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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투자는 호재? … 투자자 건강에는 ‘악재’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5-14 10:57:52
  • 수정 2021-07-22 01: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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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 목디스크·수면부족 초래 … 요동치는 시세에 우울감 야기도

비트코인(가상화폐) 열풍이 불고 있다. 실물이 없는 특정한 가상공간에서 사용되는 전자화폐인 가상화폐가 등장으로 손쉽게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쉽게 듣게 되면서 열풍은 광풍으로 번져가고 있다. ‘회사 동료 누구가 얼마를 벌었다더라’ ‘오늘 가격이 얼마 올랐다더라’ ‘코인 수익으로 뭘 샀다더라’ 등의 소문들도 무성하다. 


여기에 방송의 뉴스, 경제채널에서도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관한 말들이 수시로 거론되고 정규 방송에서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고 있으니 가상화폐를 모르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돈 벌기 힘든 시기에 푼돈으로 몇 백, 몇 천만 원을 벌었다는 경험담은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든다. 결국 너도나도 ‘인생 한방’의 한탕주의를 꿈꾸며 마치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부나비처럼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실제로 국내 한 취업포털이 직장인 18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의 40%(설문 응답자 기준)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투자 중인 것으로 조사돼 ‘코인 투자 열풍’을 실감케 하고 있다. 반면 코인 투자 직장인 중 절반 이상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대한 열풍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사회적 문제가 속속 야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외국에서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당장 중국은 가상화폐 거래 금지와 채굴 금지를 선언했고 미국에서도 거래신고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가상화폐의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도 정부 차원의 규제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 자체가 하루에도 수배 이상 널뛰기를 하는 종목이 많은 탓에 적은 돈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한탕하려는 ‘투기성 투자자’들의 동승 추세는 여전히 가열되고 있다. 


문제는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열풍이 단순히 자기투자 손실에 그치지 않고 업무와 가정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대인관계에도 문제를 야기하는 등 투자자들의 삶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상화폐 투자가 직장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묻는 질문에 ‘업무 집중도 저하’를 꼽은 응답자가 80.7%에 달했다. ‘회사 생활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의욕이 상실됐다’는 응답자도 52.6%나 됐다.


업무·가정생활·건강 적신호 … 투기 아닌 투자 개념 건전한 경제활동해야


가상화폐시장이 24시간 운영되는데다 워낙 변동성이 크다보니 잠시도 스마트폰 앱에서 눈을 뗄 수가 없고 자연 업무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자다가도 알림 벨소리에 벌떡 일어나는가 하면 아침에 눈을 뜨면 자신이 소유한 가상화폐의 가격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종일 가격 확인으로 일상을 보낸다. 말 그대로 가상화폐의 노예가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심신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다수 가상화폐 투자자는 이른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는 것으로도 부족해 샤워 또는 화장실에 갈 때조차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가기 일쑤다.


무엇보다도 고개를 푹 숙인 채 스마트폰을 오랫동안 바라보는 자세가 지속될 경우 목디스크 또는 거북목증후군을 초래하기 쉽다. 또 새벽시간대까지 스마트폰을 보게 되면 수면부족 현상이 초래되기 십상이다. 이는 당장 다음 날 업무에 집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게 하고 사소한 실수를 반복하게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비만·골다공증·고혈압·당뇨병·뇌졸중 등 각종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정신적 피로도가 높아지는 점도 우려할만한 부분이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상화폐 투자가 ‘번아웃 증후군’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상화폐 투자에 중독될 경우 친구·동료 등 주변에 대한 혐오감, 두통·불면증·복통·호홉곤란, 냉소적 심리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 투자에 몰입해 있으면 자기 자신만 사회적 트렌드를 놓치고 있는 것 같거나 세태에서 자신만 소외되고 있다고 여기는 고립공포감, 즉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요동치는 시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정신적 압박감에 시달리다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강동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상화폐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폭락에 따른 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 대부분은 ‘우울한 기분이 동반된 적응장애’로 진단되고 항우울제·항불안제 같은 약물을 처방하게 된다”고 설명다.


이어 “가상화폐 대박을 경험하려는 갈망이 스트레스와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로 인해 일상생활의 가치가 너무 크게 훼손되는 경우라면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되돌아보고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코인 열풍의 가장 큰 문제는 정신건강은 물론 생활습관까지 망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그 속에서 얻게 되는 보람을 잃게 되는 탓에 장기적으로 보면 인생 운용에 큰 손실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상화폐 투자를 투기가 아닌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빚을 내서 고위험 투기를 하는 것을 금해야 한다. 가상화폐가 초고위험 상품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가상화폐의 본질과 속성에 대해 깊이 인식해야 한다. 남의 이야기에 솔깃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투자했다가 수백만원, 크게는 수억원을 잃는 것은 순식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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