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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
다시 도마위에 오른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06-16 16:58:55
  • 수정 2021-07-10 20: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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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당은 6월 국회 처리 당론 , 야당은 유보적 입장 ... 환자단체, 의사단체는 찬반 갈등

지난달 인천의 한 척추전문병원에서 의사가 아닌 행정직원들이 대리수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모든 수술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자는 법안에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자는 주장은 2010년대 중반부터 줄곧 나왔다. 2014년에는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의료진이 수술실에서 생일파티를 벌인 사진이 공개됐고, 2018년에는 부산의 한 정형외과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에 수술을 맡겼다가 뇌사 판정을 받았고, 2019년 4월에는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인턴이 마취 상태인 환자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처럼 수술실에서 일어난 일은 의료인밖에 알 수 없어 수술 중 문제가 발생해도 의료인의 양심고백이 없으면 묻힌다는 이유에서 CCTV 설치 당위론이 나왔다. 환자단체는 더는 의료인의 양심만 믿고 있을 수 없다며 CCTV 설치를 강력하게 주장, 의사단체와 격한 갈등을 빚고 있다.


사회적 논란이 커지면서 수술실 CCTV 설치 논쟁이 정치권에서 재점화됐다. 그 씨앗은 아마도 2018년 10월 1일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을 시작으로 도내 공공의료기관에 수술실 CCTV를 설치한 것이었다. 

 

의사들은 CCTV 설치가 의사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고,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치료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CCTV 설치와 개인정보 관리 등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부담을 우려하기도 한다. 


반면 의료소비자(환자)들은 찬반 목소리가 반반이다. 인권을 보호하고 의료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찬성의 목소리가 거세게 나오는 한편 녹화 영상 속에 신체의 민감한 부분이 담겼다가 유출될 경우 정신적 피해가 막대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6월 국회서 입법을 강행하기 위해 야당인 국민의 힘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과속감시 CCTV 있다고 운전 제대로 못하나" 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강 최고위원에 앞서 윤호중 원내대표, 김남국 의원 등도 같은 시각으로 이 대표를 압박한 바 있어 견제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6월 국회서 어떠한 결론이 날지 주목을 끌고 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의료계 대리수술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 자율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리수술 근절 해법으로 거론돼 온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해선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오히려 선량한 의사들을 위축시켜 소극적 방어 진료를 야기해 환자들에게 치명적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CCTV 설치와 관리,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큰 사회적 비용이 소요된다”고 반대했다.  


이어 “대리수술 근절을 비롯한 비윤리적 의료행위의 척결을 위해 ‘CCTV가 보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겁을 주거나, 사고 발생 후 CCTV와 같은 증거를 찾아 처벌하거나 소송하는 것보다 의료계의 강력한 자정 활동으로 비윤리적 의료행위의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은 이에 대해 “계속되는 사건과 논란으로 신뢰를 먼저 무너뜨린 것은 의료계”라고 반박했다. 또 “수술실에 들어가는 의료진은 위생 문제 때문에 눈만 내놓고 수술한다. 수술대의 환자도 보통 환부만 노출된 상태에서 수술을 받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환자가 촬영을 허락하는 경우에 한해 수술실 CCTV를 켜는 방식이다. 사생활 공개와는 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8년 12월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조현병을 앓고 있던 환자 박모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계기로 현재 많은 병원이 응급실, 진료실에 CCTV를 설치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 응급실과 진료실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줄곧 논란이 일어나는 수술실에 CCTV 설치는 불가하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CCTV 설치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만큼, 이번 6월 국회서 입법될 경우 의료계 반발 등 거센 후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의 의뢰로 지난달 28~29일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80.1%가 찬성 응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대 응답은 9.8%에 그쳐 국민들 대다수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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