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복용의 임의 중단이 잦은 조현병(옛 정신분열증) 환자의 치료에서 1~3개월 간격으로 투여하는 장기 지속성 주사제의 효과성을 입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라 복약 순응도가 낮은 조현병 환자들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중선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주성우 전문의는 2009~2016년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총 4만4396명의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조현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정신병 약물치료 양상을 분석한 결과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경구용 약물을 복용한 경우에 비해 치료 중단율이 약 36% 낮았다고 31일 밝혔다. 또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재발 위험률을 경구약 대비 약 71%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두 가지 이상의 항정신병 약물을 이용한 병합요법과 단독요법을 비교한 결과 치료 중단율에선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병합요법이 단독요법에 비해 재발 위험을 약 75%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부작용 발생 위험 증가 및 약물 간 상호작용에 대한 우려로 병합요법을 시행하는 것을 꺼려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병합요법의 치료 중단율이 단독요법에 비해 높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주성우 전문의는 “조현병 치료를 위해 경구용 약물을 처방하는 경우 환자가 실제로 약을 잘 복용하는지 확인이 어렵고 임의적인 약물 중단도 많아 재발의 원인이 된다”며 “반면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한 달 혹은 세 달 주기로 1회만 투여하면 효과가 지속돼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약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중선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조현병 환자들의 진료 현장에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적극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며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통해 조현병 치료의 성공률은 높이고 재발률은 낮춰서 환자와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Psychological Medicine, IF=5.813)’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