. 또 40세는 9년, 50세는 6년, 60세는 3년 생존 기간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바로 금연클리닉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연을 위한 5대 수칙
1. 금연날짜 택일먼저 생일이나 기념일 등 기억하기 쉽고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을 선택해 흡연을 중지하는 날짜로 정한다.금연을 시작할 날짜를 결정한 뒤에는 이를 달력에 크게 표시하는 등 반드시 성공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자신에게 상기시킨다.
2. 주위환경 바꾸기담배를 오래 피웠다면 자신의 주변에 흡연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 보통이다.적어도 금연 시작 2주전 부터는 집이나 회사에서 담배, 재떨이, 라이터 등 흡연과 관계된 물건을 한 곳에 모아 정리하고, 담배는 제한된 장소에서만 피우도록 한다.담배를 쉽게 접촉하지 않기 위해서이다.승용차와 집안을 청소해 담배냄세를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3. 신체적 적응니코틴 중단에 따른 금단증세를 완화하기 위해 생리적인 적응을 해야 한다.먼저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 등으로 치아를 청결하게 한다.술을 마시면 금연의지가 약해질 수 있으므로 삼간다.커피를 마시는 양도 줄여 나간다.금연 후 카페인이 많은 커피를 많이 마시면 신경이 민감한 자극을 받게 된다.금연 후 2주간은 심신의 피로가 심하므로 미리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물이나 과일주스를 충분히 마시고 호두, 건포도, 해바라기씨 등을 간식으로 먹어 흡연충동을 약화시킨다.무설탕껌이나 사탕같은 군것질거리도 도움이 된다.
4. 정서적 준비먼저 자신이 금연을 해야할 이유를 자신에게 거듭해서 강조한다.흡연중지 필요성을 종이에 써서 붙여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그 다음 금연을 시작하며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계획한다.무료한 시간이 지속되면 흡연욕구를 참기 힘들기 때문이다.손이 비어서 공허함을 느끼지 않도록 연필 등을 손에 잡고 만지작거린다.한 개비쯤은 피워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한 개비를 피는 순간, 금연은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5. 주위에 공표주위에 금연사실을 널리 알려 도움을 받도록한다.친구나 가족에게 자기 자신이 흡연중지를 위해서 어려운 여러가지 과정을 밟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주변의 지원을 많이 받는 흡연자일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주변에 흡연자가 있을 경우에는 당당히 금연사실을 밝히고 양해를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